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花樣年華) - [할인행사]
왕가위 감독, 양조위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때... 장만옥, 양조위 주연 '화양연화'

문득 대학시절 보았던 '첨밀밀'이 보고싶어졌다. 어렴풋한 기억의 틈에서 장만옥과 여명의 애틋한 사랑이 아물거린다. 절제된 언어와 묘한 매력의 눈빛. 중독이라도 된듯 난 '화양연화'를 연이어 보고 말았다. 어둡고 붉은 빛이 맴돈다. 그리 밉지 않은 비가 종종 내린다. 어느 순간 난 그들의 사랑을 인정하기에 이른다.

사랑은 또 그 희망은 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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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ggui 2004-04-05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첨밀밀의 그 좁아터진 침대, 그리고 화양연화의 밀실에서 떠먹던 국수...
기억납니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을 적셔주었던 뚱땅거리던 음악도...

panggui 2004-04-05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코멘트 적자 마자 할인 쿠폰이 당첨되었습니다.
냉열사님 서재 구경하다 여흔님에게 오게 되었는데 이런 행운을...
그냥 웃음이 실실 나옵니다. 번개해서 두 분한테 한 턱 쏴야 되는거 아닌지...

김여흔 2004-04-06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첨밀밀을 기억하시는군요, 에고 이렇게 반가울 때가 ...
제 서재에서도 행운을 얻고 가시는 분이 계시다니, 그게 또 제 행운이네요.

비로그인 2004-04-23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화양연화..,,, 첫사랑과 보았던 영화네요... 조용하지만.... 큰 생각을 주는 영화죠.

김여흔 2004-04-24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사랑과 보셨다구요. 좋으셨겠어요. ^^
하늘이님, 처음 인사드려요, 반갑고 감사드려요.
 
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
한젬마 지음 / 명진출판사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어릴적 미술시간... 스케치북, 크레파스, 그림물감 소위 예술이라는 것, 그 중에서도 화가와 그들이 영접하는 도구들... 내게 그 것들은 동경의 대상으로도 가당치 않았다. 적어도 문화의 해택이 더딘 시골에서 나고 자란 나에겐 그랬다. 학창시절의 미술선생님에게도 부모님에게도 또 그 누구에게도 그림에 대한 재능을 칭찬 받지 못했을 뿐더러, 예술가들은 모두 나와는 다른 세계에 모여 사는 거 마냥 믿고 있었다.

그러던 나에게 어느때부터인가 빈센트가, 모네가, 폴 세잔느가, 에드가 드가가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들이 눈으로 보고 느낀 세상을 담아낸 화폭을... 그래 나도 보아야 한다. 느껴야 한다. ...하지만 그건 바램일 뿐이었다. 나는 왜 알 수 없는가. 왜 난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없는가......

화가의 그림을 읽으려면 화가만큼의 지식과 예술적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는 만큼 보일 거라고. 그래야만 온 열정을 그림에 담아낸 화가에 대한 예의인 거라고...

하지만 그 것이 어리석은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한젬마'를 통해 알았다. 한젬마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그림에 대한 쉬운 접근법을 곰살맞게 안내한다.

책방에서 기적처럼 아니 필연처럼 손이 갔던 <그림 읽어주는 여자>. 두 번째 책 <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를 구입하곤 너무 신이 나서 집에 가는 버스에서 읽으며 하루 종일 마냥 행복했었다.

시, 소설, 수필 속에서 작가와 교감하듯이 그림도 보고 싶은 이가 먼저다가가 말을 걸어보면 되는 거였다. 모두가 비슷한 사람이 만들어 가는 세상인 것을... 먼저 다가가 화가의 숨결을 느껴보자.

...그러면 그림은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걸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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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zang 2004-04-11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읽어주는 여자>는 읽어봤는데 이 책은 아직입니다. 그림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라도 있나요? 전, 그림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해석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님은 즐겁고 마냥 행복하게 읽으셨다니...부럽습니다.
 


이해인님의 <꽃삽>,
내겐 무척이나 애착이 가는 글모음이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샘터>에 연재되었던 글로 기억되는데,

아마도 93-95년쯤이었다.

그 무렵 난,
'어떻게 살아야 하지', '무얼해야 할까'에 대한
답을 찾아 헤메고 있었다.

