사랑에는 또한 약한 것을 알아차히는 마음, 보호해 주고 싶은 마음, 잘해 주고 싶고 기쁨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게 마련이다. 말하자면, 이기심을 다 떨쳐버리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그걸 몹시 숨기고 시은 마음이 들어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어떤 겸양이 존재한다.(...) 사랑은 몰입하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를 잊어버린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제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머리로는 알지 모르나- 자기의 사랑이 끝날 것임을 깨닫지 못한다. (159p.)

사랑이란 무엇에 사로잡혀 꼼짝 못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잇는데 그가 그런 상태를 견뎌낼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는 그런 외부의 낯선 속박을 견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을 끊임 없이 미지의 어떤 것으로 몰아가는 그 불가해한 갈망을 방해하는 것이 혹시 자기 안에 들어와있다면, 어떠한 괴로움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니까 결국은 만신창이가 되고 피투성이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 방해물을 가슴 속에서 뿌리째 뽑아낼 수 있는 인간 같았다. 내가 스트릭랜드에게서 받은 그 복잡한 인상을 이제까지 조금이라도 성공적으로 설명했다면, 내게는 그가 사랑하기에는 너무 위대한 사람이면서 동시에 너무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졌다고 말한다 해도 터무니없는 말은 아닐 것이다.(160p.)

게다가 배까지 나오는 중이어서, 슬픔의 흔적이라곤 도무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어느 때보다 더 돈 많은 장사꾼처럼 보였다. 때로 그처럼 사람의 외형이 정신과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건 고약한 일이 아닐 수 엇다. 더크 스트로브는, 말하자면, 뚱뚱보 토비 벨치 경의 몸뚱이에 로미오의 열정을 지닌 격이었다. 착하고 너그러운 성품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늘 실수투성이었다.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은 진짜 훌륭했지만 평범한 그림 밖엔 그려내지 못했다. 감성은 유별나게 섬세하면서도 행동은 투박했다. 남의 일에는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면서도 정작 자기 일에는 그렇지 못했다. 그처럼 허다한 모순을 안겨주고선 이 사내로 하여금 당혹스럽고 냉엄한 세상에 맞서게 한 걸 보면, 조물주의 장난도 잔인하기만 하다.(1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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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는 많이 읽을 수 있었다. 좀 가벼운 소설들을 읽어서이기도 했고

흡입력 있는 소설들이어서기도 했다.

소설들만 읽자니 다른 책도 읽고 싶어지기도 하고...

연애 소설이 많이 들어가 있었는데, 별로 시큰둥 하게 읽으면서, 내가 나이를 먹었나보다.. 이런 생각도 좀 했더랬다.

 

그 중 <달과 6펜스>는 참 좋았고, 두말하면 잔소리라 더 이야기 하고 싶지 않지만,

살면서 자주 자주 떠올리게 될 소설인 것 같다.

 

예전부터 정세랑 작가를 좋아했는데 <보건교사 안은영>을 읽고 나서부터였다.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지 했는데, 이제야 <지구에서 한아뿐>을 읽게 되었다. 읽다보니 <보건교사 안은영>이 많이 떠올랐다. 이런 이야기(?)를 정말 진짜처럼, 그리고 상큼하고 달콤하게 쓸수 있는 작가가 있다니. 작가의 머릿속이 궁금해진다. 

 

 

 

 

 

 

 

 

 

 

 

 

 

<연애의 이면>은 반전이 헉 소리가 나게하는 소설이었고,

<이십년째 연애중>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씨앗>은 수록된 단편 중 특히나 <씨앗>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주는 경제 관련 도서들을 많이 읽을 생각이다.

갑자기 내가 좀 무식하게 생각되었다.

주식, 재건축, 토지, 상가, 재개발 등에 관해 무지한 나를 발견하였다.

엄청난 부를 축적하겠다고 꿈을 꾸게 된 것은 아니다. 그냥 궁금하다.

이것이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모든 것에 대한 호기심.

지금은 <주식천재가 된 홍대리>를 읽고 있다.

소설의 형식으로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위험하다. 진짜 내용은 글의 1/4 밖에는 안된다.

나머지는 소설의 배경과 인물의 성격과 기타 등등을 기술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엄청 쉬워서 정말 주식의 'ㅈ' 자도 모르는 내가 읽어도 알아들을만 하다.

 

다음 준비 된 책은 좀 더 어려워 보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읽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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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는 할아버지와 같은 병으로 죽었다.
호명되기를 기다렸다는 듯, 병명을 알게 되자마자 병은 금세 깊어졌다. 이모는 당신의 아버지처럼 당신이 느닷없이 죽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알았지만, 죽기 전에 내게 꼭 말해줘야 할 것은 없었다. 이모가 아는 것은 나도 알았고, 내가 모르는 것은 이모도 몰랐으니까. 자신이 병들었음을 알고서 이모는 말의 시작과 끝마다 내게 사랑한다고 했다. 천만 번은 했을 것이다. 세상 누구도 나만큼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호흡이 잦아들기 전에는 입 모양만으로 내게 잘 지내라고 말했다. 나는 잘 가라고 말하지 못했다. (123~124p.)

