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 - 그림 속 세상으로 뛰어든 화가 내 손안의 미술관 2
토마스 다비트 지음, 노성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존 몰리뉴가 쓴 렘브란트를 읽고 그닥 흡족하지 않아 또 주문했다. 이 책을 주문하면서 저자가 렘브란트 그림에 초점을 맞추어 그림을 읽어주길 원했다. 사실 19세기 인전의 회화들은 성서를 모르면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감상의 즐거움도 반감된다. 고로 나 같은 사람들이 즐기기 쉽지 않단 말이다. 이미지 과잉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에 이야기 없는 이미지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감탄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렘브란트의 그림 읽어주는 이야기를 찾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존 몰리뉴의 서술방식과 비슷하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사회상을 한 챕터로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사회 컨텍스트 관점에서 기술한다. 존 몰리뉴가 당시 암스테르담을 기점으로 피어난 자본주의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보이는 반면에 이 책의 저자 토마스 다비트는 자본주의의 번성이 가져다준 부작용에 대해 언급한다. 소비가 정점에 이르면 퇴폐와 퇴락이 손을 잡는 건 인간사회의 본성이 아닌가. 렘브란트의 파란만장한 삶은 한 세기의 사회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저자는 화가가 갖는 상상력에 많은 이야기를 한다. 회화가 시각예술이니까 글을 쓰는 것 보다는 상상력을 덜 필요할 거란 어리석은 생각을, 지금까지 해왔다. 첫 챕터에서 <벨살사 왕의 연회>를 읽다보면 머리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재현하는 일은 타고나지 않으면 정말 힘든 일이란 생각이 든다. 렘브란트가 태어나기 전 화가인 카렐 반 만데르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팔, 다리, 머리, 몸뚱이를 훔쳐라. 화가는 남몰래 남의 것을 훔치는 직업이라네. 존경받는 화가는 밝은 눈을 가져야 한다네. 남의 재능을 깡그리 털어놓고 가마솥에 휘휘 저어서 맛깔스런 잡탕을 끓여내야 한다네."

비단 그림만이 아니라 모든 창작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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