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맞곤 못살아-"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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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포스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처럼 많진 않은 듯 하다. 그래도 여전히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홍보 수단의 대표적일 것이다.
지난 가을에 지하철 역에서 봤던 소지섭과 박상면이 특이한 포즈로 서 있는 이 영화의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었다. 제목으로 보아 앞에 서 있는 소지섭이 도둑이고 뒤에 있는 박상면이 도둑을 잡으려나 본데...포스터 한 가운데 점선 안에 있는 손 모양이...겨우 엄지와 검지로 "잡았다?"
그리고 서점가에서 동명의 제목을 한 책을 봤다. '사무라이 픽션'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라는 사이토 히로시가 쓴 책으로 우리 영화 '도둑맞곤 못살아'의 원작이라고 한다. 실제 일본에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 하니 없던 얘기가 아닌 것 같은데 내용을 보면 다소 황당하기까지 하다.
뭐 하나 부족한게 없는 게임 프로그래머 출신이 한가하게 "도둑질" 취미란다. 훔치는 물건도 돈 3만원, TV 리모콘, 냉장고 음식 절도가 전부다. 그야말로 취미생활인게다. 그런 그의 도둑질 대상인 우리의 주인공은 표면적 취미는 TV 보기와 플라스틱 모형 만들기다. 그러나 실제 그의 취미는 "가족" 이다. 평범한 공무원이지만 처가의 도움으로 거대한 집에서 이쁜 아내와 두 자식과 살고 있는 그에게 유일한 취미는 "가족"이다. 그런데 그의 취미생활을 취미 삼아 방해하는 놈이 나타났으니 비상일 수 밖에.......
소설은 시트콤 소설이라는 조금 특이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우리 영화도 나름대로 영화하는데 있어 CG를 사용해서 이곳 저곳에 재미있게 포인트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평은 엉성했다고 한다.
1시간30분이며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닌데 원작의 재미를 제대로 못 살린 것 같기는 하다. 게다가 마지막 마무리도 좀 부족한 감이 있다. 물론 두 사람이 합심하여 홈네트워크 보안전문회사를 차린 것은 해피엔딩이었지만......치고 박고하는 장면, 장면의 연결이나 액션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영화음악도 효과음을 제외하고 특색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영화의 재미를 "보여주기"에 집중하기 보다 각각의 에피소드에 있지 않을까 싶다. 원작인 소설도 그렇듯 사건마다 벌여지는 다소 엽기적인 사건과 인물간의 심리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생각컨데 차라리 영화보다 TV 시트콤으로 제작되었으면 오히려 괜찮았을 것 같다.
재미에 비해 상영시간이 다소 길어 지루하다는 느낌이 일반적이지만, 적당한 비디오물이 될 것 같다. 공통적인 의견이지만 박상면의 코믹연기와 송선미의 맹한 연기도 좋은 감상 포인트가 될 듯 하다. 특별출연하는 프로게이머 임요환도 아주 짧지만 재미있다. "97전 96패 1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