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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왕 형제의 모험 - 개정2판 ㅣ 창비아동문고 46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김경희 옮김, 일론 비클란트 그림 / 창비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어릴 때 읽었던 책이다. 그리고 몇 년전에 책을 다시 읽으면서 '역시 어른은 아이 때만큼 집중할 수는 없는 걸까?'하고 생각했다. 어린 나에겐 책이 상당히 컸었고 두 페이지를 채우는 삽화가 나오면 거의 그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마저 들었었다. 삽화가 좋아서 색연필로 몽땅 색칠을 하기도 했다. 물론 이야기가 훌륭하지 않았다면 그런 느낌이 들었을리 없다. 스꼬르빤이라는 이름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정다웠고, 캬틀라는 몸서리치게 무서웠고, 벚나무 골짜기는 아름다웠고, 탱일의 부하를 속이는 장면에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형제의 모험은 자유의 소중함과 용기에 대해 말하고 있고 신나고 즐거운 일들도 많지만 전체적으로는 묘하게 슬픈 느낌이 든다. 어쨌거나 현실이 아닌 사후세계의 모험이어서일까? 아니면 두 주인공이 마지막에 다시 다른 세계로 떠나야만 하기 때문일까? (책을 덮으면서 그 다른 세계가 그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곳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들었었다.) 요나탄 형도 강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지만 모든 걸 알고 있는 사람 특유의 슬픈 분위기가 떠나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