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가난한 사람들의 혁명적 유물론

안토니오 네그리와 조르지오 아감벤, 두 이탈리아 철학자의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올해 내가 갖고 있는 계획 중의 하나이다(그들의 모든 책들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주요 저작들은 구해놓은 지 오래다). 언제나처럼 이 계획도 '계획서'라는 평면을 넘어서는 게 쉽지 않겠지만, 여하튼 나는 내 여력이란 그물망 너머로 일단은 집어던져 보고자 한다(걸리면 하는 수 없는 것이고).

일단 네그리와 관련하여 내가 책상에 올려놓은 책은 아래의 다섯 권이다. 윤수종 교수의 소개서 <안토니오 네그리>(살림, 2005)를 제외하면 모두 번역서이고 이 책들의 영역본들도 최근에 모두 구했다(<제국>은 원저가 영어본이며 이 원서는 번역본이 나오기 전에 마스터본이 돌아다녔고 나도 그때 구했다. 참고로, <제국>의 러시아어본은 재작년에 출간됐다).

 

 

 

 

'네그리가 말하는 네그리', <귀환>과 <안토니오 네그리>를 읽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고, <혁명의 시간>(갈무리, 2004)부터는 좀 공을 들여야 할 듯하다. 여기서는 워밍업 차원에서 출간 당시의 서평만을 일단 먼저 읽어보기로 한다. 홍철기씨의 "'가난한 사람'들의 혁명적인 유물론을 위하여"가 그것인데, 월간 <말>(2004년 7월호)에 실려 있으며 나는 자율평론 홈피에서 옮겨온다('자율평론'은 국내 네그리언들의 '아지트'이며 네그리 관련자료들을 다수 참조할 수 있다).  

자율평론 제9호(2004. 07. 07)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이 전쟁과 평화라는 이분법을 넘어서 전지구적 자본주의에서 인류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가? 이것이 <제국>(마이클 하트/안토니오 네그리, 윤수종 옮김, 서울: 이학사, 2001)의 공저자 중 한 사람인 이탈리아의 유물론 정치철학자 안토니오 네그리가 그의 새로운 책, <혁명의 시간>을 통해 대답하고자 시도하는 질문이다. 저자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선 유물론 자체가 관념론에 의해 오염된 상황으로부터 스스로를 구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물론 속으로 깊숙이 침투해 들어와 있는 관념론의 언어들로부터 분리되어 유물론이 자신만의 언어로 이루어진 논리학과 인식론, 그리고 존재론을 획득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네그리의 주장은 관념론과 뒤섞여있는 정통 맑스주의의 유물론으로부터 맑스의 유물론를 구하고자 하였던 알튀세르의 작업의 연장선상 속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알튀세르는 그의 이론적인 작업을 통해 진정한 유물론은 기계론적인 경험주의와 목적론적 관념론과의 연속성 속에서, 즉 동일한 척도와 언어, 방법론을 가지고 보다 우월한 형태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이들과는 필연적으로 불연속적이며 단절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그의 후기 사상에서 알튀세르가 마키아벨리와 스피노자에 대한 독해를 통해 발전시킨 “우발성의 유물론”은 네그리가 말하려는 “유물론적 목적론”과 여러 모로 닮아 보인다.

-유물론적 목적론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유물론적 목적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는 형용모순이거나, 이율배반이 아닐까? 세계가 물질로만 이루어져있다는 유물론과 세계가 미리 정해진 방향과 목적을 향해 움직인다는 목적론이 어떻게 화해되고 종합될 수 있을까? 네그리에 따르면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유물론과 목적론에 대한 기계론적이고 초월적인 정의에만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익숙해져 있는 유물론은 사실 진정으로 유물론적인 것이 아니라 다만 기계론적 유물론의 후예이며, 또한 목적론이라는 것도 다름아니라 초월적이고 관념론적인 목적론이라는 것이 네그리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기계론적 유물론과 초월적 목적론은 명시적으로는 상호배타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결국 서로를 필요로 한다.

