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을 비우고 나면 많은 것이 그리워졌다 - 삶의 모든 마디에 자리했던 음식에 관하여
정동현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얼마나 자신이 가는 길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했는지 살짝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남을 헤치고 괴롭히는 가시만 남지 않았는지’를 고민하는 사람의 글이라면 편하게 따뜻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거 같아서 읽기 시작했다.
음식관련 저자의 추억에 기대어 그 분위기를 상상해보는 시간. 경험하지 않았어도 아련한 그리움에 젖어들 수 있었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학 수업 -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예술 강의
문광훈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는 것에도 일하는 것에도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어 한번 놀기 시작하니 계속 놀고 싶어진다.
아침에 좀 밍그적 거리다가 나갈 시간을 놓치니 기왕 이렇게 된 거 오늘 하루 더 신선놀음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충북대 독문학과 문광훈교수의 ‘미학수업‘
책을 소개하는 서문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 이 글에는 창밖을 내다보는 한 여인의 모습이 있고 아름다움의 끔찍함을 그린 카라바조의 그림이 있으며, 자신이 누구인가를 묻는 추사의 말년 자화상이 있다. 지옥의 강을 건너는 들라크루아의 그림이 있듯이, 삶과 자연을 돌아보게 하는 프리드리히의 풍경화도 있다.]

우선 이 책을 손에 잡게 된 것은 이 문장이 맘에 들어서였다. 페이지를 넘어가다보면 이런 이야기도 나온다.

[예술은 이 다른 현실,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문이요 창이며 입구이자 교차로다. 시와 그림과 음악이 발산하는 분위기는 우리를 언제나 다른 영역으로 데려다 준다. 그곳은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세상과는 다르다. 그곳은 더 넓고 깊으며 더 평화로운 곳이다. 혹은 더 끔찍하고 기괴한 곳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심미적 충격을 통해 우리는 어떻든,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읽다보면 마음을 끌어당기고 편안하게 해 주는 글들이 있다. 그냥 마음이 통하는 글들은 특별한 기교가 없어도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차오르는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준다.
오늘 내가 벗하는 이 책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묵명상
송수남 지음 / 안그라픽스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남천 송수남 -여름나무- ,한지에 수묵, 2000

  쉽게 읽히는 책이 있어 그 의미가 바로 들어오는 책이 있는 반면에
도무지 읽히지 않는 책들이 있다.
7년 전, 이 책은 내게 종이에 검은 붓질과 뜬구름 같은 이야기에 불과했었다.
한참을 곱씹어야 의미가 다가오는 내 느린 이해력도 한 몫해서
7년이 지난 오늘밤은 그 검은 붓질과 선문답같은 이야기가
자크린느 뒤프레의 첼로 선율과 함께 마음에 절절히 박힌다.
그저 검은 붓자국이 마음으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읽어서 이해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었다.
물이 흐르듯 그렇게 서두르지도 멈추지도 않고......
한 동안의 가슴앓이가 한순간에 풀어지는 기분이다.
동동거리던 오늘 하루를 참으로 편안하게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 책이다.

[내가
화선지에게 묻는다.

너는 누구냐?

화선지가 내게 묻는다.

너는 누구냐?

서로 바라볼 뿐
말이 없다.

오늘은 먹을 갈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로 만나는 클래식
진회숙 지음 / 청아출판사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음악은 참으로 다양한 감상들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분야이다.
작곡가의 의도와 연주자의 해석과 또 듣는이의 주관이 어울어져
하나의 곡에서도 여러가지 감상들이 나올 수 있다.
음악은 독자적으로 사람의 마음에 파고들어
경쾌하게 튀기는 빗방울처럼 마음을 흥겹게도 만들고
또 잔잔한 강물이 흐르듯 애잔한 멜로디로 가슴을 울리는가 하면
저녁 노을 빛처럼 차분하게도 만든다.
이러한 음악이 영화와 만날 때
그 음악에는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기도 하고 원래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더욱 강화되기도 한다.
이렇게 음악에 새로운 기억이 추가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음악평론가인 저자가 클래식을 좀 더 쉽게 대중에게 소개할 목적을 가지고 쓴 책이다.
영화의 내용과 음악 사이의 연관성과 의미를 끄집어 내는 방식으로
13편의 영화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어있다.
물론 내가 놓친 영화들도 있었지만 비교적 유명한 영화들이어서
장면들과 음악을 떠올리면서 읽는 재미도 제법 쏠쏠했다.
영상으로 음악을 듣고 소리로 영화를 보면서 새롭게 영화를 읽는 법을 알게 되었다는
저자의 시각을 공유하는 경험은 즐거운 것이었다.
작곡가의 의도와 영화감독의 의도와 저자의 해석과 또 나의 주관이 만들어내는
심포니의 향연은 즐겁고 또 즐겁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 그림 속을 걷고 싶다 - 영화의 상상력은 어떻게 미술을 훔쳤나
한창호 지음 / 돌베개 / 200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참으로 많은 것들에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다.
사람과 자연이 서로 영향을 미치듯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그렇고 사람과 문화, 예술의 관계가 그러해서
어느것 하나 완벽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문화와 에술 분야 역시 여러 장르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인데
이 책은 영화와 미술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영화와 미술의 관계에 주목한 다른 책을 읽었던 탓에
그다지 참신하다거나 창의적이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비교적 새로운 것에 이렇게 빨리 적응하는게 인간이니
항상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참으로 괴롭겠다는 쓸데없는 생각도 문득 해본다.

저자는 사랑, 에로티시즘, 여인 , 환상, 광기, 죽음, 풍경
이렇게 일곱가지 테마로 영화와 그림을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영화의 형식에 초점을 맞추어 미술과의 연관성을 찾는 형식인데
영화와 미술 모두 다 별다른 식견이 없는 내가 보기에도
몇몇 부분은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저자의 노력을 폄하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문득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분류한 일곱가지 테마에 주목하게 되었다.
왜 저자는 이러한 분류를 사용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을까?
사랑, 에로티시즘, 여인, 환상, 광기, 죽음 ,풍경 이러한 분류는
두가지 주제로 압축된다.
'에로스와 타나토스' 사랑과 죽음, 동(動)과 정(靜)의 이미지
저자는 영화와 그림을 보며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접점을 찾고 있는 듯했다.
다음과 같은 저자의 이야기에서 이 책의 제목이 주는 의미를 선명하게 알듯도 하다.

아름다움에 대한 매혹은 분명 에로스적이지만, 시간이 정지된 그림 속 세상으로의 동경은 죽음에 대한 명상에 다름 아니다.

책을 다 읽은 나는 필립 아리에스의 "죽음앞의 인간"을 읽어볼 책 목록에 올려 놓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