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그닥 열정적인 엄마는 아니다.
아침도 잘 안챙겨주고, 저녁에 와도 밥챙겨먹고 나면 끝.
아빠보다 늦게 들어오기 일쑤이고,
집안일보다 회사 일이 먼저인, 엄마로서는 참으로 불량이다.
딸이 옆에와서 종알거리는 걸 잘 안받아준다고, 중2인 내가 사춘기가 아니라 엄마가 사십몇춘기라고 딸에게 놀림을 받기도 한다.
딸이 어제 2박3일 수련회를 갔다.
저녁시간이 펑펑남고 너무 허전하다.
집안이 텅빈 것 같다.
할 일이 하나도 없다.
부재는 이렇게 큰 것이다......
작년에 나가 아직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아니 기다릴 수 조차 없는 부모들 앞에서 이렇게 내 자식 타령하는 사람이라는 게 진심으로 죄송스럽다.
이율배반적이게도 나는 그들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한만큼, 내 새끼가 더 보고 싶다.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잔소리만 늘어놓겠지만, 떨어져 있는 지금은 우리 딸이 참 보고 싶다.
내일까지가 참 길다.
이런 복잡한 마음인 내가 참 밉상이다.
<사진은 내 핸폰에 나도 모르게 찍혀있는 녀석의 셀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