-일찍이 파스칼은 데카르트의 완벽한 기계론적 세계는 “항상 신이 ‘살짝 등을 떠밀어주는 것’이 필요”(p.216)하다고 비꼬았는데, 이는 초월적인 목적론과 기계론적 유물론의 암묵적이지만 또한 필연적인 ‘담합’의 관계를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담합’관계는 근대의 시작과 함께 자본주의와 주권을 신비화하고 찬양하는 논리로, 그리고 나아가 권력작용의 일정한 부분을 담당하기에 이른다. 그 결과 근대 혁명사상과 유물론 자체까지도 오염되는 데까지 이르는데, 네그리는 ‘변증법적 유물론’을 바로 이러한 관념론에 의한 유물론의 오염의 증거라고 본다. 이는 유물론자에게는 ‘실어증적 상황’인 것이다(p.14).

-사실 기계론과 목적론간의 담합, 혹은 조화로운 관계를 지적한 것은 네그리나 알튀세르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맑스 또한 고전 경제학파의 경험주의와 헤겔의 관념론을 동시에 비판했으며, 철학과 사회과학의 외부에서는 생물학자들이 이 문제에 몰두하였다. 왜냐하면 진화와 같은 생명계의 특유한 현상은 기계론과 목적론 모두에 의해 그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 봉쇄되기 때문이다.

-특히 고전적 물리학의 모델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기계론적 세계관은 여러 가지 변형을 낳으면서 20세기에 들어서도 자연과학의 정체성을 규정해왔으며, 과학철학의 모든 논의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모범적인 모델로 받아들여져 왔다는 것에 생물학자들은 비판의 초점을 맞추었다. 그들은 물질세계가 기계론적이며 무력하다는 생각과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물질세계에 창조성을 부여하는 목적론적 힘이 ‘요청’되어야 한다는 생각 모두를 거부하면서 물질세계 자체에 존재하는 가변성과 창조성을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물질개념을 혁신함으로써, 물질세계를 초월한 창조성의 근원을 찾을 이유가 결코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생물학자들은 생물학의 경험과학으로서의 지위의 문제에 자신들의 발견의 성과를 제한함으로써 다른 가능성들을 봉쇄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생물학자들의 에피소드는 최소한 두 가지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첫째 기계론(실증주의)과 목적론(보편적 진리의 철학)에 대한 비판은 탈근대주의적 ‘담론 이론’이라는 유행의 산물이라고 간단히 기각될 수 없다. 이는 물질세계 자체의 문제이며, 그렇기 때문에 유물론적으로 정식화되어야한다. 둘째, 물질개념의 혁신, 즉 유물론의 재정식화는 바로 정치적이고 철학적으로 제기되어야 한다. 유물론은 단지 우주론적인 문제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카이로스, 시간의 측정불가능성
-이러한 유물론의 재정식화를 위해 네그리가 중요시하는 것은 바로 시간의 개념이다. 시간 개념의 정의는 물질 개념의 혁신에 선행될 수밖에 없는데, 왜냐하면 기계론적 유물론이 그랬듯이 물질에 대한 ‘연장’적 사고가 바로 시간에 대한 외연적이고 공간적인 표상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간을 ‘길이’로 표상하는데 익숙하다. 하지만 시간에 대한 외연적 사고는 우연히도 자본주의의 작동방식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유명한 말처럼 자본주의에서 “시간은 돈이다”. 그러나 사실 문제는 “시간이 어떻게 자본주의하에서 돈인가?”이다.

