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의 무정한 세계 - 우리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과학사
정인경 지음 / 돌베개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과학분야의 책을 잘 읽지 못한다. 내 독서가 한쪽으로만 너무 편향되는 것 같아서 일부러 구입해서 읽어보려는 노력을 하지만 항상 그것보다 더 나의 흥미를 잡아채는 책들이 즐비한 환경이다보니 몇장 보다가 덮기 일쑤다.
이 책은 라디오에서 이명현 교수가 소개하는 것을 듣고 읽어보게 되었다. 일단은 그나마 읽기가 수월한 과학사에 대한 내용이고 우리의 시각으로 재구성했다는 점과 매 장마다 도입부에 소설들을 접목시켜 설명한다기에 나도 이정도는 읽을 수 있겠다 싶어서였다.
그렇게 펼쳐 본 첫 장부터 나는 이 책에 매료되었다. 과학은 왜 어려운가? 한마디로 과학은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그렇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과학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식민지배를 받았다. 우리의 역사, 문화, 정서는 고려되지 않은 채 과학은 폭력적으로 이식되고 무조건적으로 주입되었으며 우리는 과학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수단과 도구가 되어버렸다.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새삼 느꼈다. 우리가 왜 뉴턴과 다윈을 알아야 하는가? 공부하면서 단 한번도 그런 질문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우리의 삶에 과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의 관점에서 서양의 과학을 배우려는 노력이 없었기에 과학이 남의 얘기처럼 낯설었던 것이다. 물론 과학은 보편적이고 가치중립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에게 전해진 서양의 과학기술에서 가치중립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 책을 읽을때의 단 하나의 부작용은 자주 화가난다는 점이다. 일제시대의 역사를 배울때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하다.
그래도 철저히 우리의 시각에서 과학사를 고찰하는 경험은 무척 유익했다.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며 우리는 왜 세계의 불평등에 분노하지 않는가! 를 외친다. 우리는 서양 근대과학의 생산과정에서 소외되고, 제국주의 국가들의 산업화와 근대화에 희생되었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런 우리가 세계의 불평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어떻게 하면 불평등을 극복할 것인지를 모색하며, 새로운 지식생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뉴턴과 다윈, 에디슨과 아인슈타인을 공부하면서 과학의 주요 이론들이 정리되기도 하고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도 알게 되었다. 그보다 더 큰 수확은 과학책도 단순히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읽기보다는 과학이 우리 삶에 던져주는 문제의식을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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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5-21 0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두 오로라님 말씀처럼 과학분야를 잘 읽지 못해서 늘 관심만 갖는거 같아요 지난번 서점에서 이 책을 펼쳐봤는데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는데 오로라님 글 읽으니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