그때 밖은 파랗고 할아버지의 몸은 검었다. 파랗고 검은 것은 외롭다. 외로운 색이다. 어느 새벽에, 아픈 이모가 꼭 할아버지처럼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잠결에 그 장면을 보고 엉엉 울었다. 이모도 가겠구나. 할아버지처럼 가겠구나. 내 안에서 그런 소리가 왕왕 울렸다. 느닷없이 통곡하는 나를 보고도 이모는 놀라지 않았다. 그저 내 등을 가만히 끌어주며 중얼거렸다.
괜찮다. 아가야, 다 지나간다. 다 지나갈 거야.

근데 그런 걸 지나간다고 말할 수 있나, 이모.
지나가지 못하고 고이는데. 고유하게 거기 고여 있는데.

(124~1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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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읽은 책 두권.

 

 

 

 

 

 

 

 

 

 

 

 

 

 

 

<7인의 집행관>은 첨엔 흥미진진하더니

나중에는 너무 복잡해서 내 머리로는 이해가 안갔다.

막 생각하면 이해 할 듯도 싶었지만 별로 그러고 싶지가 않았다.

 

<구의 증명>은 제목때문인가.

크게 댕기지 않았는데...

이런 때 '대박'이라고 하는가보다.

사랑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역시 인생의 의미는 사랑, 그리고 죽음. 이게 다인가,

그런 생각이 들 만큼.

절절함이 흐르는 소설이었다.

 

가끔 내가 쓰고 싶은 그런 글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런 책을 만나면 막 반갑고, 막 설레고, 막 좋고, 그리고 막 쓰고싶고, 나도.

그러다가 이런 엄청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또 막 부럽고, 엄청 질투가 나고, 그리고 나는 너무 하찮고.

 

그냥 읽는 것만으로 늘 충분히 행복하고 만족스러운데, 가끔

좋은 책을 읽으면 그런 대가를 치러야할 때가 있다.

<구의 증명>도 그런 책이었다.

덕분에 좋은 일주일이었다.

 

이번주는

엄청 바쁘네? 난 늘 바빠야 하나? 바쁘지 않은 때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열심히 또 읽어야지. 부지런히.

 

다시,

이번주는

 

일단 이 책을 읽으련다. 그리고 아직 계획되지 않은

우연히 만나게 될 어느 좋은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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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거의 맞음>을 빼고는 주로 그림책을 읽었다.

 

 지난 번 <방방이>를 읽고 이갑규 작가의 그림책을 더 읽어보려고 맘먹었기 때문에 <진짜 코파는 이야기>를 읽었는데

 아, 재미있고 익살맞고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림책인데,

 뭐랄까 너무 리얼해서 좀 드럽다....는 느낌이 든달까.

 나 원래 그렇게 깔끔한 사람이 아닌데도.....

 정말 깔끔한 사람이 읽으면 진절머리 치며 책을 덮을지도 모르겠다.

 

 신간 <동생이 생긴 너에게>는 진짜 울컥했다.

 부모 자식간의 이야기의 그림책이 참 많이 울컥하게 하는데

 신선하게 형제간의 이야기에 눈물을 빼다니... 별 다섯개 짜리 그림책이로구나.

 형제이야기에 부모간의 이야기도 함께 들어있고, 다양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림책인것 같다.

 문득 성인 독서치료용으로 쓰면 좋을 것 같다는....아이고, 직업병이 도졌구나,,,,

 

 <오리건의 여행>개정판이 나왔다. 감동적인 그림들이다.

 따로 독후감을 쓰고 싶다.

 

 <점복이와 깜정이>도 재미있게 보았다.

 유기견의 이야기과 두 강아지의 우정이야기.

 역시나 함께 읽으면 풀어놓을 이야기가 많을 듯 싶다.

 그림도 담백하니 호들갑스럽지 않고,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읽으면 좋을, 그런 그림책이다.

 

 

 

 

 

 

 

 

 

 

 

 

 

 

 

 

이번 주는 <7인의 집행관>을 마저 읽겠다.

소설 치고 무척이나 복잡해서 잠시 잠깐 한눈을 팔면 스토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놓치기 일수다.

마치 영화같다.

책 뒷면에 이 책을 영화<인셉션>에 비유해 추천한 글이 있는데

읽다보면 정말 나도 모르게 정말 그 영화가 떠올랐다.

 

이번 주는 더 많은 책을 읽고 싶고, 더 많은 글을 쓰길 바란다.

근데,,, 월말이네. 그리고 월초, 다 물 건너간 바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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