-맑스는 자신의 잉여가치 이론을 통해 이 질문에 정교한 답변을 내놓으려 하였다. 그리고 이 문제가 바로 네그리를 맑스주의의 논쟁 한가운데 위치시켰다. 네그리에 따르면 정통 맑스주의는 프랭클린의 정식을 단지 “시간은 가치이다”, 혹은 “가치는 측정되는 시간이다”로 바꿔 놓았을 뿐이다. 이는 맑스 자신의 설명 방식으로부터 유래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맑스는 가치를 외연적 시간인 ‘척도로서의 시간’에 의해 측정되는 것으로 설명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니어에 대한 비판을 포함한 <자본론>의 여러 구절들에서 시간이라는 ‘양’으로 표현되는 가치에 대한 외연적 접근은 잉여가치의 본질과 그 기원을 보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있다.

-‘척도로서의 시간’은 이른바 과학적인 지위를 얻음으로써 자본의 착취에 대한 권리의 객관성을 보장해준다. 즉 1시간의 길이동안 타인의 노동력을 사용할 권리를 얻는 것의 객관성이 보장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잉여가치는 그렇게 설명될 수 없다. 자본주의하에서는 원리상으로는 단 1초의 노동에 의해 생산된 가치도 잉여가치율에 의해 분할된다. 시간의 길이에 의해 이 분할을 설명하는 것은 단지 편의를 위한 것일 뿐이며, 이것을 본질적인 것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맑스 자신이 비판한 시니어의 사고방식으로 되돌아감을 의미한다. 오히려 잉여가치는 매순간 추출된다. 그리고 ‘척도’, 혹은 ‘연장’으로서의 시간 개념은 시간을 균일하게 분할함으로써 그것을 넘어서는 창조성을 잉여가치의 신비한 몫으로만 돌린다. 이는 ‘시간에 의한 공간의 절멸’이라고 이해되는 탈근대적 자본주의에서는 훨씬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연장으로 이루어진 시간에서는 창조적 사건이 발견”될 수 없다(p.62).

-이런 관점에서 시간은 단순한 길이와 지속으로서만 정의되기 때문에 그 내적인 논리라는 것은 제거되어 버리고, 시간을 지배하는 논리는 언제나 시간을 초월하여 존재한다. 결국 외연적으로 정의된 시간 개념은 자본주의판 ‘제논의 역설’을 만들어 낸다.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 잡을 수 없는 것처럼 물질적 생산의 창조성은 척도로서의 시간을 넘어설 수 없다. 하지만 이 ‘역설’은 외연적인 시간관을 가능한 한 가장 비현실적인 형태로 그 극단까지 밀고 나간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어떤 진실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즉 “순간만이 존재론적으로 현실적”이고 또한 생산적이라는 것이다(p.58).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필연적으로 “시간의 유물론”, 혹은 “물질의 시간성”이라는 개념에 도달하도록 만든다. 이때 시간은 ‘길이’가 아니며 물질은 시간성에 의해 ‘운동’으로만 이해되어야 한다.

-네그리가 자신의 고유한 ‘시간의 유물론’을 구성하기 위해 발견한 것은 서양 철학 전통에서의 ‘카이로스’라는 시간 개념이다. ‘카이로스’의 관점에서 시간은 화살을 쏘는 것이며 순간으로서의 현재는 바로 이러한 비가역적인 궤적을 그리는 화살촉의 끝이다. 이 화살촉의 끝은 과거와 미래 사이의 불연속적인 순간을 지칭한다. 즉 이러한 시간관에서 미래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과거는 이미 실현된 것과 같이 봄으로써 과거와 미래를 동질적인 것으로 이해할 수 없다. 만일 과거와 미래가 하나의 연속된 흐름이고 현재(순간)는 이 둘 사이의 단순한 가교라면, 이 흐름은 이미 목적이 그 기원에서 정해진 것이거나, 기원에 대한 동어반복, 둘 중에 하나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와 달리 카이로스는 “순간의 목적론”이며 “사건의 텔로스”이다(p.53).

