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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는 아파트가 없다 - 초록도깨비 ㅣ 낮은산 작은숲 15
김중미 지음, 유동훈 그림 / 도깨비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인천 만석동...인천에 가게 되면 만석동엘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중미란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와, 그의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기억하며 보게된 책입니다.
90년, 93년, 97년, 2000년 이렇게 4남매의 일기가 이어지네요.
90년대라...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제 입장으로는 이 책 속의 풍경들을 꼭 그 만큼 세월 저 쪽으로 미뤄두고 살았던 것같습니다. 아, 이런. 뒤늦게 깨닫습니다. 90년대에도, 2000년에도,2003년에도 여전히 상미,상윤이,상민이, 상희같은 아이들이 자라고 있음을...
"...이 동네에는 아파트가 없다. 나는 도시에 오면 아파트가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다 판잣집이다..." 전남 진도에서 갓 이사온 풍경에서 시작합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 그런 동네에서도 어른이나 아이나 서로 부대껴가며 때로는 힘들게, 때로는 정을 나누며 십 년 세월을 보냅니다. 그런 동네도 밀려오는 개발 바람에는 배겨낼 재간이 없습니다. 사람들도 한적해지고 점점 좁아져오는 동네. 점점 늘어나는 아파트에도, 서민빌라에도 들어갈 수 없고, 밀려나면 또 어디론가 더 구석진 곳으로, 더 암담한 풍경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아이들.
높이 치솟은 아파트, 열악한 주차공간, 아이들이 뛰어놀며 바라볼 트인 공간 하나 없다는 것이 불만이었던 나는 이제 만석동의 상미,상윤이,상희,상민이를 생각합니다.
더 많이 일하고, 더 부지런히 살아간다고 해서 더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닌 세상, 부익부 빈익빈이 당연한 것처럼 여기며 당장 내 손바닥만을 들여다보고 사는 삶이 아닌, 정말 더 나은 사람살이가 어떤 것일까 다시한번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다같이 맑은 꿈,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이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정갈한 소묘, 일기형식으로 된 짧은 글들이라 애들이나 어른이나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책을 덮고 잠시 그 아이들을 한번 더 생각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