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 향기 - 국화꽃 향기는 무슨 향기?

동명의 소설이 히트하여 영화화된 그저 그런 멜러 영화라고 한다면 욕 먹을까? 허구의 세계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인데 작가의 이웃집에 사는 사람의 실화라고 한다. 세상에는 소설이나 영화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나 보다. 아님 우리 인생 자체가 소설이나 영화인가?

한 사람을 마음 깊이 오래동안 갖고 산다는 것은 가슴 아프고 고달픈 역정이다. 오감 중 가장 강하는 것은 시각이지만, 오랫동안 남게 되는 것은 향기인 듯 하다. 아마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잊지 못하고 마음 속에 고이 간직하게 된 것도 그 이유가 아니었을까? 또한 국화꽃이라는 설정도 작가가 한 것이지 모르지만 다소 죽음을 상징하는 꽃이 아니던가? 작가가 유난히 매정스럽게 느껴진다.

그가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있을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지금쯤은 무엇을 보고 있을지 알고 있다면,....... 그리고 그게 아직도 변함없다면....... 요즘 세태에 자칫하면 스토커로 몰리기 쉽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 만큼 그를 향한 사랑을 넘어서 이해하고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런 관계라면,....... 비록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그 상황에 그 사랑은 존재의 의미가 있는 것이었을까?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그가 존재하는 한 마냥 기다리는 사랑.........
국화꽃 향기에서 나는 무슨 향기를 맡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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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슈미트 - 슈미트 씨에 대한 보고서

역시 요즘은 외화 제목을 그대로 쓰는게 당연스럽게 생각하나 보다.
'어바웃 슈미트'는 <슈미트 씨에 대한 보고서>라는게 딱!일 듯 하다.

첫 장면부터 영화 내내 그의 일상을 지켜보는게 우리의 임무다.
똑딱 거리는 시계와 방안 가듯 채워진 상자들 속에 나이든 중년의 남자는 모던 타임즈의 채플린 처럼 인생의 쳇바퀴 속에 살아왔을 뿐이다.

시중에 가장 많은 자기계발 서적, 인생지침서, 인생철학서를 보면 전부 슈미트씨와 같은 삶을 강요하고 있다. 성공하고 싶은가? 그럼 이 대열에 합류하라! 늦으면 당신은 실패자다.

슈미트씨는 갑자기 부인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 삶을 바꿔볼까 한다. 그러나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고 만다. 그게 인생을 살아온 비법이었기 때문일까?

자신의 가장 절친한 친구가 수십년 전에 자신의 부인과 피운 바람에 속상해 하고, 사기꾼 같은 사윗감이 못 마땅해 귀여운 자기 딸과 헤어지게 하려 하지만 결국에 그냥 그게 사는 법이 아닐까? 부족하고 잘 못 되어 있어도 그게 선택이었다면 그것도 인생일 것이다.

하나 느낀게 있다면 역시 여자 보다 남자의 독신주의는 추천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좀 놀라운 장면은 캐시 베이츠의 누드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를 상상하고 볼 필요는 없다. 잭 니콜슨의 가장 추한 모습과 적나라한 모습을 함께 감상할 수 있을 뿐이다. 남의 인생살이에 관심이 많다면 이 보고서는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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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vs 날 보러 와요

  VS   

연극의 흥행요소는 웃기기, 울리기, 벗기기이다.
워낙 열악한 연극판이기에 이러한 흥행 3요소 중 하나 이상을 갖고 있지 못하면 망하기 싶상이다.
 
'날 보러 와요'는 96년부터 일곱 차례나 막을 올려 흥행한 작품이다. 이미 본 사람은 알겠지만, 튼튼한 시나리오, 막강 출연진으로 구성되어 매우 성공한 작품이다. 이 영화의 중요 요소는 웃기기이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다소 충격적인 놀래킴과 연극다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준다. 흥행만을 노리고 만든게 아니라는 암묵적 시위인지도 모르겠다.

