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클래식
진회숙 지음 / 청아출판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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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참으로 다양한 감상들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분야이다.
작곡가의 의도와 연주자의 해석과 또 듣는이의 주관이 어울어져
하나의 곡에서도 여러가지 감상들이 나올 수 있다.
음악은 독자적으로 사람의 마음에 파고들어
경쾌하게 튀기는 빗방울처럼 마음을 흥겹게도 만들고
또 잔잔한 강물이 흐르듯 애잔한 멜로디로 가슴을 울리는가 하면
저녁 노을 빛처럼 차분하게도 만든다.
이러한 음악이 영화와 만날 때
그 음악에는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기도 하고 원래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더욱 강화되기도 한다.
이렇게 음악에 새로운 기억이 추가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음악평론가인 저자가 클래식을 좀 더 쉽게 대중에게 소개할 목적을 가지고 쓴 책이다.
영화의 내용과 음악 사이의 연관성과 의미를 끄집어 내는 방식으로
13편의 영화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어있다.
물론 내가 놓친 영화들도 있었지만 비교적 유명한 영화들이어서
장면들과 음악을 떠올리면서 읽는 재미도 제법 쏠쏠했다.
영상으로 음악을 듣고 소리로 영화를 보면서 새롭게 영화를 읽는 법을 알게 되었다는
저자의 시각을 공유하는 경험은 즐거운 것이었다.
작곡가의 의도와 영화감독의 의도와 저자의 해석과 또 나의 주관이 만들어내는
심포니의 향연은 즐겁고 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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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림 속을 걷고 싶다 - 영화의 상상력은 어떻게 미술을 훔쳤나
한창호 지음 / 돌베개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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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참으로 많은 것들에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다.
사람과 자연이 서로 영향을 미치듯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그렇고 사람과 문화, 예술의 관계가 그러해서
어느것 하나 완벽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문화와 에술 분야 역시 여러 장르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인데
이 책은 영화와 미술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영화와 미술의 관계에 주목한 다른 책을 읽었던 탓에
그다지 참신하다거나 창의적이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비교적 새로운 것에 이렇게 빨리 적응하는게 인간이니
항상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참으로 괴롭겠다는 쓸데없는 생각도 문득 해본다.

저자는 사랑, 에로티시즘, 여인 , 환상, 광기, 죽음, 풍경
이렇게 일곱가지 테마로 영화와 그림을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영화의 형식에 초점을 맞추어 미술과의 연관성을 찾는 형식인데
영화와 미술 모두 다 별다른 식견이 없는 내가 보기에도
몇몇 부분은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저자의 노력을 폄하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문득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분류한 일곱가지 테마에 주목하게 되었다.
왜 저자는 이러한 분류를 사용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을까?
사랑, 에로티시즘, 여인, 환상, 광기, 죽음 ,풍경 이러한 분류는
두가지 주제로 압축된다.
'에로스와 타나토스' 사랑과 죽음, 동(動)과 정(靜)의 이미지
저자는 영화와 그림을 보며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접점을 찾고 있는 듯했다.
다음과 같은 저자의 이야기에서 이 책의 제목이 주는 의미를 선명하게 알듯도 하다.

아름다움에 대한 매혹은 분명 에로스적이지만, 시간이 정지된 그림 속 세상으로의 동경은 죽음에 대한 명상에 다름 아니다.

책을 다 읽은 나는 필립 아리에스의 "죽음앞의 인간"을 읽어볼 책 목록에 올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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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근원수필 - 우리 문화예술론의 선구자들 근원 김용준 전집 1
김용준 지음 / 열화당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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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글쓴이의 향기가 아주 강하게 묻어나는 글인 것 같다.
근원수필을 읽은 지난 몇 일동안은
근원 김용준 선생의 향기에 취해 허허 웃었다가 또 마음 한 구석이 울렸다가 하면서 지냈다.
담백하고 고결한 선비정신이 돋보이는 글들에서
타협하지 못하고 외골수적인듯한 선생의 성격이 드러나 보일 땐
슬며시 미소도 지었다가
5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반짝빤짝 빛나는 그의 생각과 사상에는
숙연해져 고개를 끄덕여도 보았다.
선생의 글을 통해 타임머신을 타고 50여년 전의 일상의 단편들을 들여다 보는 느낌을 받았었다.
예나 지금이나 생활이 빡빡하고 바쁜 것은 변한 것이 없어 보이고,
또 사람 사는 모습들은 여전하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용하는 언어의 변화나 현재 누리는 풍요로움의 양(질적으로도 풍요롭다고 할 수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적인 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가 참으로 격동의 세월을 지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사십 남짓한 나이에 수세기 이상의 세월을 겪었다'는 선생의 표현에
참으로 굴곡 많던 시대를 살아 낸 선생시대의 사람들과 우리나라에 대해 애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문자의 향기에 취하고 그의 책의 기운에 젖어 지낸 몇일은
우리문화의 전통과 그에 대한 자긍심을 더불어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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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그림 같다 - 미술에 홀린, 손철주 미셀러니
손철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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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상은 좋았는데 그 사람을 만나고 알아가면 갈수록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첫 인상은 영 아니지만 알게 될수록 진국인 그런 사람들도 있다.
책을 사람으로 견주면 이 책은 어떤 부류일까?