 

 

 

 

-이렇게 이해될 때, 시간은 곧 ‘이전’과 ‘이후’ 사이의 “생산의 측정불가능성”이다(p.74). 이 ‘측정불가능성’은 ‘측정가능성’의 부정으로서의 ‘막연하거나 불확정적인 것’이 아니며, 그런 점에서는 진정으로 측정자체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서의 잉여가치의 존재는 이 순간의 ‘측정불가능성’과 ‘측정가능성’ 모두를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잉여가치는 생산이 반드시 ‘측정가능성’에 종속되었을 때에만 추출될 수 있는 것이지만, 또한 척도로서의 시간을 넘어서는 ‘측정불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생산 자체도 존재하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들, 혹은 다중
-이 단계에서 네그리의 유물론적 목적론은 아직은 충분히 정치적인 것은 아닌데, 왜냐하면 바로 그것을 실천하고 구성하는 주체성으로서의 ‘가난한 사람들’이 이야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그리에 따르면 자본주의, 특히 그것의 탈근대적 단계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바로 유물론적 목적론을 실천하는 ‘전위’이다(*개인적으론 이 대목이 눈길을 끌어서 <혁명의 시간>을 읽어볼 생각을 갖게 되었다. 지난 2004년 모스크바에서부터). ‘가난한 사람들’은 대중의 자생성을 상징하는 것도 아니며, 그들을 ‘전위’라고 부를 때에도 그들이 레닌주의적 당에 부여되는 ‘의식성’을 표상하기 때문도 아니다.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이 전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한나 아렌트가 1943년에 망명자들이야말로 자신들의 인민의 ‘전위’라고 말했던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일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자본주의적 폭력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이 이러한 폭력에 노출된 ‘벌거벗은 삶’이기 때문에 그들이 전위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그들은 전위이기 때문에 이러한 폭력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아렌트가 말했듯이 국가로부터 탈출하는 망명자들이 국민으로서 주권에 종속된 인민들의 전위인 것처럼 ‘가난한 사람들’은 노동자로서 자본주의의 부에 종속된 대중의 전위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위란 공간적인 의미에서의 ‘외부’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의 내부적인 망명자들(국민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했으나 여전히 공간적으로는 그 국가 내부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존재가 증명하는 것처럼, 그리고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망명한 사람이 ‘국가’ 자체의 외부에 도달한 것은 아닌 것처럼 가난한 사람들은 자본주의 내부의 ‘망명자’들이다. 탈근대적 자본주의하에서 빈자는 배제되기는 하지만 “이 배제는 세계의 생산 ‘내부에서’ 일어난다”(p.138).

-네그리가 ‘가난한 사람들’을 혁명적인 주체성으로 제시하는 것은 그들이 ‘곤궁, 무지, 질병’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가난하기 때문에 “완전한 의미에서의 삶정치적 주체”(p.130)이며, 그렇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 이미 죽음을 극복한 사람”(p.135)들이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네그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집합적 실천과 구성의 테크놀로지를 통해 ‘공통적인 것’의 생산에 참여한다. 이들에게 있어서 삶의 가치와 공통적인 것의 부정은 죽음이 아니라 오히려 자본주의이며 자본주의적 폭력이다. 따라서 가난한 사람들이야말로 자본주의와 실질적인 적대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거꾸로 가난하지 않은 사람들이 그러한 '적대관계'를 얘기하는 건 겉멋이거나 자기모순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전위로서 선언하는 것은 정치철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들은 주권 이론의 역사에서는 바로 ‘다중’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가난한 사람들’이 자본주의적 부의 외부와 너머의 주체성을 지칭하는 것처럼, ‘다중’은 근대적 주권의 초월성과 마찬가지의 관계를 가지는 주체성을 지칭한다. 그런데 이러한 주권과 그 이론의 역사에서 네그리가 비판의 초점을 맞추는 것은 홉스나 루소, 혹은 헤겔이 아니라 베버와 슈미트이다. 홉스, 루소, 헤겔은 이미 지나가 버린 주권 역사의 이론가들이다.

