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슈미트 - 슈미트 씨에 대한 보고서
역시 요즘은 외화 제목을 그대로 쓰는게 당연스럽게 생각하나 보다.
'어바웃 슈미트'는 <슈미트 씨에 대한 보고서>라는게 딱!일 듯 하다.
첫 장면부터 영화 내내 그의 일상을 지켜보는게 우리의 임무다.
똑딱 거리는 시계와 방안 가듯 채워진 상자들 속에 나이든 중년의 남자는 모던 타임즈의 채플린 처럼 인생의 쳇바퀴 속에 살아왔을 뿐이다.
시중에 가장 많은 자기계발 서적, 인생지침서, 인생철학서를 보면 전부 슈미트씨와 같은 삶을 강요하고 있다. 성공하고 싶은가? 그럼 이 대열에 합류하라! 늦으면 당신은 실패자다.
슈미트씨는 갑자기 부인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 삶을 바꿔볼까 한다. 그러나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고 만다. 그게 인생을 살아온 비법이었기 때문일까?
자신의 가장 절친한 친구가 수십년 전에 자신의 부인과 피운 바람에 속상해 하고, 사기꾼 같은 사윗감이 못 마땅해 귀여운 자기 딸과 헤어지게 하려 하지만 결국에 그냥 그게 사는 법이 아닐까? 부족하고 잘 못 되어 있어도 그게 선택이었다면 그것도 인생일 것이다.
하나 느낀게 있다면 역시 여자 보다 남자의 독신주의는 추천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좀 놀라운 장면은 캐시 베이츠의 누드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를 상상하고 볼 필요는 없다. 잭 니콜슨의 가장 추한 모습과 적나라한 모습을 함께 감상할 수 있을 뿐이다. 남의 인생살이에 관심이 많다면 이 보고서는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