2003년 상반기 한국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은 바로 이 연극 '날 보러 와요'에 기반을 둔 작품이다. 이야기 전개 구조에서 이 작품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제작사에서는 그런 연유에 연극 재개봉에 관심을 가졌고 과감하게 투자까지 했다고 한다. 다행스럽게 두 작품 모두 상승 효과를 가져와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살인의 추억'은 송강호와 김상경이라는 두 배우의 힘에 크게 의존한 영화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 전에 봉준호라는 감독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2000년 감독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는 평단의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는 실패했다. 왜 이 작품을 얘기하느냐 하면.......바로 이 작품도 연쇄 사건을 모티브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기억을 못하겠다고? 주인공 이성재는 시간강사로 거의 놀고 먹는 백수같은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암적인 존재가 있었으니 옆 집의 개 짖는 소리가 싫어서 납치를 하게 된다. 물론 우리의 주인공 이성재는 개를 죽이지는 못하고 아파트 지하실에 감금을 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날 이후 아파트의 강아지들이 실종되는데........그렇다~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은 연쇄 사건이었으며, 이번 '살인의 추억'도 연쇄 사건이다. 단지 '실종'에서 '살인'이라는 대형 사고를 쳤을 뿐이다. 왜? 감독은 살인에 대한 형사의 쓰라린 추억을 다시 떠올렸던 것일까? 이 영화를 계기로 주요 일간지에 화성 지역의 사건을 재조망한 기사들을 읽어 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그리고 그 점에서 연극과의 차이점이 존재하는 듯 하다.

연극이든지 영화든지 어느 작품을 보아도 내용상의 변화는 없다. 하지만 연극의 그 당시의 시대적 반영과 경찰(세상)을 비웃는 듯한 범인의 심리에 마지막 힘을 기울인다. 하지만 영화는 다소 맥 빠지게 형사의 아픈 기억을 쓰다듬는 것에서 결말을 지어버린다. 조금 편향되게 얘기하자면 연극의 강렬함은 완전평면(?) 스크린으로는 커버하기 힘든 부분이 있을 듯 하다. 3차원 영상을 구현한다면 또 모를까?

동숭아트센터가 연극을 관람하기에 최적의 조건인지는 모르겠다. 다소 비싼 연극값에 싼 자리를 찾았는데 다행스럽게 맨 앞 자리였다. 그런데 너무 앞자리인 것이 조금 탈이었던 것 같다. 무대를 조망하기에는 다소 불편했던 것이다. 연극 무대는 좁으면 좁을수록 관객에게 좋겠지만, 제작자에게는 불리하겠지.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날 보러 가던지, 살인의 추억에 빠져 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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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블루 2004-07-23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덧붙여...왜 우리나라 영화, 연극 홈페이지는 잠시 머물러 떠나는 곳일까? 영화 홍보가 끝나면 대부분 폐쇄해 버린다. 생각이 나서 연결해 보면 무슨 쇼핑몰 아니면, 포르노 사이트다. 영화 홈페이지 박물관을 만들어 보는 것을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쏴악~~긁어다가 한 곳에 일렬로 정렬~~~~~꽤 괜찮게 만든 홈페이지가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무지 아쉽다.
 
뉴에이스 문장사전
이어령 엮음 / 금성출판사(금성교과서)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뉴에이스 문장사전 생각의 뜻을 가진 단어를 얼마나 알고 있나?

 

이 책을 사 볼만한 사람은 그닥 많은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이런게 있었으면 생각했던 사람은 많을 듯 하다. 게다가 편저자와 같은 글 쓰는 인간부류에게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생각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사고(思考), 사색(思索), 사유(思惟), 사변(思辨), 명상(冥想), 묵상(默想), 관조(觀照), 고려(考慮), 고찰(考察), 숙고(熟考), 사료(思料), 사량(思量), 소망(所望), 소원(所願), 희망(希望), 창안(創案), 고안(考案), 궁리(窮理), 연구(硏究), 착상(着想), 착안(着眼), 구상(構想), 구안(具案), 안출(案出), 계획(計劃), 설계(設計), 기억(記憶), 추억(追憶), 회상(回想), 사모(思慕), 애모(哀慕), 연모(戀慕), 각오(覺悟), 결심(決心), 결의(決意), 추측(推測), 추정(推定), 추량(推量), 상정(想定), 상념(想念), 사상(思想), 이념(理念), 의식(意識), 견해(見解), 의견(意見), 의중(意中), 심중(心中), 소견(所見), 의사(意思), 의향(意向), 의도(意圖), 의욕(意慾), 의지(意志), 심산(心算), 심중(心中), 흉중(胸中), 주관(主觀), 주견(主見), 소감(所感), 상상(想像), 구상(構想), 착상(着想), 발상(發想), 연상(聯想), 명상(冥想)

