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그닥 열정적인 엄마는 아니다.
아침도 잘 안챙겨주고, 저녁에 와도 밥챙겨먹고 나면 끝.
아빠보다 늦게 들어오기 일쑤이고,
집안일보다 회사 일이 먼저인, 엄마로서는 참으로 불량이다.
딸이 옆에와서 종알거리는 걸 잘 안받아준다고, 중2인 내가 사춘기가 아니라 엄마가 사십몇춘기라고 딸에게 놀림을 받기도 한다.

딸이 어제 2박3일 수련회를 갔다.
저녁시간이 펑펑남고 너무 허전하다.
집안이 텅빈 것 같다.
할 일이 하나도 없다.

부재는 이렇게 큰 것이다......

작년에 나가 아직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아니 기다릴 수 조차 없는 부모들 앞에서 이렇게 내 자식 타령하는 사람이라는 게 진심으로 죄송스럽다.
이율배반적이게도 나는 그들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한만큼, 내 새끼가 더 보고 싶다.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잔소리만 늘어놓겠지만, 떨어져 있는 지금은 우리 딸이 참 보고 싶다.
내일까지가 참 길다.

이런 복잡한 마음인 내가 참 밉상이다.

<사진은 내 핸폰에 나도 모르게 찍혀있는 녀석의 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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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as 2015-04-09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월호는 배 이름마저 잔인하네요. 시즌이 그래선지 요즘 마음도 무겁고....

보물선 2015-04-09 20:52   좋아요 0 | URL
한국사람들에게 4월은 너무 잔인하네요...

수이 2015-04-09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이라도 떨어져있지를 못하겠어요_ 흔적이 아직 너무 깊습니다. 내내 깊을 그들 생각에 이기적인 제 모습이 죄스럽구요.

보물선 2015-04-09 21:04   좋아요 0 | URL
저만 이런게 아니라는 위로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실 2015-04-09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풋풋해라~~~~ 이쁜 중2 숙녀네요^^
벌써 1년이나 지났다니 ㅜㅜ

보물선 2015-04-09 21:05   좋아요 0 | URL
아직 하는 짓도 애기같아요.

세실 2015-04-09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울 고딩 새내기는 모의고사 봤다고 일찍 와서는 놀러나가서 함흥차사. 엄마만 중간고사 걱정합니다. 자식이....ㅎ

보물선 2015-04-09 21:54   좋아요 0 | URL
하루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