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수잔>, <일하는 여자들>, <청춘의 문장들>을 읽었다.
<일하는 여자들>은 의미있는 책이었다. 계속 이런 책들이 나와야 하지만, 여전히 이런 책들이 나와야 하는 현실은 한없이 아득한 기분이기도 하다.
다만 인텨뷰이들이 너무 한쪽 업계에만 모여있는 것만 같아 아쉬웠다. 세상의 직업이 무척이나 많은데,
기자나 - 그것도 연예, 영화관련의- 에디터, 영화감독 등등 그쪽 분야에서는 세분화되어 있는 듯 해도 밖에서 보면 그냥 '그쪽' 분야 이야기일 뿐이다. 뭐 좀 트랜드한 면이 있기는 했다. 다들 직업에 부침이 있고, 혼자하는 성향이 강한 일이기도 하고 소규모 조직의 일이기도 해서. 읽다보면 나도 직업을 몇개씩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요즘 유행은 퇴사라던데...
의사나 공무원, 교육자 등 여하튼 올드한 직업군의 인터뷰이가 없어서 아쉬웠다. 제목은 <일하는 여자들>인데, 인터뷰 하나하나는 의미있지만, 다 읽고 나니 <그 동네 여자들>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았다. 아니면 그 동네 여자들이 요즘 페미니즘 최전선에 서있는 것인가. 나는 잘은 모르니, 또는 그럴 수도 있겠다.
<레이디 수잔>은 제인 오스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익살맞고 풍자가 가득한.
영화를 보고나니<일하는 여자들>의 대척점에 서 있다.
일 안하고 여자들이 먹고 사는 법에 대한 내용이겠다. 그 시대와 일하는 여성들의 시대는 또 얼마나 다른가.
우연한 조합이었지만, 흥미로웠다. <레이디 수잔>과 <일하는 여자들>.
이번주는 박완서 소설집 중 한권인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한 말씀만 하소서>를 읽으려한다.
사놓은지 한참이 되었는데, 아직 못읽고 있다. 아니 계속 피하고만 있었다. 가끔 이상하리만치 안 펴지는 책도 있는 것이다. 내가 책 속에서 만나야 하는 그 무엇을 너무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는 경우다. 여하튼 일단 책을 펼쳤으니, 이번주는 완독할 수 있을 것이다.
고교시절부터 박완서의 소설을 읽어왔지만, 몇 년만에-가장 최근 읽었던 소설이 <친절한 복희씨>였던 것 같다. 그러니 한 10년쯤 되었나.- 다시 읽으니 이상하리만치 문체가 올드하여 몰입하는데 힘이 들었다. 뭐 당연한 이야기이다. 1990년 소설이니까. 게다가 내용도...
그래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만하다. 이도 당연하다. 박완서니까.
날이 따뜻해지면서 일상이 규칙적이 되어가고 있다. 추위는 항상 내게 게으름을 동반했다.
이제 더 열심히 사는데에 그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