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의 위엄 - 상 민들레 왕조 연대기 1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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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동물원으로 세계독잗르을 놀라게한 켄 리우의 신작이라 이마 도저히 놓칠 수 없는 상황이 되는데 더욱이 그 책이 초한지를 SF화한 작품이라 엄청나게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일단 1부의 1권을 읽은 후의 소감은 SF분위기는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초한지 원작과 차이가 많지 않아 비행기나 전투함 등이 등장하지만 미래이야기라는 느낌은 들지 않고, 화성의 존 카터 같은 판타지 비슷한 작품이 된 것 같다. 아무래도 초한지를 읽어본 기억이 남아있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이 인물이 초한지의 어떤 인물에 해당되는 지 생각하면서 읽게 되는데, 이 점은 책 읽는 잼를 깎아 먹는 듯한 느낌이 든다. 초한지의 이야기를 완전히 기억하고 있지 못하지만, 이 책의 스토리가 초한지와 다른 부분도 어느 정도는 있는 것 같다. 내 생각으로 우미인으로 생각했던 인물이 삼국지의 초선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면서 뒤통수를 얻어맞는 경우도 있었는데, 어쩐지 마블코믹스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조합하여 마블 시네마유니버스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등장인물들 중 주인공 유방과 항우에 해당되는 쿠니 가루와 마타 진두는 초한지의 인물들보다 더욱 매력적이다. 쿠니 가루의 경우 유방의 장점은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젊고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더욱 훌륭하게 나타난다. 마타 진두는 항우보다 더욱 당당한 전사로 그려지면서 어느 정도는 남의 이야기를 듣는 (주로 쿠니 가루의 이야기이지만) 모습도 보여 항우보다 약점이 적어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의 초반이지만 두 사람의 마음이 잘 맞아 이 시리즈에서는 원작과 다른 결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기대도 생긴다. 이들과 함꼐 매력적으로 나오는 인물은 쿠니 가루의 아내 지아 마티자이다. 한량에 그칠 수 있는 쿠니 가루가 큰 인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를 믿어주고 자신감을 심어준 현명한 여인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분명히 초한지와는 다른 설정인 것 같다.

 

젓가락을 쓰고 이야기의 배경도 그리 넓지 않고 중국을 그대로 연상시키는 점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위록지마같은 고사성어 이야기도 거의 그대로 사용되는데, 이런 부분은 과감히 변경하여 스페이스 오페라로 바꿨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을 보면 내 자신이 너무 헐리우드 영화나 서구소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더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려면 꼭 필요한 선택이었을 것 같고 아쉬운 점이다. 일단 원작보다 매력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니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되며, 특히 장량이나 한신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보고 싶다. 쿠니 가루가 자신의 심벌로 생각하는 민들레가 결국 앞으로 건설될 나라의 가치관을 의미하게 될 것 같은데, 두 영웅의 대결말고도 수많은 민중들의 생각과 도 잘 살려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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