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制壓(제압)하는
노고지리가 自由(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詩人(시인)의 말은 修訂(수정)되어야 한다.
自由(자유)를 위해서
飛翔(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自由(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革命(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革命(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제 아무리 엄숙하고 고독한 혁명의 순간에도,
부침개 지지는 냄새가 제공하는 후각의 향연이 배제되지 않기를,
노오란 가을 낙엽에 멋드러진 트럼펫 소리 따위를 꿈꾸는 대책 없는 낭만주의자까지도 포용될 수 있기를,
의지박약한 군중의 싸구려 꿈들도 조용히 소쿠리에 담겨 간직될 수 있기를,
손가락 마디 하나로 재판하는 광기의 유혹에 담대한 저항 있기를.
여기까지 쓰고나서 마음은 다 집어치우고,
자판기 커피 한 잔 뽑아 아무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줄담배를 피우러 갔다.
공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