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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만만한 인생은 없다 - 당신이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한 50가지 이유
찰스 J. 사이키스 지음, 문수경 옮김 / 더난출판사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세상에 만만한 인생은 없다 50 Rules Kids Won't Learn in School
찰스 J. 사이키스 지음
더난출판 (2010 / 2007)
부모의 과잉보호라는 버블랩(bubble-wrap, 충격 완화 에어),
이른바 ‘뽁뽁이’에 감싸여
성장한 사람에게는 인생의 불공평한 일들에 대처할 능력이 없다.
이 책은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신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유약한 아이들/젊은이들,
그리고 그들을 그리 만든 집단과 사회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혹여 상처라도 입을까 안절부절못하는 부모와 학교의
지나친 관심과 근심으로 인해 인생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기도 전에
어느새 몸집만 어른이 되어버린 이들.
그들은 결국 부모의 품을 벗어나 세상 밖에서 난생 처음으로 맛 본
실패와 좌절 앞에 우울증세를 보인다거나 여러 심리적 문제와 장애를 겪고 만다.
대체 무엇이 그들을 진짜 '인생'으로부터 격리시켜버렸나?
저자, 찰스 사이키스는 말한다.
과잉보호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에
두 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어떻게? 부모들은 더 이상 자식이 원하는 물건을 두 팔 가득 안겨줄 것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아이가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또, 미국의 공교육 시스템은 술래잡기나 피구와 같은 운동을 폭력적이고,
탈락자라는 '낙오자'를 만들어낸다며 금지시킨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미국 학교에서 금지시킨 것이 비단 피구뿐만이 아니다.
술래잡기, 의자 뺏기 놀이, 그네, 회전목마, 시소, 심지어 운동장에서 뛰는 것 조차도
'체육교육의 수치'라고 불리며 실제로 금지되기도 했단다.
컴퓨터 게임이나 비디오게임, 하다 못해 영화는 물론이고 애니메이션조차도
그것보다 위험하고 자극적인 것들이 훨씬 더 많은데 말이다.
저자 스스로가 말하듯,이 책에서 그가 비판하는 부류는 크게 셋으로
부모들과 공교육 시스템, 그리고 어리석고 헛물만 켜는 대중문화다.
즉, 아이들을 잘못 길러낸 부모와 가정은 물론이고,
그릇된 문화를 만들어낸 이 사회와 제 역할과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는
교육시스템이 모두 함께 비난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의 젊은이들이 하루 평균 8.6번씩 내뱉는 말이
무엇인 줄 아는가?
바로 ‘불공평해’라고 한다.
그런데 대체 무엇이 그렇게 불공평하다는 말인가?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지 못했다고 해서
삶이 불공평하다' 라고 말할 수는 없는 거라고.
전 세계적으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이 엄연한 사실,
또 치명적인 병에 걸려 죽기를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는
이런 엄청난 사실이 진짜 '불공평한 것'이지
멋지게 차려 입고 놀러 다니지 못하는 건 불공평한 게 아니라고 말이다.
젊은이들이 쉽게 뱉어내는 불만과 투정 또 자기합리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과연 우리는 진짜로 '불공평한'것들을 두고 '불공평하다'고 말해왔는가?
이 책의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책임'이다.
말로만 '내 인생이야'라고 외치는 이가 아니라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다.
진정한 어른으로 세상에 자리매김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책임이 아닐까 싶다.
시대는 점점 발달해져 가는데 이와 달리 그 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은
유례 없이 나약하다.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는 왜 그릇된 것을 가르치고
진짜 인생을 보여주지 않는가?
대체 언제까지 젊은이들을 그저 무능하고,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집단으로 길러낼 것인가?
유약하고 저만 안다고 비난해봤자, 이미 늦었고 비난을 받아야 할
이도 너무 많아 문제다.
달콤하게 왜곡시킨 가짜 혹은 가상의 현실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진짜 세상을 제대로 인식시키고
그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함께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또, 실패를 오직 실패로만 보지 않는 자세도 역시 중요하다.
흔히 말하듯, 정말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어줄지 어떨지는
나 역시 모르지만, 실패 역시 성공만큼이나 배울 것이 많다는 점은
맞는 것 같다.
이 책과 비슷한 이야기를 담은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의
저자 티나 실리그 역시 실패를 오직 실패로만 보지 않았다.
세상은 절대로 만만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당연히 실패 할 수 있다.
아니, 그렇기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은 걸 게다.
다만 아쉬운 점은 10개 가량의 원칙에서 출발했던 것이 50개로 늘어나면서
중복이 된다거나 다른 것들과 잘 어우러지지 않는 것들이
몇 가지 눈에 띄었던 점이고 몇 군데에서는 가독성이 떨어지는
번역문이 있었다는 점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역사상 가장 애지중지하게 길러졌고
응석받이로 자란 세대다.
자기 멋대로 굴면서 응석이나 부리고 버릇없게 굴었다.
경제대공황을 극복할 필요도, 세계대전에서 이길 필요도 없던 베이비붐 세대는
실망감과 불충분한 점을 모두 부모 탓으로 돌렸다.
이들은 부모세대에 반항했을 뿐 아니라
‘지독한 양육’이란 개념을 성장산업으로 바꿔놓았고,
상호의존 관계에 관한 이론을 세웠으며,
삶에서 겪는 많은 증상들을 열 살짜리가 조랑말이나 배우 포스터를 갖지 못하면
겪을 행동양식, 장애, 정신질병으로 바꿔놓았다. (p. 101)
오늘날 버블랩 세대는 옳고 그름의 차이를 배우지 못했다.
개인적 판단을 금하는 사상이 신성한 원칙이 됐기 때문이다.
윤리는 가르쳐줘서 아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 됐다.
파란색 대신 빨간색 스웨터를 골라 입듯, 도덕적 선택을
개인적 취향의 문제로 취급했다.
옳거나 틀린 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어떤 이의 선택이 다른 이의 선택보다
낫다고 말하지 못한다.
개인의 판단에 맡기자는 생각은 편리하고 쉽지만 도덕적이진 않다.
단지 합리화시키기 좋을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합리화의 달인들이다. (pp. 13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