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버리기 연습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생각 버리기 연습

코이케 류노스케 (小池 龍之介) 지음

21세기 북스 (2010)



버스 안에 스님 한 분께서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유리창에 살며시 기대어 계시다.

바다 건너에서 온 이 스님의 열풍이 거세다.

나 또한 이 책이 읽고 싶었다. 제목 때문이었다.

버리고 싶은 것은 참으로 많은데 늘 그렇듯 주저하고 머뭇거리기만 하다가

어느새 사념(邪念)과 사념(思念)이 겹겹이 쌓여 그 아래에 짓눌린 채

'번뇌형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지던 순간이 불쑥 불쑥 찾아와서였을까?




인간은 생각하기 때문에 무지(無知)하게 된다.

파스칼은 인간이 사고하는 능력을 가졌기에 위대하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불행해졌다.

이 책의 저자이자 쓰키요미지 코이케 류노스케 주지스님이 우리에게 묻는다.

생각이 정말로 그렇게 좋기만 한 것이냐고.

현대인들이 지나치게 생각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고

불안해하고, 망설이게 되는 게 아니겠냐고 말이다.

때로는 '병'이 되기도 하는 인간의 '생각'에 대해

스님은 그 생각을 버리라 말씀하며 그 실천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하신다.


우리 마음은 새로운 자극을 얻기 위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몰고 가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사고병(思考病), 즉 ‘생각병’이다.

생각병에 걸리면, 조금씩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지하게 되고,

둔해진다. 따라서 늘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조심하면, 마음속에서

헛된 생각들을 계속 중얼거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p. 23)



쓸데없는 생각을 깨닫는 힘을 불교에서는 염력(念力)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 책은 우리 마음속에 자리한 수많은 그 잡념을 줄이고 또 버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들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신다.

물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생각을 멈추고 감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라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기 위해서 
 

불교에서 권하는 대처 방법은 억압과 발산이라는 길이 아닌 제3의 길,

즉 ‘응시’이다. 이때 우리가 응시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이다.

만일 화가 치민다고 생각되면, 이 "화가 치민다"를 따옴표로 묶어버린다.

그 다음 '나는 "화가 치민다"고 생각한다, 나는 "화가 치민다"고 생각한다···'라고

되풀이 하며 마음속으로 외우다시피 한다.

그러다 보면 지금 화가 치민다는 것은 단순한 생각일 뿐이고,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일 뿐이라고 인식할 수 있게 된다. (p. 46)



'생각 버리기'라…아무리 되뇌어봐도 참으로 명쾌하게 느껴지는 말이다.

그러나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명답은 왜 그리 실천으로 옮기기가 어려운 건지…

스님의 말씀대로 생각을 멈추고, 오감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또 염력을 길러

비 오는 소리나 물 떨어지는 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에도 흥미를 느끼던

옛 선조들처럼 감각적으로 멋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법정 스님의 잠언집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에 보면

연잎의 지혜라는 글이 있다.



연잎에 빗방울이 고이면 그 잎은 물방울로 인해 일렁이다가

어느 만큼 물이 고인 뒤에는 미련 없이 그것을 쏟아 버리는 모습을 보신

법정 스님께서는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리는구나'하며 그 지혜에 감탄하셨다.



연잎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알고,

넘친 부분은 미련 없이 쏟아버릴 줄을 아는데

끝끝내 잎이 찢겨나가고 줄기가 꺾여나갈 때까지도

욕심과 사념을 버릴 줄 모르는 건 대체 왜란 말인가...

우리를, 나를 지배하는 쓸데없는 생각,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을

내 안에서 밀어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읽으면 좋을 책이다.

솔직히 말하면 바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번뇌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나의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었음에 만족한다.

노력은 물론 이제부터다. 쉽지는 않겠지만.

참, 불교용어가 어려워서 그런지 스님이 실천방안으로 이야기하고 계시는 것들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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