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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 그림 - 그림으로 꾸민 인테리어 30
조민정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1년 11월
평점 :
이 책의 246쪽에 인용된 말이다. “시는 형상 없는 그림이고, 그림은 말 없는 시다.” 고대 로마 시인인 호라티우스의 시인의 말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내 집에 그림을 건다는 것은, 시 한 편을 불러들이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말로 설명할 순 없지만 이 사진에는 마음을 선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어요. 스트레스 받을 때 보면 위안이 되고. 그래서 침대 위에 걸었어요. 인디언들이 나쁜 꿈을 쫓기 위해 달아 두는 ‘드림 키퍼’ 아세요? 이러저러한 일들로 지친 날, 잠자리에 들 때 이 그림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안을 찾아 주니 제게는 ‘드림 키퍼’와 같죠.” 이 책에 나오는 디자이너 양진석 씨의 말이다. 그러니까 내 집에 그림을 건다는 것은 부적을 다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또, 그림을 건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책의 저자 조민정 씨는 삭막한 오피스텔 여기저기에 달린 인터폰과 수많은 냉난방 조절 버튼, 그리고 조명 스위치들이 거슬려 그 자리를 캔버스와 레터링으로 대신했다. 이 경우, 내 집에 그림을 건다는 것은 공간 곳곳에 온기를 불어넣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내 집에 시를 불러들이고, 부적을 달고, 온기를 불어넣는 일들은 사람과 공간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다. 돈이 많아서, 화랑에 가서, 큰 호수의 그림을, 거실 벽 중앙에 떡하니 붙여놓는, 과시적이고 판박이 같은 일이 아니다. <내 집에 그림>은 거창한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도 좋다고 한다. 직접 찍은 사진, 여행을 하거나 나들이 길에서 모은 엽서와 브로슈어, 맘에 드는 잡지 사진, 엽서나 포스터, 그 무엇이든 자신에 마음에 스며든다면 의미가 있다고 제안한다.
“자신의 마음에 스며드는 그림이나 사진 한 장. 그것을 통해 힘이 나고 위안을 얻고 기분이 유쾌해지는 것. 동시에 집안에 생기가 감돌고 인테리어 관점으로도 아름다운 꾸밈 효과를 나타내는 것. 그것이 작은 그림 한 점의 위력이요, 그림을 집에 들이는 기쁨이다.”
이 책의 앞머리에 실린 작가의 말이, <내 집에 그림>의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전해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요모조모 그림 걸 궁리를 하게 됐다. 화가의 그림 한 점을 큰 맘 먹고 사고 싶어지기도 했고, 아트 포스터 판매 사이트에도 들락거리게 됐다. 이 책의 말미에 실린 ‘액자에 대한 궁금증’ 및 ‘벽에 그림을 거는 10가지 팁’도 자꾸 눈여겨보게 된다. 그림을 사고, 액자에 넣고, 집에 걸 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덧) 그림이 주는 의미와 실용성을 두루 담고 있어, 참 좋은 책을 만났다 싶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편집상의 불친절과 오류가 자주 눈에 띈다. 텍스트와 그림 자료가 서로 맞지 앉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프롤로그에서부터 34쪽, 그리고 85쪽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