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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dts] - 마블+와이드미디어 할인행사
패티 젠킨스 감독, 리 터제슨 외 출연 / 마블엔터테인먼트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몬스터>
첨엔, 신문에서 짧게 언급된, '미녀 배우들의 못난이 되기' ...비슷한 내용으로 지나쳐 봤을 뿐이었다. '살리즈 테론'이라고 써놓은 문자가 다른 문자들에 섞여 그런가보다, 정도로 넘어갔다.
그러다가 '몬스터'를 봤다.
첨엔..대체 저 배우가 누구지? 어딘가 인상이 많이 낯익은 저 배우...! 했다. 아니, 어느 순간엔 그 눈매를 보며 익숙한 얼굴의 그 미녀 배우를 잠시 떠올리기도 했던 것같다. 그냥 그랬을 뿐이었다. 눈매가 비슷한 배우, 정도로 잠깐 떠올랐다가 사라져버린...
그리고는, 영화에 몰입했다.
아, 대단한 배우야. 하다가...찾아보니...아하, 아하,...아하...저 배우! 남아공 출신의 저 미녀 배우! 아카데미상 받을 때 그 우아하고 날렵한 몸매로 눈물 짓던, (뉴스 화면에서 잠깐 봤을까? 무슨 영화로 상을 받는지도 몰랐었다.) 제 나라에 가서 환대를 받았다던, 그 미녀 배우! 샤를리즈 테론, 이었구나!
아름답다!.. 언제 무슨 영화에서 처음 보았을까?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면서도 나는 누군가 또다른 미국배우들을 떠올렸으며..비슷비슷한 몇 배우들의 얼굴을 합쳐놓은 듯한 그 얼굴이 그다지 대단해보이지 않았다. 저런 배우가 있나보다, 하고 지나치고, 나중에 몇몇 영화에서 그 얼굴을 다시 보았던 그저 그런 배우로만 인식했다.
그런데 '몬스터'를 보면서 비로소, 정말 "아름다운 배우다"라는 감탄이 나온다.
14kg을 찌우고 영화를 찍었단다. 화장실에서 속옷 바람으로 휴지로 몸을 닦아내고, 거칠게 푸석거리는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볼품없는 그 머리를 흔들어 추키며, 어깨를 들썽이며 모양새를 내는 덩치 큰 여배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적나라하게 출렁이는 뱃살을 보여주기도 한다.
어두운 밤거리에서 덩치 큰, 거리의 여자가 담배를 피워 물고 불안하게 몸을 움직이며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얻어 탄 차 안에서도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건들거리며 남자를 유혹한다. 유혹...이라고 할 수가 있을까? 고작 몇 달러를 위해서.
14kg를 찌우고, 어쩌고가 아니라, 완전하게 한 인물을 창조해낸, 그 연기가 대단하다.
영화도 좋고, 배우도 좋다.
오로지 한 사람만을 따라가는, 그런 영화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차고 넘친다.
영화를 보고나니, 맘 한 편이 아리고, 사는 게 삭막하다. 실화가 바탕이 된 스토리란다. 그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못한 세상을 감당해야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생각, 잠깐.
이내 잊고 살겠지만...세상엔 참 많은...사람들이 산다.
일없이, 우리 나라 여배우 중에 저런 역할을 소화할 만한 배우가 누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데 선뜻 아무도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글쎄, 그냥 저냥 대강 이쁘잖은 얼굴로 승부하는 배우 몇은 추려낼 수도 있을 것같지만 명색이 톱배우라고 하는, 미모의 여배우들 중에서는...?? 내 편견인가?
몬스터.
누가 누구를 함부로 규정지을 수 있을까, 싶다. 몬스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