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건강법 - 개정판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읽으면서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이 영화같다,고 느꼈는데

다 읽고 나서 보니 아니나다를까 이미 영화화되었던 적이 있나보다.

지난 명절에 기차에서 읽으려고 가져간 책 중의 한 권인데, 나는 미처 읽질 못하고 같이 간 남편이 손에 들고 있다가 놓아둔 걸 어머님이 보셨다. 남편이 외출한 후 책제목을 보시고 눈이 휘둥그레진 어머님,

"아이고 이게 머시라냐? 아야 먼 이런 책을 다 본다냐!!"

"예?"

의미를 모르고 반문하다가, 비로소 제목을 떠올리자 웃음이 나왔다.

이 책을 왜 샀더라?

신문 서평난에서의 요란한 소개들이 나를 유혹하지 않았나싶다.

또...여름이었지.

책 속에 나오는 이러저러한 제 나라(프랑스) 작가들과 그들의 문학성향에 관한 내 무지가 안타깝고,

좀 더 알았더라면 작가가 비유하고자 하는 또다른 의미들을 더 잘 알 수도 있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읽을 수록 말장난같다는 생각이 들고

결말이 가까워지니 작가가 성급하게 마무리지으려 했다는 느낌까지 받는다. 쓰다가 스스로 지루해진 것은 아닐까?

스물 다섯 살에 썼다니,

스물 다섯 살에 썼을 법한 소설이다, 싶다.

음...내 취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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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엉터리 독자라는 걸 고백하는 꼴이라거나, 평소 속 좁은 편협함에 사로잡혀 사는 걸 드러내는 꼴밖에 안되겠지만

매번 소설을 읽기 전에 작가의 사진, 인물을 보고 미리서부터 막연한 선입감에 젖어버리는 습성을 떨치질 못하겠다.


그래선지, 모모 나이든 작가들의 살집 붙은 얼굴을 보면서는

괜히 지금 그들이 지닌 사고의 영역이나 작품까지

느물거리는 어느 한 쪽으로 미리 치우치게 놓아두고, 읽기를 꺼려하기까지 한다.

그런 인상을 풍기는 노작가들에 대해 서글픔까지 갖게 된다. 안타까워라...하는.

나 같은 편견에 찬 독자를 감안해야 한다면 작가가 늙어서 얼굴 관리 까지 해야 한다는 말이 되나? ㅋㅋ...


김영하,를 읽기 전에 사진을 보면서 좀...그랬다.

풍기는 이미지 자체가 좀 타인을 얕잡아보는 냉소적인 듯한 표정을 흘리고 있는 것 같아 마땅치 않았다. 한번도 먼발치서도 본 적이 없으니 순전히 내 개인적 편견이다.

그 사진, 그 얼굴을 보면서 왜 나는 그런 느낌을 가졌을까?


하여간 그래서 선뜻 손을 대지도 않고 관심도 두지 않았다가, 지금 몰아서 읽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맨 먼저 읽었고,

‘검은 꽃’을 읽었고,

이제 도서관에서 빌린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와 ‘오빠가 돌아왔다’를 읽었다.

아, 어쩌면 김영하는 사진 속의 이미지만으로가 아니라, 소설의 제목으로도 나같이 고리타분한 인간한테 시건방끼를 건네는 듯한 느낌을 줬던 것 같기도 하다.


한 작가의 작품을 연달아 읽는 것도 참 재미있다. 작가의 어떤 흐름, 변화를 한 몫에 느낄 것 같다. 물론 그러다가 ‘내가 변하긴 뭘 변해?’ 하면서 뒤통수 후려칠 그런 작가 같기도 하지만.


‘엘리베이터...’나

‘오빠가...’는 단편 모음집이다.

‘나는 나를...’은 중편이라고 하나? (분량의 정도를 모르겠다.)


제각각 상상력이 기발하고 소재 발굴이 뛰어난 작가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현실적인 것으로 만들어 다루는 능력이 탁월하다.

가끔은 ‘혹시 정말일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한번 지식탐구를 해보고 싶게 하는 부분들도 적지 않다.


혹은, 현실을 과장해서 부풀려 극단화 시키는 능력도 역시 한 몫을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방좌우의 어느 쪽으로든 튈 가능성이 있는 그런 능력이 있는 작가다 싶다.


‘검은 꽃’까지를 생각하면,

마치 이전까지 맘대로 오물조물 장난치다가

맘 잡고 책상 앞에 앉아 ‘한번 써보지, 뭐.’ 하는 듯한, 그런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다음 작품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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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반양장)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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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중학생 소설입니다.
중학생 소설, 이라고 하니까 고등학생 딸아이가 "중학생이 썼어?" 하네요.
"아~니."

