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에 바람 들었다고 하던가, 그런 말이 생각나게 하는 시다.

  

 마음의 정거장 (김명인)

 

  집들도 처마를 이어 키를 낮추는
  때절은 국도변 따라 한 아이가 간다
  그리움이여, 마음의 정거장 저켠에 널 세워 두고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면
  저기 밥집 앞에서 제재소 끝으로
  허술히 몰려가는 대낮의 먼지바람
  십일월인데 한겨울처럼 춥다
  햇볕도 처마밑까지는 따라들지 않아
  바람에 구겨질 듯 펄럭이는 이발소 유리창 밖에는
  노박으로 떨고 선 죽도화 한 그루
  그래도 피우고 지울 잎들이 많아 어느 세월
  저 여린 꽃가지 단풍들고
  한 잎씩 저버리고 가야 할 슬픔인 듯
  잎잎이 놓아 버려 텅 비는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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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1-15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집, 제재소, 이발소 유리창 밖......늦가을의 서정이 물씬합니다.^^

검둥개 2005-11-1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재소라는 말이 눈에 쏙 들어오더라구요. ^^;;; 로드무비님 맘에 드신다니 기쁘옵니다. 사실 제가 찾구 있던 말은 주조장이었는데요,,, ㅎㅎ 혹시 주조장 나오는 시 아시나요? *^____^*

플레져 2005-11-1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조장... 나오는 드라마는 알아요. 전원일기라고...쿨럭 ;;;
십일월의 스산함을 글로 표현하는게 만만치 않아요.
시인, 역시 시인입니다.

검둥개 2005-11-15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숨어서 무슨 작업을 열심히 하고 계시는가 했더니,
유머감각을 갈구 닦구 계셨군요. 쿄쿄쿄 *^^*

로드무비 2005-11-15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조장 나오는 만화는 알아요.
<명가의 술>이라고...쿨럭=3
그런 시 보면 알려드릴게요.^^

검둥개 2005-11-15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가의 술>이요. 제목 죽이는데요.
*^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