-이들과 달리 20세기초의 베버와 슈미트는 모두 국가가 경제적이고 법적인 합리성에 종속됨으로써, 19세기의 자유주의적 사회에 상응하는 헤겔적인 국가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으며, 그런 이유에서 국가 자체가 이제 진정으로 ‘주권의 초월성’의 장소가 될 수 없다는데 생각을 같이 하였다. 이러한 주권의 위기에서 이들이 탈출구로 생각한 것은 바로 ‘정치적인 것의 자율성’이다. ‘정치적인 것’은 경제적인 것, 혹은 법적인 것과 구분되는 고유성을 갖는다. 그리고 이러한 고유성에 근거해서만 순수하게 자율적인 정치적 결정이 가능하다. 즉 정치적 결정의 초월적 근거가 보장되는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경제주의, 즉 자본주의적 합리성에의 종속으로부터의 탈출구를 찾던 동시대의 혁명이론과 실천은 ‘정치적인 것의 자율성’이라는 것을 매우 결정적인 것으로 보았다. 이른바 외부의 의식성, 혹은 자율적인 상부구조는 바로 이 ‘정치적인 것의 자율성’의 다른 이름이다. 레닌주의는 경제의 외부만을 생각하고 주권의 외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였다고 할 수 있으며 결국 경제적인 종속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과제를 주권에의 참여로 돌려놓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위로서의 ‘가난한 사람들’이 자본주의적 부로부터의 탈출의 방향을 지시하며 또한 그것을 구성하듯이, 다중은 주권에의 참여와 “복종으로부터의 탈출, 즉 척도에의 참여로부터의 탈출”(p.195)이라는 방향을 향해 나아간다.

-네그리의 <혁명의 시간>은 생소한 철학적 개념들과 언어로만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현재의 자본주의에 대한 현상적인 기술에 치중했던 <제국>과는 달리 독해와 이해가 쉽지 않은 책이다. 게다가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유물론자의 ‘실어증적 상황’에 빠져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면 문제의 해결은 훨씬 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의 타개가 절실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분명 읽어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06. 0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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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diodeo.com/id=tplus01&movie=000446829&pt_code=01

 

 

 

 

교실에 감시카메라를 강제적으로 설치해야겠다.물론 진보주의자들은 반대하겠지만 지금의 학교폭력은 이미 그 선을 넘어버렸다.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카메라는 쌩쌩히 돌아야겠다.뭐 그래도 카메라가 돌던지 말던지 아랑곳하지 않을 년놈들도 많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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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balmas > 한미 FTA 투쟁 일정

 

찬반 논란 파티 끝, 한미FTA 저지 7월 투쟁 담금질

총파업 찬반 투표, 전국행진 및 현장 토론회 등 10일 본협상 앞두고 봇물

라은영 기자 hallola@jinbo.net

오는 7월 10일 한미FTA 2차 서울 본협상을 앞두고 ‘한미FTA 협상 저지’를 위한 각계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에뿌키라(수유+너머) 연구자들이 '평택'과 '한미FTA'의 화두를 던진 행진에 이어 공무원 노동자들이 ‘단결’과 ‘투쟁’ 두팀으로 전국행진을 시작했다. 현장의 침묵을 깨고 지형을 살리기 위한 현장활동가들의 '실천' 토론의 자리도 마련된다. 본협상 시기에 집중 투쟁과 총파업을 배치하며, 한미FTA 저지 싸움에 노동자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한미FTA 저지 싸움의 국면을 만들기 위한 현장의 담금질이 뜨겁다.

26일 공무원노동조합, 전국행진 시작

그 첫 테입을 끊은 곳은 공무원노동조합. 6월 26일 국토 종단 전국대행진을 시작했다. 2주간 진행되는 이 행진을 통해 공무원노조는 3~4일 경기도청지부, 농촌진흥청지부 투쟁에 집중 결합, 8일 공무원노동자 총력결의대회와 공공노동자결의대회로 투쟁의 여세를 몰 계획이다. 행진 참가자들은 지역 선전전과 투쟁사업장 지지방문, 문화제를 비롯 창원, 광주, 울산, 전주, 청주 등 거점을 확보해 ‘사회 공공성 쟁취, 한미FTA 저지, 노동3권 쟁취 지역별 결의대회’ 등을 진행한다.