워낙 뛰어 노는 데 정신을 쏟는 중학교 1학년 아들 녀석 손에 어떻게든 책이라도 쥐어줘보려고,
중학생 권장도서 중 몇 권을 골라 보여주었습니다.
한나절 꼬박 녀석이 맛나게 읽었습니다.
"엄마, 재밌어. 친구들한테 다 보여주고 싶어." 이러네요.
어랍쇼? 저 녀석이 저런 말을 다 하네.
친구들한테 다 보여주고 싶어?
"그래? 무슨 내용인데?"
바쁘게 김치거리 씻느라 오가면서 어떻게 아들녀석에게 한 마디라도 건설적인(?) 표현을 얻어들어보려고 귀를 쫑긋했는데
"..머...우정?...." 이러고 맙니다.

전에, 녀석에게 '열네 살' 시리즈를 몇 권 사준 적이 있습니다.
멋모르고 덥썩 일본에서 무슨 상도 받았다는 소설을 한 권 사줬다가 좀 데인 적이 있습니다.
녀석이 먼저 읽으면서 내내 "엄마, 이 책 이상해" 하는 말을 야릇하게 하면서도 다 읽더니만
뒤이어 제 누나가 읽고 "엄마, 이  책 봤어? 쟤, 읽기에 좀 그랬을 것같은데?" 하더라구요.
뭐야, 대체. 하면서 읽었는데
완전히 일본 틴에이저와 우리 아이들과의 문화적 차이를 느끼게 하는 소설이더라구요.
지금은 내용도 잊었지만 아무튼 아이보다 늦게 읽으면서 '아뿔싸' 싶었던 적이 있습니다.

설마 이 책은 아니겠지 하면서 뒤늦게 점검하자는 기분으로, 녀석이 읽고 놓아둔 책을 펴 보았습니다.
오토바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열여섯 살 재준이와, 그 여자 친구 유미와의 얘기입니다.
정말 '우정'이라고 할 만 하네요.
엄마가 읽기에 좀 시시하다싶게 읽어갔는데,
그 밋밋하고 평범함이 오히려 중학생 아이들에게는 훨씬 현실감있게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로 읽혀질 것같습니다.
의례히 기대하는 어떤 그럴싸한 사건이 없어도,
마지막엔 재준이와 유미의 평범하고 돈독한 우정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아들 녀석이 독후 느낌을 덥썩 한 마디 "우정?" 이라고 하던데 그럴 법하다 싶네요.
혹시 또래의 아이들이 기대하는 우정이라는 게 이런 게 아닐까, 그런 친구가 갖고 싶은 게 아닐까,
친구라해도 서로 완전히 털어놓을 수 없는 저만의 비밀을 또 갖고 있다는 것에 공감하는 건 아닌가,
그렇게 잠깐, 아이들 속에 같이 어울려 있는 듯, 아이들의 대화를 엿듣기라도 한 듯,
귀 쫑긋 했다가 책 덮었습니다.

중학생 아이들이 편하게 잘 읽을 것같네요.
주변의 중학생 아이들에게 보여줘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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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단숨에 읽었습니다. 
 소설 속의 '에네켄'이 귀에 익은 '애니깽'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소설'이란 무언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태백산맥'처럼, 사실에 기반을 둔, 뒤통수를 울리는 절절함이 살아있는 소설들의 참맛이라는 게,
독자 입장에서는 참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이 책을 못 읽었으면 또 그냥 지나칠 뻔 했습니다.
언젠가 장미희 가 주연했던 '애니깽'도 아무 의식없이, 그런 영화 하나 찍었나보다 하고  흘려버리고 말았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비로소,
그 시절, 지난 시절, 1900년대, 1910년대, 그 까마득하게만 느껴지는,
그러나 불과 백여 년 전, 내 아버지의 아버지 세대 정도로 가까운 엊그제같기도 한,
그 시절의 '사람들'에 대해 절절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20년 전 쯤 '태백산맥'을 읽고, 지리산 줄기를 밟을 때,
사방 아무데서나 지난 시절 그 땅들을 밟고 지나갔을 이름모를 이들의 자취를 마음으로 더듬어보았듯,
이 책을 읽으며 미처 발로 밟아보지는 못한 저 땅, 멕시코,과테말라, 중미 여러 나라들을 지도 위에서 더듬어 눈으로 훑어가며,
그 안에 머물다 사라졌을 개개인들의 삶을 더듬어 봅니다.

물론 내가 아는 이들이야 소설 속에 있는 그들 뿐이겠지만,
실제로 그 땅에서 그 시절, 헉헉대는 숨소리와 땀방울로 살았을,
누구,누구,누구,...

