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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 2
정민 지음 / 효형출판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첫째 권을 읽은 지 일년이 넘어서 둘째 권을 잡았다.
새에게서 새를 보기보다는 인간을 본 옛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옛 그림들에 눈길주며 보낸 지난 몇일은 한가한 일상이었다.
문득 이렇게 한가해도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 묘한 불안감까지 드는 것을 보며
나 역시 빠른 삶의 속도에 이미 익숙해진 어쩔 수 없는 현대인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둘째 권에서 특히 나의 흥미를 자극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 부분은
매 기르는 사람의 교훈(p25-26)이었다.
강재항의 《양응자설》은
맹금류인데다 사육하기 어려운 매를 35년간 기른 어떤 노인에게 누군가가 비법을 묻고
그에 대한 대답에 대한 이야기 이다.
매의 본성을 잘 파악하여 길러야 한다는 말이었지만
그 행간이 깊어 한참을 머물러야 했던 부분이다.
'부질없는 것들과 외물에 자신을 휘둘리게 두지 말아라.'정도로 이해해 보았다.
세종과 성종 때 일본에서 보내온 코끼리, 원숭이 공작새에 대한 처리 또한 눈 여겨 볼 만 했다.
진귀한 동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걸맞은 실덕을 갖추었는 지가 더 중요하다며 그 마음만 받고 돌려 보냈다. 이름과 실제가 따로 놀아 명예만 추구한다는 말이 있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백성을 아끼고 자신이 몸가짐을 되돌아 보는..(p.57)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이름에 걸맞는 사람이 되고자
항상 자신을 갈고 닦는 옛 사람의 모습에 내 모습을 비추어 보며 반성해 본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한하운(1920~1975)'이라는 시인에 대해 알게 된 것도 한 수확이고
가까운데서 만족을 얻지 못하고 실현 가능성이 없는 비 현실적 계획이나 꿈을 세워
멀리서 행복을 찾는 '파랑새 증후군'에 빠지지 않게 주의해야 겠다는 생각도 다시금 해보았다.
새 소리와 더불어 그렇게 멋과 여유를 부리며 고단한 세상을 건너간 옛 사람들의 생활이
봄이 시작되는 이 때, 이렇게 마음에 닿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