공무원노조는 본격적인 대정부 교섭투쟁을 요구하며 △공무원노조 탄압 중단(노조탈퇴 직무명령 철회) △ILO권고안 즉각 이행(노동3권 보장) △국민연금, 공무원 연금 개악 중단 △총액인건비제, 성과시스템 도입 중당 △공직사회 3대 차별(정년, 기능직, 근속 승진 차별 철폐) △행정 시장화 반대 및 사회 공공성 강화 등 6대 요구안을 밝힌 바 있다.

한편 8일 결의대회를 전개할 공공부문노조연대회의(공공연대)는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매일 오전 12시부터 1시까지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한다.

공무원 노조 선전 포스터

노동자 공동투쟁으로 포문을 연다

노동자들의 거리 투쟁의 포문은 농-축협 노동자들이 연다. 오는 28일 서대문 농협 중앙회 앞에서는 ‘농협중앙회 금융지주회사 전환 저지, 지배개입 분쇄, 지역 농축협 구조조조정 저지, 한미FTA반대’ 농협 축협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이 진행된다.

양 노조는 지난 2000년 농협중앙회의 통합중앙회를 출범한 이후, 지역협동조합 합병 폐쇄 등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고, 중앙회의 신용사업 중심의 재편에 대해 문제제기해 왔다.

양 노조는 '한미FTA가 오히려 지역농협에 대한 각종 정부지원 폐지와 감소를 요구하고 있어, 한미FTA가 농민과 농협의 공멸을 초래할 것'을 지적하며 ‘농협중앙회의 지배개입을 분쇄하고 협동조합 노동자들의 생존권 사수’ 등 '한미FTA 저지 투쟁을 힘있게 전개해야 할 것' 등의 공동투쟁을 위한 공감을 형성했다.

임기용 농협노조 정책국장은 “농협노조는 전국 현장 순회를 진행했고, 28일 포문을 여는 투쟁을 시작한다”며 28일 투쟁에 무게를 실었다.

교사, 공무원.. 총력 투쟁을 준비하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차등성과급 폐지 △표준수업시수 법제화 쟁취 △교장선출보직제 쟁취 △학교 학원화 방과후 학교 저지 △사립학교법 개악 저지 등을 요구하며 교육부 후문에서 철야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전교조는 28일 중앙위원 투쟁결의 대회, 29일 강원,울산,전북,충북 교사결의대회, 30일 수도권 교사 결의대회로 여세를 몰아 오는 7월 7일과 8일 중앙 집중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전교조를 포함해 범국민교육연대는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공영형혁신학교와 외국인학교에 대한 규제 완화 정책 등 교육 시장화에 반대하는 운동을 전개해 왔다.

공공연맹, 언론노조... 파업투쟁을 준비한다

공공연맹은 24일, ‘7월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26일부터 가맹노조 쟁위 행위 찬반투표에 돌입, 7월 11일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사회 공공성’ 의제를 던지고 있는 공공연맹은 대정부 협약안을 통해 △공공서비스부문 사회공공성 강화 및 한미FTA 저지 △공공부문 지배구조 민주화 △공공부문 민간위탁 저지 및 비정규직 철폐 △공공서비스부문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7월 3일부터 6일까지 총파업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하겠다는 강고한 입장을 밝힌 언론노조는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한미FTA 2차본협상이 열리는 10일부터 14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미 알려진 바대로 미 무역대표부는 △한국방송광고공사 해체 및 미디어렙 도입 △지상파의 외국산 편성쿼터 및 소유금지 규제 제거 △케이블TV/위성방송의 외국산 편성쿼터 및 소유지분제한 규제 제거 △외국방송 재송신의 더빙금지 및 광고편성금지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해 왔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은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무역장벽보고서’의 요구대로 협상이 진행된다면 방송이 가진 사회공공성은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언론노조는 파업 찬반 투표와 더불어 시사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여론전을 전개 할 계획이다. 언론노조는 산별로 전환하기 전인 1996년 노동법 날치기 통과 때와 1999년 통합방송법 제정을 위해 총파업 투쟁을 전개한 바 있다.

