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
박민규 지음 / 창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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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니 굉장해졌다. 작가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쓰다보니 굉장해졌다고. 따 당하는 두 친구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인류의 완전 삭제냐 아니냐를 건 게임에 이르렀다.

'못'은 못 같다고 두들겨 맡고, '모아이'는 또 모아이 같다고 해서 두들겨 맞는다. 사실 이유가 없다. 맞아야 하니까 맞는다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어,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생각하지만 소설속의 주인공들처럼 그렇게 그들의 상습적인 맞음에도 익숙해져 간다. '상습적으로' 읽어나가다 보니.

필사적으로, 맞는 쪽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때린 자, 때리는 것을 방조하는 자는 어쩌면 뉘우칠 수도 있고 치유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맞은 자는 과연 옳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겠다. 정말 상처란 잘 아물지 않는다.

그럼 세상은 때리는 자와 맞는 자와 그 외 방관자로만 남는 것일까. 아아아아, 그래서는 안 되겠다. 아무리 현실이 그래도 그래서는 안 되겠다. 그렇다면 정말 시스템을 다 밀어버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잖은가. 그래도 죄다 밀어버릴 수는 없잖은가.

정말 작가의 조언대로 동네 탁구장부터 알아볼 일이다. 그러면 아주 조금 좋아질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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