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눕 - 상대를 꿰뚫어보는 힘
샘 고슬링 지음, 김선아 옮김, 황상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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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눕: 상대를 꿰뚫어보는 힘 (Snoop: What Your Stuff Says About You)

샘 고슬링 Sam Gosling 지음
/ 황상민 감수 / 김선아 옮김

한국경제신문 (2010 / 2008) 

 


*스눕 Snoop: 본래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다'라는 뜻의 동사이자 명사로
탐정이나 스파이를 비롯해 그러한 행위를 하는 모든 이를 스누퍼라 부른다.

성공적인 스누퍼가 된다는 것은 세련되고 정통한 관찰 대상자인
‘스누피(Snoopee)’가 되는 법을 알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intro 중에서)


이 책은 텍사스 대학 심리학 교수, 샘 고슬링Sam Gosling이 펴낸 책으로
타인에 대한 욕구와 호기심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타인이 바라보는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도중에 자신의 방의 구조는 물론이고 물건들의 배치 상태와
소지품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을 안 해 보는 사람은 없을 거라 단언한다.

또한, 자신의 MP3 리스트를 비롯해 친구 또는 지인들의 리스트에 대해서,
말하자면 특정한 장르의 음악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 둘씩 떠오르며, 상대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장소나 소지품만으로 그 내면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특히 자신의 방에 남긴 자취를 크게 3가지로 나눠, 자기정체성, 감정 조절,
행동 양식이라 부른다. 먼저, 벽에 걸어놓은 포스터, 상장 또는 사진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조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방에 장식해둔 사진이나 기념품을 비롯해 CD컬렉션이나 책 등은  
감정 조절 장치의 역할을 한다. 또, 어젯밤 먹다 남긴 커피 같은 물리적 흔적은  
행동양식의 잔여물로 그 사람의 특성과 가치, 목표 등에 대한 많은 단서를 제공한다.

이렇듯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바는 우리의 성격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들과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벽에 포스터를 걸 때나
커피 컵을 휴지통에 버릴 때, 아이튠에서 음악을 다운로드 할 때
우리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단서를 남기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특성과 가치관, 목표와 자아정체성을 남들이 보고  
(어쩌면)판단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p. 366)

또한 저자는 어떤 이의 소지품이나 그가 남긴 흔적을 비롯해
<존슨의 성격유형 /2007>을 참고하면 그 사람의 성격까지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현대인의 5대 성격 유형(앞 자를 따서 O.C.E.A.N으로 불림)과 그 대표적 인물
개방성(Openness) 레오나르도 다 빈치 (창조적이고 상상력이 풍부. 호기심이 많고
사색을 좋아함)

성실성(Conscientiousness) 로보캅 (빈틈없고 믿음직스럽고 목표 중심적이고
계획성이 뛰어남)

외향성(Extroversions) 알렉스 폴리(영화 '비버리 힐스 캅'의 등장 인물)
(수다스럽고 외향적. 자기주장이 강함)

동조성(Agreeableness) 프레드 로저 (남을 잘 돕고, 동정심이 많고 친절.
사려가 깊고 협조적)

신경성(Neuroticism) 우디 앨런 (불안해하고 쉽게 동요하거나 우울해하며,
걱정이 많고 침울함)

그러나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항은, 한 장소나 제한적인 단서에 근거한 추론만으로
어떤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사실(p. 302)이다.
즉, 어떤 사람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다른 정황들을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그 사람의 성격적 특성 중 어떤 특정한 부분을
알고 싶은 지에 따라 어느 곳을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지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p. 304) 

저자가 말하는 이 책의 집필 목적 중 하나는 자신이 스누폴로지(Snoopology)라 
이름 붙인 이 특별한 종류의 관음증을 통해 알아낸 사실을 함께 나누고,
어떻게 하면 스누퍼가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사소한 물건들을 해석해 그 주인의 성격을 파악하는 방법을 배우고,
가식적으로 꾸며진 메시지들을 구별해내는 방법과,
특정 단서들과 그것들의 의미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우는 것이다. 즉, 모든 물건들이 상징하는 바를 동일선상에 놓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올바른 통찰을 가로막는 5가지 함정.

1. 첫인상은 강력한 최면이다.
2. 엉뚱한 단서에서 의미를 유추한다.
3. 상관없는 단서를 활용한다.
4. 틈새에 맹점이 있다.
5. 아는 만큼만 보인다.

타인의 성격이나 성향에 대한 접근은 언제나 많은 이들로부터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큰 관심을 받는다. 그래서인지 아마존만 보더라도 이 책에 대한 많은 이들의 리뷰는
극과 극이다. 아무래도 관심이 크다 보니 사람들의 실망도 커질 확률이 높지 않았겠나 싶다.
부정적인 리뷰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사항은 저자가 결론을 도출해낸 사례 집단의
대다수가 대학생 또는 교직원이라는 점으로 너무 특정 연령대와 계층에 국한된다는
지적이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또한 책의 내용이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는 이야기도 곳곳에서 눈에 띄는데,
자신이 즐겨 듣는 노래나 영화, 또는 방에 걸어둔 포스터는 당연히 그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을 표현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마틴 루터 킹이나 체 게바라를 존경하지도
않으면서 그들의 포스터를 굳이 방에 걸어두지는 않을 거라는 말이다.
아니 그렇다면 여러 유명 인사들이 앞다퉈 추천사를 써준 이 책은 유명인사들만
환영하는 책이란 말인가? 

내 생각에는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일 수도 있을 주제에서 이야기가 시작됐을지는 모르나
저자가 든 여러 사례에서 보여지는 예외적 사항을 고려함과 동시에,  
고의적인 거짓이 아니라 긍정적인 측면에서 '타인에게 내가 이러이러한 사람으로
보여지면 좋겠다'라고 희망할 때 이 책에서 배운 바를 역이용해보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읽으면 좋을 듯 하다.


p.s. 그나저나 각국의 표지가 어쩜 이리도 다른지. 대체로 열쇠구멍으로 들여다보는
이미지를 통해 타인을 엿보는 행위를 나타내고자 한 것 같은데, 이와 달리
돋보기를 들여다보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표지나 살짝 열린 문 틈이 그려진
영국 표지도 색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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