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制壓(제압)하는
  노고지리가 自由(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詩人(시인)의 말은 修訂(수정)되어야 한다.

  自由(자유)를 위해서
  飛翔(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自由(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革命(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革命(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제 아무리 엄숙하고 고독한 혁명의 순간에도, 
부침개 지지는 냄새가 제공하는 후각의 향연이 배제되지 않기를, 
노오란 가을 낙엽에 멋드러진 트럼펫 소리 따위를 꿈꾸는 대책 없는 낭만주의자까지도 포용될 수 있기를,
의지박약한 군중의 싸구려 꿈들도 조용히 소쿠리에 담겨 간직될 수 있기를,
손가락 마디 하나로 재판하는 광기의 유혹에 담대한 저항 있기를.

여기까지 쓰고나서 마음은 다 집어치우고,   
자판기 커피 한 잔 뽑아 아무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줄담배를 피우러 갔다.

공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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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9-27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마음은 다 집어 치우고!!
저도 커피나 한잔 마십니다 그려.

검둥개 2005-09-27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아앗 그럼 원다방에서 한 잔 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