 

어휘력이 풍부하다는 것은 우리말의 구사능력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미안하지만 위에 내용이 이 사전의 내용은 아니다. 이 사진이 추구하는 바는 책 속에 사장(死藏)되어 있는 지식을 바깥에 끌어 내기 위한 것이다. 하나의 단어에 속했던 문장의 단어를 사전식으로 재배열 한 것이다. 어록, 시, 격언, 속담, 고사, 일화, 등등 국내외를 불문하고 편저자의 입장에서 재배열한 것이다. 다만 이 책이 머리말에도 나와 있듯이 이 책은 88년에 출간된 문장백과대사전의 재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섭스레기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편저자의 손길이 다소 덜 느껴지는 탓이다. 오직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아님, 나도 이런 걸 만들었으면 하는 흑심의 발로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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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블루 2004-07-23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허섭스레기를 드디어 써 먹었다. 앞으로 더 써먹을 단어...객쩍다, 아우라, 메타포, 빙충, 깜냥, 심심파적, 에둘러, 톺아보다.....<살인자의 건강법 중에서...>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세트 - 전5권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수첩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 불사조 기사단 5형제의 불행한 현실

올 하반기 서점가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한글판로 드디어 5권으로 완역 출간되었다. 무척이나 오래 기다렸던 5편이라 성급한 사람들은 영어판을 구해서 읽기도 했다. 일부 초등학생들은 영어 학원에서 공부까지 하며 읽었다는 기사도 났을 정도다.

하지만 나는 처음 해리포터를 샀을 때 처럼 이 책을 사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1편부터 3편까지는 한글판으로 2권씩 나왔다. 아동 서적이라 큰 활자를 사용했다는 것도 이유였지만, 열악한 출판시장을 생각할 때 흔한 일이기에 크게 신경 쓰일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리포터가 대히트를 치면서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롤링 아줌마가 흥미와 재미를 넘어 문학적인 기품(?)까지 고려 하다 보니 책의 내용이 배로 늘어나게 되었고 국내 출판사도 책 분량을 핑계삼아 4권으로 발간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5권 출판이 거론될 무렵 4권 못지 않은 분량이 될 것이라고 설왕설래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4편이 4권이면 5편은 5권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게시판을 떠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글판이 출시되자 책이 5권으로 구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슬그머니 가격도 올려버린 것이다.

출판사가 간이 팅팅 부워 배 밖으로 나온 것일까? 아니면 롤링 아줌마가 영국 갑부 순위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하여 저작권료를 더 달라고 한 것일까? 속 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이러한 우리 현실을 저자인 조앤 K. 롤링은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렇다고 그 아줌마 보고 '책값을 고려하여 책을 좀 얇게 저며주셔요~' 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 않을까?

문제는 단순한 책 권수와 가격에서 끝나지만은 않는다. 나도 해리포터 5편을 이해도 잘 안 되는 영어로 읽기 보다는 한글로 읽고 싶다. 하지만 매 번 급하게 번역 출간된 서적의 경우 오역이 난무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이미 앞서 발간된 1~4권에서도 개정판이 나오면서 조금씩 수정되었다고 하지만 오역된 곳이 잔재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분량도 많은 5권은 얘기해서 무엇하리요. 당장 출판에 급급해서 판수만 늘이고 수정작업이 반영되려면 한 참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수정된 것을 읽으려면 천천히 기다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망구 내 생각일지 모르겠다. 답답한 마음에 안 되는 영어로 영어판 잡고 동동거리고 있다. 에구~~~~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5형제의 불행한 현실을 조앤 K. 롤링 아줌마도 알아야 한다.
그럴려면 영어부터 공부해야 할까?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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