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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되 눈부시지 않기를 - 첫째권
윤재근 / 디자인하우스 / 1995년 1월
평점 :
절판

고사관수도-강희안
요 몇일 정말이지 더웠다.
이글거리는 날씨에 심신이 지쳐 무기력하게 느껴지기도 하던 중에
오늘 내린 빗줄기는 참으로 시원하고 통쾌했다.
남들의 수근거림이나 손가락질, 또는 산성비 걱정따위는 접어두고
그냥 그 빗줄기 속에 고스란히 서있고 싶은, 온 몸으로 그 빗줄기를 느껴 보고 싶은,
그 유혹을 참아 내느라 무던히도 힘들었었다.
이 책은 무더운 날씨에 한 줄기 시원한 빗줄기같은 그런 책이다.
무더위에 지치고 짜증이 날 때
옛 성현들을 모시고 듣는 말씀은 나를 시원한 계곡의 어느 정자쯤으로 이끌어 준다.
그래서 한 여름, 내 가방 속에 고이 모셔지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관자, 근사록, 장자, 논어, 사기, 노자 등의 25권의 고전에서 뽑은
99가지의 이야기와 10가지의 살펴둘 인간형으로 꾸며진 이 책은
윤재근 교수의 명쾌하고 쉬운 풀이로 틈날 때 잠깐씩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좋은 책이다.
광이불요 (光而不耀 )는 '노자'에 나오는 말이다.
잠시 윤재근 교수님의 풀이를 들어볼까?
새벽 동녘하늘을 타고 오는 빛살이 미명(微明)이다.
어둠을 서서히 밝혀주면서 한낮이 되게 하는 미명.
그것은 서둘지도 않고 제 자랑을 하지 않는 마음과 같다.
미명이 광명이 된다는 것은 꽃씨 속에 꽃이 숨어 있는 것과 같다.(p.68)
밝게 빛냄을 사납게 하면 눈이 부셔서 볼 수가 없다.
볼 수 가 없다면 찾을 수가 없다.(중략)
진실로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이는 바로 나 자신이다.
이렇게 하자면 내 마음을 눈부시게 자극하지 말라.(p.69)
빛나되 눈부시지 않게 내 마음을 맑게 하여 나 자신을 들여다 보고 찾으라는
그리하여 미명이 광명이 되고, 꽃씨가 꽃이 되라는 말씀,
옳고 또 옳은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