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나오자마자 구입했다. 그즈음 유가족들은 이제 좀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는 비난을 듣기도 할 때였는데, 안타까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보태기 위해서 책을 구입한 것이다.그런데 읽을 수가 없었다. 책장을 펼치기가 두려웠다. 그들의 아픈 사연을 편하게 앉아서 읽기가 어려웠다.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같은 나이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도 이러할진대, 유가족의 마음은 어떠하랴..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들을 비난하진 못할것인데 신문기사에선 그들은 나날이 잊혀져가고 비난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잔인한 달 4월은 돌아오고, 나는 의식처럼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렵게 책장을 펼쳤다. 그리고 그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기가 너무 힘이 들었다. 얼마전 박민규 작가가 쓴 칼럼을 읽었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이 정말 대단하다고, 너희들은 정말 훌륭한 부모를 두었다고 썼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말을 실감한다. 평범하지만 건강한 가족. 그 가족이 평범하지만 진짜 건강한 아이들을 길러냈다. 괴물같은 시대에 보석같이 빛나는 아이들을. 그 아이들을 잃었다는게 너무 슬프다. 너무 큰 손실이다. 이제 그만 하라고, 유가족들 때문에 경제가 발전하지 못하는거 아니냐고 질타하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제발 읽어보시라고. 이 사람들의 얘길 들어도 그런 소리가 나오시겠냐고.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이냐고. 때론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아직까지 포기하지 않고 애쓰신 유가족 분들에게 너무 고맙고 함께 힘을 보태지 못함에 너무 미안해진다. 나도 그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함께 공감하고 같이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