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필드에는 섀도가 살고 있었다.

열세 번째 이야기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07년 1월

다이안 세터필드……책을 사랑하는 여인……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책을 읽다 읽다 자신이 책을 낼 결심을 하게 된 여인……

그래서 그녀의 책에는 독서광인 주인공이 등장하나 보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그녀가 부러웠고 자신이 동경해 마지않던 책을 자신이 낼 수 있다는 것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독서광인 여주인공, 쓰는 소설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정작 자신의 프로필은 전혀 알려지지가 않은 베일에 싸인 작가, 그리고 그녀들을 둘러싼 미스터리……

이 두 줄의 소개 글만 가지고도 이 두꺼운 책을 선뜻 드는 데는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

처음 세 장을 읽는 동안 독서 광 마가렛 리의 책 사랑이 묘사되는 부분은 정말 내가 그리던 꿈만 같던 생활을 그대로 그려놓은 듯했다. 너무너무 부러운 나머지 책 속에 녹아 내리는 듯한 느낌……

고서점을 운영하는 아버지, 고서점을 관리하며 책을 읽고 또 읽고 또 읽는 마가렛 책방은 언제나 조용하고 오래된 책 냄새들로 가득 차있다.

그녀가 한 통의 편지를 받으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유명작가이지만 사생활 노출이 전혀 없던 ‘비다 윈터’의 전기를 써달라는 편지……

비다 윈터의 집으로 향한 그녀는 그 곳에서 엔젤필드의 쌍둥이와 유령에 관한 슬프고도 끔찍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금은 화재로 인해 불타버린 엔젤필드.

비다윈터의 이야기에 빠질수록 마가렛은 직접 엔젤필드를 보고자 하는 열망에 빠져들고 엔젤필드와 비다윈터의 집을 오가며 마가렛은 마치 자신이 그 당시의 엔젤 필드에 있는 듯 혼란에 빠지고 어렸을 때 죽은 자신의 쌍둥이의 기억에 두려워한다.

‘마을에서 높은 위치에 있던 엔젤필드 저택. 아버지 찰스 그리고 아들 찰리, 딸 이사벨 그리고 이사벨을 낳다 죽은 남매의 어머니……

그 때 까지만 해도 문제는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사이코패스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감정이 결여된 이사벨.. 그리고 그녀에게 집착하는 찰리……

엔젤필드를 떠나 결혼을 했지만 남편으로 죽음으로 이사벨은 쌍둥이 자매와 다시 엔젤필드로 돌아오고 이사벨은 쌍둥이를 돌보지 않는다. 쌍둥이 또한 엄마의 피를 물려받아서인지 마을에서 문제만 일으키고 다닌다. 아이가 든 유모차를 언덕으로 끌고가 아기를 던져두고 언덕에서 유모차를 타지 않나 정원을 모조리 망가뜨리고 서로 때리고 상처 주며 남의 집에서 음식을 훔쳐먹고……

결국 가정부와 정원사만을 남긴 채 그 많은 하인들은 엔젤필드를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끔찍한 결말로 달려간다.


화재가 일어나던 그날 엔젤필드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비다 윈터가 감추고 있던 슬픈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결말이 좀 황당? 이라고 해야 하나 약간 짜맞춘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너무 재미있고 훌륭한 소설이었다. 엔젤필드의 분위기와 무거운 공기가 아직도 느껴지는 듯하다.

그녀가 두 번째 소설을 집필 중이라고 하는데 최대한 빨리 나와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핑거스미스’와 비슷한 분위기 라고 해서 읽었었는데 ‘핑거스미스’보다도 이 작품이 더 흥미로웠다.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던 멋진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