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왔다. 일요일밤에 나갔다가 무릎아래가 젖어 버렸다.

다음 날 새벽에는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다. 덜컹덜컹. 샷시가 아닌 나무틀로 된 창문들을 마구 흔들었다.

이날은 아침이 늦게 찾아왔고 하루 종일 밝은 햇빛을 보기 힘들었다. 먼지 같은 눈발이 흩날렸다. 나갔다 들어와서 묻어온 냉기를 털어내기라도 하듯 몸을 부르르 떨면서 이렇게 말했다. "참 차다." 그래, 춥기 보다는 찼다.

오늘은 두꺼운 커튼을 걷어내니 햇살이 와락 달려들어와 춤을 추었다. 눈이 부셨다. 한 걸음 물러섰던 봄이 성큼 다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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