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1 사계절 1318 문고 21
리처드 애덤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2년 10월
평점 :
품절


'인간이 우리에 기대 서서 별생각 없이 황소뿔을 잡아 보려 하면 황소가 살며시, 그러나 단호히 고개를 흔들어 뿔을 빼내듯이 태양은 그렇게 유연하면서도 강력한 위력을 떨치며 세상에 나타났다.'

도서관 책장에서 책을 빼어들때만해도 이 책이 그렇게 유명한 책인줄 몰랐다. 1권의 중반을 읽을때만해도 함께 빌려온 2권을 다 읽고 당장 책 네권을 사게 될줄 몰랐다. 사실 난 토끼를 좋아하지 않는다. 제목에서 눈에 띤 것은 '토끼'가 아니라 '워터십다운'이라는 지명이었다. 지명이 SF를 연상하게 했다. 아마 '스타십 트루퍼스'때문이 아닐까 싶다. 정말 엉뚱하게도...

이 소설은 열한마리의 토끼들이 인간의 개발행위로 삶의 터전을 잃고 자신의 보금자리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이다. 처음 부분은 약간 지루한 감이 없지 않지만 서서히 토끼들과 동화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야기는 갈수록 흥미진진해지고(모험의 마지막, 가장 큰 장애물이 OO이라니...) 주인공들의 성격과 특성도 분명해진다. 정말 그럴리는 없겠지만 있을 법한 사건들과 토끼라는 동물의 실제적인 습성이 잘 결합되어있다. 자연을 묘사하는 부분들이 아름답고 작가의 애정어린 시선이 느껴진다. 서술방식도 안정감과 힘이 있다.

토끼가 조금 좋아졌을까? 좋아진 건 아마 제 힘으로 삶을 일구어나가는 야생의 토끼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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