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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정원 (장석남)

 

  나는 오래 된 정원 하나를 가지고 있지
  삶을 상처라고 가르치는 정원은
  밤낮없이 빛으로 낭자했어
  더 이상은 아물지도 않았지
  시간을 발밑에 묻고 있는 꽃나무와
  이마 환하고 그림자 긴 바위돌의 인사를 보며
  나는 그곳으로 들어서곤 했지 무성한
  빗방울 지나갈 땐 커다란 손바닥이 정원의
  어느 곳에서부턴가 자라나와 정원 위에
  펼치던 것 나는 내
  가슴에 숨어서 보곤 했지 왜 그랬을까
  새들이 날아가면 공중엔 길이 났어
  새보다 내겐 공중의 길이 더 선명했어
  어디에 닿을지
  별은 받침대도 없이 뜨곤 했지
  내가 저 별을 보기까지
  수없이 지나가는 시간을 나는
  떡갈나무의 번역으로도 읽고
  강아지풀의 번역으로도 읽었지
  물방울이 맺힌 걸 보면
  물방울 속에서 많은 얼굴들이 보였어
  빛들은 물방울들을 안고 흩어지곤 했지 그러면
  몸이 아프고 아픔은 침묵이 그립고
  내 오래 된 정원은 침묵에 싸여
  고스란히 다른 세상으로 갔지
  그곳이 어디인지는 삶이 상처라고
  길을 나서는 모든 아픔과 아픔의 추억과
  저 녹슨 풍향계만이 알 뿐이지



 

A scene from The Secret Garden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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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5-10-30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답글이 자꾸 날라가요. 여러번 그러네요. ㅋㅋ 인간은 누구나 비밀의 정원을 가지고 있나봐요. 그래서 인생이 더 모순으로 가득한지도 모르겠어요. 진실이 없기 때문에. 진실을 숨기기 때문이겠죠? ^-^;

검둥개 2005-10-31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 댓글에 댓글 다는 거 이것으로 세번째!!!
에디터로 써야만 써지는 건가봐요... 우어엉


검둥개 2005-10-31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누구나 자신만의 비밀의 정원이 있다고 생각해요. ^___^
은밀하고 수줍은 정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