서양문명에 무지몽매했던 조선땅에, 이미 자본주의 사고가 뚜렷한 서양인들이 몰려와
조악한 계약서를 쓰고, 인력송출이라는 명분으로 우리 조상들을 배에 태워 먼 항해 끝에
지금도 낯설게만 느껴지는 멕시코 땅에 내려놓습니다.
그 땅에서, 거친 에네켄을 베어 묶어 바쳐야만 했던 노예생활을 했던 조선인들의 모습이 소설 속에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지난 역사가 우울하게 느껴져서 먹먹하기도 했는데
정작 울고 싶은 건, 지금 책을 다 덮고 나서인 것같습니다.
멕시코니, 미국상인이니, 조선이니,...하는 것들과 상관없이
그 안에 한 묶음으로 취급되는 개개인들의 처절하고 절박했을 심정들이 마치 내 것이라도 되는 양 말입니다.

한 권의 장편이지만, 내용이 넘쳐나네요.
다양한 개인들이 몰아쳐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한 부분 빈약하다거나 과해보이지도 않고,
읽기에 좋습니다.

작가가 말미에 언급한 '한국인 멕시코 이민사' 등을 읽어보고 싶네요.
그 시절에 그렇게 어려웠을 먼 바닷길을 건너 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새삼스레 그들의 자취를 더듬어보고 싶습니다.
작가 덕분에라도 그들을 기억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낯선 독자의 기억이 그들에게 어떤 위로가 될까마는.

소설 속의 그들에게 '조선' '대한'이 무엇이었나를 얘기하지만,
그들에겐 국가가 '나라'라는 개념보다는 돌아가야 할, 혹은, 뿌리가 남아있는 고향으로의 의미가 더 큰 것이 아니었나싶습니다.

유독 구한말, 일제초기의 역사, 유랑(?)하는 민족들이 더욱 슬프게 느껴지는 것이 어쩔 수 없는 '민족의식'때문일까요? 

지금도 남의 나라 국민으로 정작 내 땅에서 사람 취급 못 받고 살아 가는 고려인, 조선족, ...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정신대 할머니들,...
여전히 분단된 나라와, 국경을 불안하게 넘나드는 탈북자들과,
보안법에 목매는 군상들.
어쩌면 계속 될 것만 같은, 여전히 '부시(류)'가 지배하는 지구촌.
가까운 공단 어귀마다 짙은 작업복 차림으로 어색한 몸짓으로 드나드는 3세계 노동자들.

개인들의 삶이 지난 시절, 지난 역사보다 확실히 진보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헷갈리기만 하는 날들.

작가 덕분에, 책 속의 인물들과 함께 훌쩍 태평양 건너갔다 왔습니다. 그리고 짚어봅니다.
그 시절 그 역사를 살아내야 했던 개인들과, 지금 이 땅의 사람들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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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벌써 13일이고만!

컴을 몇 번 들었다놨다. 썩을! WS운영체제 덕분이다.

누더기가 된 내 컴. 돈 생기면 갈아야지.

그래도 정들었으니 어쩌냐? 당분간 사이 좋게 살자꾸나.

근데 왜 갑자기 뿅, 하는 묘한 소리를 내는 거니?

첨엔 그냥 어디서 한번 나고 마는 소린 줄 알았거든.

옆에 스치던 아들놈이 "엄마, 저 소리 좀 안나게 해 봐." 해서,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

 하고 말았는데, 조금 전에 나 혼자 너랑 놀고 있는데 갑자기 뿅~! 하는 묘한 소리가 네 몸 깊은 곳에서 나는구나!

깜짝, 이게 뭘까? 이건 뭐 특특거리는 기계음도 아니고 경쾌하게 한번 뿅, 울리고 마는 소리.

혹시, 나 모르게 네 안에 누군가 들어가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간간히 책상 저 너머 주방에서 들려오는 물방울 소리, 잘못 얹혀진 그릇들이 살짝 다시 포개지는 소리, 열린 창문이 나모르게 문 닫힌 딸방에 바람을 밀어넣어 휘젓게 하는 소리, 따위들이 움찔 움찔, 이 빈 집에 나 아닌 다른 존재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무섬증을 갖게 하지만,

너! 내 옆에 있는 컴까지 그럴 줄이야.

알 수 없는 일이군....

전경린의 두 책을 읽었다. '바닷가 마지막 집', '아무곳에도 없는 남자'

'바닷가 마지막 집'이라는 소설에 매혹되서 '아무 곳에도....'까지 빌려봤는데,

'바닷가 마지막 집'이 훨씬 나았다. '환과 멸'이라는 다른 제목으로 개정판이 나왔다는군.

살까말까....

전경린. 별로 좋아하고 싶지 않은(?) 작가인데, 아무튼, 그 단편집은 좋았다.  능력있는 자기 영역, 오호...부러운 은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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