처음 이 책을 잡았을 때,
소위 '먹물' 냄새 팍팍 풍기는 손철주라는 사람의 글에 반감이 든 것도 사실이다.
쉬운 단어를 선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일상에서 별로 사용하지 않는 어려운 말들이나 외국어의 형용사들을 그대로 사용하는 모습에서,
아는 것을 쉽게 설명하려는 수고로움을 보이지 않는 그가
왠지 무뚝뚝하고 친절하지 못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을 잡았을땐 얼마 읽다가 그냥 접어 두었었다.
다시 이 책을 잡을 여유가 생겨
포장에 대한 편견을 누르고 그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 본 느낌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진한 설렁탕이 담긴 뚝배기 한 그릇' 이라고 할 수 있겠다.
먹다보면 그 속에 고기 건더기도 몇저름 들어 있고 곁들여 먹을 김치나 깍두기 생각도 나게되고
그렇게 땀흘리고 한 그릇 뚝딱해치우면 포만감과 함께 느껴지는 시원함에 가뿐한 기분......

좋은 책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그 기준의 첫번째로 생각의 소통을 꼽는다.
읽다보면 생각이 거기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것들로 뻗어 나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
고기 몇저름과 곁들일 김치 깍두기가 있는 그런 책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좋은 책임에 분명하다.
그렇게 보면 그의 무뚝뚝함과 친절하지 못한 문체는 오히려 맘 여린 사람의 자기보호와 낭만성으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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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 2
정민 지음 / 효형출판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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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권을 읽은 지 일년이 넘어서 둘째 권을 잡았다.
새에게서 새를 보기보다는 인간을 본 옛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옛 그림들에 눈길주며 보낸 지난 몇일은 한가한 일상이었다.
문득 이렇게 한가해도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 묘한 불안감까지 드는 것을 보며
나 역시 빠른 삶의 속도에 이미 익숙해진 어쩔 수 없는 현대인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둘째 권에서 특히 나의 흥미를 자극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 부분은
매 기르는 사람의 교훈(p25-26)이었다.
강재항의 《양응자설》은
맹금류인데다 사육하기 어려운 매를 35년간 기른 어떤 노인에게 누군가가 비법을 묻고
그에 대한 대답에 대한 이야기 이다.
매의 본성을 잘 파악하여 길러야 한다는 말이었지만
그 행간이 깊어 한참을 머물러야 했던 부분이다. 
'부질없는 것들과 외물에 자신을 휘둘리게 두지 말아라.'정도로 이해해 보았다.

세종과 성종 때 일본에서 보내온 코끼리, 원숭이 공작새에 대한 처리 또한 눈 여겨 볼 만 했다.

진귀한 동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걸맞은 실덕을 갖추었는 지가 더 중요하다며 그 마음만 받고 돌려 보냈다. 이름과 실제가 따로 놀아 명예만 추구한다는 말이 있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백성을 아끼고 자신이 몸가짐을 되돌아 보는..(p.57)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이름에 걸맞는 사람이 되고자
항상 자신을 갈고 닦는 옛 사람의 모습에 내 모습을 비추어 보며 반성해 본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한하운(1920~1975)'이라는 시인에 대해 알게 된 것도 한 수확이고
가까운데서 만족을 얻지 못하고 실현 가능성이 없는 비 현실적 계획이나 꿈을 세워
멀리서 행복을 찾는 '파랑새 증후군'에 빠지지 않게 주의해야 겠다는 생각도 다시금 해보았다.

새 소리와 더불어 그렇게 멋과 여유를 부리며 고단한 세상을 건너간 옛 사람들의 생활이
봄이 시작되는 이 때, 이렇게 마음에 닿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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