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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림 속을 걷고 싶다 - 영화의 상상력은 어떻게 미술을 훔쳤나
한창호 지음 / 돌베개 / 2005년 9월
평점 :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참으로 많은 것들에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다.
사람과 자연이 서로 영향을 미치듯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그렇고 사람과 문화, 예술의 관계가 그러해서
어느것 하나 완벽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문화와 에술 분야 역시 여러 장르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인데
이 책은 영화와 미술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영화와 미술의 관계에 주목한 다른 책을 읽었던 탓에
그다지 참신하다거나 창의적이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비교적 새로운 것에 이렇게 빨리 적응하는게 인간이니
항상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참으로 괴롭겠다는 쓸데없는 생각도 문득 해본다.
저자는 사랑, 에로티시즘, 여인 , 환상, 광기, 죽음, 풍경
이렇게 일곱가지 테마로 영화와 그림을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영화의 형식에 초점을 맞추어 미술과의 연관성을 찾는 형식인데
영화와 미술 모두 다 별다른 식견이 없는 내가 보기에도
몇몇 부분은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저자의 노력을 폄하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문득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분류한 일곱가지 테마에 주목하게 되었다.
왜 저자는 이러한 분류를 사용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을까?
사랑, 에로티시즘, 여인, 환상, 광기, 죽음 ,풍경 이러한 분류는
두가지 주제로 압축된다.
'에로스와 타나토스' 사랑과 죽음, 동(動)과 정(靜)의 이미지
저자는 영화와 그림을 보며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접점을 찾고 있는 듯했다.
다음과 같은 저자의 이야기에서 이 책의 제목이 주는 의미를 선명하게 알듯도 하다.
아름다움에 대한 매혹은 분명 에로스적이지만, 시간이 정지된 그림 속 세상으로의 동경은 죽음에 대한 명상에 다름 아니다.
책을 다 읽은 나는 필립 아리에스의 "죽음앞의 인간"을 읽어볼 책 목록에 올려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