지루하고 남루한 일상은 켜켜히 쌓여
스스로에게 호된 질책으로 자학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어쨌든 때늦은 사춘기 같은,
그런 정체성의 혼돈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끝내 난 외부와의 단절이라는 처방을 내리고는
자폐증 환자인냥 고개를 한껏 접고
홀로 고행이라 했다.

친구와 이웃의 부름을 애써 외면하거나 거부하면서
철저히 혼자가 되었다.

그렇게 1년여를 보냈다.

뚜렷한 방향이 설정되었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한결 가벼워진 건 확실했다.
정말 오랫만에 이웃을 향해 웃음을 보일 수 있어 기뻤고,
더 이상 웅크릴 필요도 없었다.

그때에 나를 옳곧게 만들어준 것이
<꽃삽>이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이해인 수녀님을 경외하게 된 것이.
물론 이해인님을 모르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그때만 해도 난 종교적 색채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
그리 호의적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해인,
그녀의 글은 수수하고 평온한 아이와 같다.
그녀의 언어는 맑고 잔잔하다.

그런 그녀에게서,
어지럽고 헝클어진 내 마음이 걸러지는 건 당연한 이치였나보다.

이제서야,
감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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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2-26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이해인 수녀님의 책은 나오자마자 베스트 셀러 대열에 들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 분의 신간은 둘째 치고 근황조차 모르겠네요. 수녀님 스스로 거리를 두고 계시는 건지, 아님 우리들이 외면을 하는 것인지....여하튼 저도 오랫만에 그 분의 글을 꺼내 읽어 볼랍니다~ ㅋ

김여흔 2004-02-27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삽> 이후 <사랑할땐 별이되고>,<고운 새는 어디 숨었을까>,<향기로 마을 거는 꽃처럼> 등의 산문집과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사계절의 기도> 등 시집 그리고 영역서, 번역서 등 꾸준한 작품활동을 하고 계시네요. 또 강의, 독서, 바다가 보이는 수녀원에서의 기도로 하루 하루 보내고 계신다고 해요.

비로그인 2004-02-27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제가 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외면했었던 거였군요.....이런~ ^^
알려 주셔서 감사하구요. 수녀님의 산문집 중 한 권을 골라 먼저 읽어 봐야 겠네요.
 



Sarah Brightman - Scarborough Fair

 

Are you going to Scarborough Fair

Parsley,sage,rosemary and thyme

Remember me to one who lives there

She once was a true love of mine

Tell her to make me a cambric shirt

Parsley,sage,rosemary and thyme

Without no seams nor needless work

Then she'll be a true love of mine

Tell her to find me an acre of land

parsley,sage,rosemary and thyme

Between the salt water and the sea strands

Then she'll be a true love of mine

Tell her to reap it with a sickle of leather

Parsley,sage,rosemary and thyme

And gather it all in a bunch of heather

Then she'll be a true love of mine

Are you going to Scarborough Fair

Parsley,sage,rosemary and thyme

Remember me to one who lives there

She once was a true love of min  

 

 

출처 : http://blog.naver.com/78711hong/100000783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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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2-25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으네요. 원곡과는 또 다른...환상 속을 헤메는 듯한 느낌이랄까. 원곡의 질박함도 좋긴하죠. 이거 퍼갈께요.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

비로그인 2004-02-25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imon & Garfunkel의 노래죠? 정말 느낌이 다르네요. ^^ 왠지 한 잠 자야 할 것 같은...
아~나른한 오후입니당!

김여흔 2004-02-25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님, 같은 느낌, 고마움 전해요. 님 서재에서 찾아 뵐게요.

냉정과 열정 사이님, 그래요, Simon & Garfunkel 맞아요. 며칠 전, MBC 한뼘드라마에서 <자동응답기2>편을 보았거든요. 옛 연인을 잊지 못하는 남자에게 주인공이 파슬리,세이지,로즈마리, 타임 씨앗을 선물하고 Simon & Garfunkel의 이 곡을 듣는 것으로 끝을 맺더군요. 이 곡엔 유독 파슬리,세이지,로즈마리, 타임이라는 가사가 많이 반복되지요. 우리 가요라면 참 촌스러울 가사일텐데 말이죠.
 

홀씨님께서 2003-09-28일에 작성하신 "내가 서울에 살 고 싶지 않은, 또는 살 수가 없는 여러가지 이유"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추석 이후 2주일 만인 듯 합니다.
갈 때마다 훌쩍 커져 있는듯한 들이를 만나는 게 최우선 목적입니다.
같이 시장에 나가 밥도 사먹고, 동네 산책도 하고, 놀이터 벤치에 앉아 학교생활 등 그간의 일상을 묻고 듣습니다.

