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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츠바랑! 6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요츠바랑6가 나왔다길래 주문해놓고 5랑 4도 읽었다. 정말 여름용 독서가 아닌가 싶다. 쨍쨍 내리쬐는 햇볕과 그 햇볕이 만들어 놓는 선명한 명암. 바싹 마른 슬리퍼 따위. 에어컨, 물웅덩이, 아이스크림이 많이 많이 등장하는. 요츠바랑6에서는 우유다. 저지 밀크란다. 우유병에 들었고 하나에 삼백몇엔인가 한다는. 그 우유를 먹지 못한 후카를 위해 요츠바가 배달에 나선다. 우유를 배달하니까 면허 없이도 어른 없이도 자전거를 혼자 운전해갈 수 있다는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와 훌륭한 동기에 의해 움직이는 요츠바. 아,요츠바가 있어서 이 여름이 얼마나 더 좋아졌는지.
주말 연속극에 나왔더라면 상당히 꿀꿀한 설정이다. 젊은 남자가 일정한 직장도 없이 외국인 여자아이를 혼자 키우며 살고 있다, 라는. 이런 이웃이 있다면 분명 수많은 소문과 억측이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요츠바의 세계에서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냉장고의 먹을 것은 아주 맛있는 것과 그럭저럭인 것으로 나누어지고, 거리의 사람 아무나 붙잡고 붕어빵을 먹었는지 (당연히) 물어볼 수 있으며, 밥밥밥밥밥밥빵인 자기네 보다 빵빵빵빵빵밥인 옆집 아침 식단이 부러운 그런 세계다. 요츠바를 보면서 내 기억 속의 어린 나와 가까워진다. 아, 그 땐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맛있는 것을 먹으면 얼마나 행복해졌고, 어른의 꾸짖음은 얼마나 무서웠는지, 때로는 어디까지 외로워질 수 있었는지. 키가 커진 나는 그만큼 한 눈에 더 넓은 면적을 볼 수 있게 되었지만 덜 자세히 보게 되었음에 틀림없다. 내 앞에 있는 현재라는 시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