'긴박한 7월 정세, 노동자 계급이 나서야 한다’ 포스터
현장의 침묵을 깨기 위한 활동가 토론회

다양한 토론회와 공청회도 진행된다. 특히 28일과 30일은 ‘토론회’의 날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토론회들이 준비되고 있다.

한미FTA저지 시청각 분야 공대위는 28일 '한미FTA와 방송광고, 위험성을 말하다‘(2시/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대강의실) 교수학술 공대위와 여성대책위는 28일 ’한미FTA와 여성 노동의 변화(2시/여성문화이론연구소)‘ 토론회를 진행한다.

민주노총은 30일 ‘한미FTA와 노동’ 공청회를, 같은 시간에는 ‘한미FTA 저지투쟁을 위한 서울지역 활동가 하루교육’이 서울본부 강당에서 진행된다. 또한 이날 저녁 ‘전국활동가조직 준비모임’에서 주최하는 ‘당면투쟁과제와 활동가들의 실천방안’ 토론회가 개최된다.

전국활동가조직 준비모임은 “노동조합의 투쟁지침이 먹혀들지 않는 상황에서 활동가들은 구체적인 행동 대안을 만들고 실천에 나설 것이 요청되고 있다"고 전제하며 "활동가 토론회에서 지혜를 모으고 결의를 높여 실천에 나서자”며 정책 토론회 개최 취지를 밝혔다.

이어 7월 1일에는 ‘긴박한 7월 정세, 노동자 계급이 나서야 한다’는 모토로 ‘한미FTA저지 활동가 긴급토론회’가 진행된다. 이 토론회는 한미FTA저지정책포럼,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의힘, 공공부문현장활동가연대(준), 평등사회로전진하는활동가연대(준) 등이 공동 주최한다. 주최 단위들은 “노무현정권과 자본에 대한 직접적이고 대중적인 저항으로 한미FTA협상을 실질적으로 파탄내자”며 실천 의제를 분명히 하고 있다.

본격적인 투쟁의 시작, 7/1 영화인 총궐기

7월은 본격적인 거리 투쟁의 시작된다. 정부의 스크린쿼터 영화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이 발효날인 1일, 그간 칸 영화제 원정 시위, 열린시민공원에서 터주대감 격으로 농성을 진행해온 영화인들이 거리에 나선다.

영화제작가협회는 사흘 동안 영화 제작을 전면 중단하고, 영화인들은 거리에서 문화제를 진행한다. 또한 3일에는 그간 진행된 1인 시위 146일을 마무리 하며 모든 1인 시위 참가자 전원이 참가하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안성기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영화인들에게 보낸 호소문을 통해 "7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스크린쿼터를 다시 원위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5일에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평화의 행진이 시작된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하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및 한미 FTA 협상 저지를 위한 285리 평화행진, ‘평화야 걷자’ 행사가 5일부터 8일까지 4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영화인들이 한미FTA 저지 7월 투쟁의 포문을 열었다면 공공연대의 8일 ‘공공노동자 총력결의대회’는 저지 싸움의 분기점을 형성할 것이다. 또한 10일 협상을 앞두고 입국할 미국 협상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천 사업들이 비공식적으로 준비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연맹들의 총투표 결과와 맞물려 12일 범국민대회에 가세하는 형국으로 투쟁이 더욱 규모화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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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xov 2006-06-27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꼽사리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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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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