아내와는 20여년 이상을 별나게 같이 붙어지내, 이젠 굳이 애틋함이나 절심함의 표현은 서로 생략하게 됩니다.
나는 그저 미안함을, 그녀는 그저 무심함을, 간결한 눈빛으로, 겨우 소통하곤 합니다.
그녀는 아마 그간 하고 싶었으나 경제적, 사회적 형편상 하지 못했던 공부를 해보려나 봅니다.
나도 역시, 경제적, 사회적인 여건상, 마을에 살면서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세상에 내세우기 위한 지적 허영심이나 유희가 목적이 아닌, 스스로의 품성을 채우고 세상사람들과 그 성과를 나눌 수 있는 진짜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서울에 가면 오래 있지 못합니다.
차가 서울에 가까워지면 몸과 마음이 불편하고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가족 이외의 사람들은 만나지 않고, 동네 이외의 곳은 나서지 않고, 냉큼 다시 마을로 내뺴게 됩니다.

내가, 서울에 살고 싶지 않은, 또는 살 수가 없는 여러가지 이유때문입니다.

터미널에 내리는 순간부터 그 이유는 바로 작동합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것도 타인이나 익명의 이름을 하고, 그 관계에 딱 들어맞는 무심한, 심지어 무조건 적대적인 표정을 하고 바쁘게 오갑니다.
왜 그런 심각한 표정을 하고, 그리 바쁘게, 대체 어디를 오가는 건지 물어보고 싶어 집니다.

답이야 어느정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정처없이 떠돌거나 휩쓸려다니는 서울 특별시민인 것입니다.
이들과 서울에서 같이, 특별하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전철역도 견디기 어렵습니다.
조선일보와 스포츠연예신문들이 쓰레기 처럼 널려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온갖 거짓과 사기와 악행이 버무려진 그 찌라시다퉈서 돈주고 사보고 있습니다.
빈 자리 차지하기에만 골몰하는 건장해보이는 중년의 남녀, 싸우듯 웃고 떠드는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젊은이들, 지하가 답답해 우는 아이를 때려서라도 달래려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기에는 너무도 부족해 보이는 엄마들.
이들과 서울에서 같이 살 수가 없습니다.

다리많은 벌레같이 섬찟한 정치건달들이 떼로 모여사는 여의도,
노숙자들이 발목지뢰처럼 널려있는 서울역,
콘트리트벤치에 무채색의 노인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파고다공원,
무뇌아와 단세포로 일관되게 성장해온 큰(大) 학생들이, 오로지 놀아나는 신촌,
한때는 복부인이, 얼마전엔 사이비벤처가, 요즘은 사채꾼이 몰려 돈놓고 돈먹는 강남.

이런 마을과 사람들로 이루어진 서울특별시에 나는,
도저히 살고 싶지 않습니다.

살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가족을, 오랜만에, 힘겹게 만나러 가는, 그 서울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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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2-25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대학까지 마치고....지금은 경기도민이 되었지만(가끔은 마을 버스를 타고 읍(?)으로 바람 쐬러 나가기도 하지요.ㅋ 여긴 용인입니다~^^) , 그것도 얼마 전부터의 일이지만... 근데 이상하지요? 아무리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이 서울이라지만(집에서 40분 걸립니다) 벌써부터 서울과의 공기 차이를 느끼며 살고 있으니 말이지요....

김여흔 2004-02-25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북 진안 능길마을이라는 곳이었어요.
맑은 영혼,
아홉명 씨앗들의 백일간 동안거(冬安居)였지요.
생태공동체마을 구축을 위한 연습, 검증 혹은 훈련이었습니다.
현재는 다시 시작함을 기약하고, 따로 또 같이 중이랍니다.

용인이면 여기서도 가까운 곳이군요.^^

비로그인 2004-02-27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용인에서 가차운데 사신다구요? -.-; 어딜까.....^^
그건 그렇고 생태공동체마을이라....저같이 환경 사랑할 줄 모르는 인간에게 일이 잘 진행되시면 좋은 얘기 많이 들려 주세요.^^

김여흔 2004-02-28 0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과 제가 이렇게 맞다은 것도 연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