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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명상
송수남 지음 / 안그라픽스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남천 송수남 -여름나무- ,한지에 수묵, 2000
쉽게 읽히는 책이 있어 그 의미가 바로 들어오는 책이 있는 반면에
도무지 읽히지 않는 책들이 있다.
7년 전, 이 책은 내게 종이에 검은 붓질과 뜬구름 같은 이야기에 불과했었다.
한참을 곱씹어야 의미가 다가오는 내 느린 이해력도 한 몫해서
7년이 지난 오늘밤은 그 검은 붓질과 선문답같은 이야기가
자크린느 뒤프레의 첼로 선율과 함께 마음에 절절히 박힌다.
그저 검은 붓자국이 마음으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읽어서 이해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었다.
물이 흐르듯 그렇게 서두르지도 멈추지도 않고......
한 동안의 가슴앓이가 한순간에 풀어지는 기분이다.
동동거리던 오늘 하루를 참으로 편안하게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 책이다.
[내가
화선지에게 묻는다.
너는 누구냐?
화선지가 내게 묻는다.
너는 누구냐?
서로 바라볼 뿐
말이 없다.
오늘은 먹을 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