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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존 캐리루 지음, 박아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4월
평점 :
테라노스와 엘리자베스 홈스의 유명세와 몰락에 대한 충격적인 소식을 들은 바 있어 자세한 내막이 궁금하였는데 이를 파헤친 월 스트리트 기자의 책이 나와 무척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어쩐지 우리나라의 황우석 박사 사건와 유사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실상은 더 처참한 내용이었는데, 거의 맨 처음부터 관련기술이 전혀 없이 사기로 일관된 사건이었다.
사건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홈스의 개인적인 카리스마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 능력은 무척 뛰어난 것 같다. 아마 생물학, 의학 분야가 아니라 IT분야에서 일하였거나 머리도 뛰어난 인물이니 개인적인 학업을 마치고 교수가 되었다면 이 책에서 언급된 것 처럼 아래사람을 혹사시키면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즉, 그녀의 몰락은 무엇보다 기본적인 실력없이 탐욕으로 가득차서 일을 너무 크게 벌인 것 때문으로 생각되는데, 이에 대한 상당한 책임은 테라노스의 2인자였고 그녀와 연인관계이니도 했던 서니라는 인물로 인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 인물은 테라노스 이전 합류했던 다른 벤처회사가 대박이 나 상당한 부를 얻어 더욱 안하무인으로 행동하고 테라노스의 의학쪽 일도 매우 우숩게 생각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어처구니 없었던 것은 테라노스의 이사회 또는 자문단 속하였던 인물의 행태이다. CEO를 견제하고 회사 경영이 바른 길로 가고 있는 지 꾸준히 확인하여야할 책임을 게을리하고 자신들의 엘리자베스에 대한 첫인상만을 믿으면서 이 회사에 대한 다른 직원들의 고발을 무시하던 모습을 보며 무척 분노하게 되었는데, 이 들 중 상당 수의 인물들이 미국의 국방이나 외교를 지휘하였던 것을 생각하면, 자신들의 선입견만을 고집하며 지난세월 다른 나라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었을 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온 인물 중 눈에 띄는 인물은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다. 자신이 테라노스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투자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게 될 지 모를 월 스트리트 저널 기사에 대한 어떠한 압력도 행사하지 않은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다.
이 사건과 관련된 HBO의 다큐멘터리도 유튜브에서 볼 수 있고 앞으로 빅 쇼트의 아담 맥케이 감독이 제니퍼 로렌스를 주연으로 영화를 만든다고 하니 꼭 보고 싶다. 이 엘리자베스라는 인물이 궁금하여 페이스북에서 찾아보니 최근까지 자신은 정당하고 곧 좋은 소식을 발표할 것이라는 등의 글을 올리는 것을 보고 소름이 끼쳤는데, 그녀의 사기 행각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보고 고통받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다른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자신만 생각하는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의 결과가 어떻게 될 지 무척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