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 - 스필버그는 톰을 좋아한다.

이유없는 여행은 없다. 모두가 개개의 지점에서 특정지점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터미널은 그러한 만남의 공간이다. 같은 이유로 헤어짐의 공간이기도 하다. 같은 행선지를 향해 왔지만 터미널에서 모두 헤어진다.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모두 외면한다. 열린 공간이기도 하지만 폐쇄된 공간이다. 그곳에서 9개월이다.
나보스키의 터미널은 만남과 헤어짐의 공간이 아니라 기다림의 공간으로 바꾼다. 무엇을 위한 긴 기다림이었는지는 좀 황당하지만, 굳이 그렇게 꼬집어 얘기하지만 않는다면 터미널의 기다림은 흥미롭다. 생존하기 위해 수화물 카트를 기다리고,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공중전화 박스와 화장실 사이에서 갈등(?)하며 기다리고, 아름다운 여승무원을 기다리고, 그리고 자신을 공항 밖으로 보낼 공항직원의 호출을 기다린다.
어느 누구도 나보스키가 왜 이 곳에 머물고 있는가에 그닥 관심이 없어 보인다. 오직 보안관리국 간부 프랭크만이 그의 기다림의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할 뿐이다. 영화 스토리도 그가 왜 이 곳에 왔던가에 대해서는 끝에 가서야 겨우 얘기할 뿐이다. 단지 그의 9개월 간의 행적이 관심의 대상이다. 터미널의 모든 이에게 그가 알려졌을 때 조차 그의 영웅적 행태만이 회자될 뿐이다. 노보스키가 얘기했어야만 했던 기다림의 미학은 영화의 바깥 쪽만을 휘이~돌았던 것이다. ㅋㅋ 아마 그 얘기를 했다면 헐리웃 영화가 아니었을 테고, 스필버그의 작품이 아니었을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미국의 대표적인 도시 뉴욕의 입구인 JFK공항이 배경이지만 실제 공항이 아니란다. 공항 전체가 셋트였던 것이다. 실제 이야기를 하면서도 늘 포장이 중요한 이유 때문에 현실은 외면될 수 밖에 없다.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의 애버그네일 인생처럼......
영화를 보는 동안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연상했다면 이해할 수 있을까? 톰 행크스가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아니라 스토리 전개와 구성의 유사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마치 똑같은 접시에 다른 요리가 담겨있다는 느낌이었다.
스필버그는 현재까지 톰 행크스와 3편의 영화를, 톰 크루즈와 1편의 영화에서 감독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