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들어 보려고 했던 엘비스 코스텔로의 노래는 Alison 이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어느 부분의 가사가 생각나서였는데 들어보지 못한 곡이 있길래 틀어 들으며 옮겼다. 고흐의 별밤은 오늘 읽어 본 어떤 글에서 연상했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80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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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어려울 것 같다. 노래라면 어쩌면 가능할 지도 모른다그날그날 달라지기는 하지만 하루도 노래 듣는 일을 거른 적은 없으니까, 이대로 이십년 삼십년이 지나면, 내게 음악은 어쩌면 친숙함을 너머 나만의 폭과 깊이를 허락해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은 그렇지 못할 것 같다.

 

 

즐긴다고는 결코 말할 수는 없고, 다독했다고도 전혀 할 수 없고, 그래서 특정하게 밝은 눈도 없는, 나와 책읽기 혹은 나의 책읽기라서, 아까는 문득 얕고 부족한 내 독서의 기록에 이 책이 있다는 것이, 그리고 그 기록이 이번 해 가기 전 마지막을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 좋고도 고마워졌다. 내가 그런 마음이었던 것은 아마도, 요즈음 내 눈과 머리를 많이 차지했던 일련의 일들과 그것을 둘러싼 의견과 감정들을 구닥다리 물건을 안심되게 놓고서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서였던 것 같다. 좋은 노래가 여러 조건들을 초월한듯 들려오듯이 이 책이 말하고 있는 내용들도 그렇게 다가왔었다. 오래된 원형처럼..   

 

 

 

후기를 전보다 간단히 적을까 한다.

 

 

1.       오늘 내용은 부분부분 막히는 곳이 없지 않았었지만 대체로 이해가 갔고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초벌 해 놓고 다시 읽으며 고친 것이 많았다. 전보다 의역이 많았고 편하게 한다고 원문에 없는 말을 넣거나 있던 말을 빼고 했거나 말의 중의적 의미를 확인하지 않거나 한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겠다.

 

 

2.       The Plan of the book 난 사실 이 첫 줄부터 좀 애매했다. 마음같아선 책의 구성, 혹은 책의 진행, 책 전반에 관하여 등으로 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었고 해서, 말 그대로 책의 구상이라고 했다. 그런데 구상이란 실제로 집필 전에 하는 일이 아닌가 싶어서 좀 막혔는데 어쩌면 저자는 의도적으로 이 말을 골랐는지도 모르겠다. , 책은 다 썼지만 마치 지금부터 써 가겠다는 진행성 (혹은 독자와의 동반성) 의 의미를 살리려고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넘어갔다.  

 

3.       My hope is that this book will be used as a textbook, helping to familiarize up-and-coming students with virtue ethics’ distinctive approach to a variety of problems and issues in moral philosophy. Bearing in mind that different teachers want to stress different things in their courses, I have divided it into three relatively independent parts, whose constituent chapters are much more closely related, and the parts increase in difficulty as the book progresses. 분사구문, 동명사 절등이 나올 때 자칫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꼼꼼하게 옮겨야 맞다는 생각을 확인한다 치고 옮겼고 그래서 고쳐 옮겼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원문의 순서를 따르고 어조도 그렇게 맞추도록 했다. Chapter 의 경우는 이번 뿐 아니라도 왔다갔다하는데 어느 땐 章이라 하지만 대부분은 챕터로 한다. 한자 장이나 영어 챕터나 큰 차이 없다고 치면, 후자가 더 분명하게 다가온다는 근거로. Bearing in mind 가 두 번 나오는데, 모두 하면서의 with 의 의미로 봤다. 하지만 때문에로 봐도 뜻은 통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혹시 내가 잘못 옮겼으려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4.       Also bearing in mind that different teachers have their own views about what they want to cover in the way of associated material, I have mostly aimed to keep extended discussion of other authors’ some writings to a minimum; though the topic of Part II does necessitate some detailed attention to Aristotle and Kant, and Part III presupposes knowledge of some of the literature relevant to the issue of objectivity in ethics. 여기서는 밑줄친 extended 에 우선은 폭넓은/광범위한 과 집중적인/심화된 의 두 의미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라도, 맥락상 어느 것이 더 맞는지가 조금 헛갈렸다. 후자로 정하기는 했다.

 

5.       Part I. Action

 

6.       Chapter 1. Right action. Virtue ethics has been characterized, interalia, (1) as an ethics which is ‘agent-centered’ rather than ‘act-centerred’; (2) as addressing itself to the question ‘What sort of person should I be?’ rather than to the question ‘What sorts of action should I do?’; (3) as taking certain areteic concepts (good[well], virtue) as basic rather than deontic concepts (right, duty, obligation); and as (4) rejecting the idea that ethics is codifiable in rules or principles that can provide specific action guidance. Although there is some truth in all these, they tend to foster a common misconception, namely, that virtue ethics does not, and cannot, provide action guidance, the way utilitarianism and deontology do. 개인적인 기억이지만, 이 부분을 옮기는데 허허 웃음이 났었다. 처음 이 책을 몇 장 펴 보고 좀 읽고, 그랬다고 티를 내고 할 때 덕 윤리학이란- 하면서 떠들었던 내용이 바로 이 네 가지 특징, 그런데 저자가 말씀하시길 그렇게 덕 윤리학을 설명하면 틀린 생각만 심어준다..라니 뭘 읽었었나 싶고, 정신을 어디 두고 있었을까 싶고

 

7.       위의 본문에서 codifiable 을 처음에는 성문화된으로 직역했다가 아무래도 어색해서 규범화되다, 그렇게 명시될 수 있다의 의미로 바꿨다. 웹문서 검색에서 그런 말이 있는 걸 확인하고 넘겼다.  Rather than 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가 아니라 -, not A but B 로 했다가 (의미가 더 잘 통하는 것 같아서) rather than 은 둘 중 하나의 선호를(preferred 의 대상을) 강조하는 의미가 강하지 부정/기각의 의미는 아닌 듯해서 라기보다는 으로 고쳤다.

 

8.       But this is a misconception: virtue ethics can provide a specification of ‘right action’—as (1)‘what a virtuous agent would, characteristically, do in the circumstances’—and such a specification can be regarded as generating a number of moral rules or principles (contrary to the usual claim that virtue ethics does not come up with rules or principles). Each virtue generates an instruction-‘(2)Do what is honest’, ‘Do what is charitable’; and each vice a prohibition-‘Do not act, do what is dishonest, uncharitable.’ (1) 을 어떻게해야 될지가 좀 까다로웠다. Characteristically 란 말 때문이었는데 여러 번 사전을 찾고 으음..하고 생각도 해 보고 하다가 제일 낫다 싶은 문장으로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저 말의 의미로 나오는 특징적으로’ ‘특유하게전형적으로사이에서 좀 골치아팠다. 최종적으로는 직역을 하되 그 앞에 한두 단어를 풀어 추가하는 걸로 했다.

 

 

9.       , 위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밑줄친 부분을 좀 매끄럽게 옮기자/영문 그대로 옮기자 사이에서 왔다갔다 했고, 여러 개의 문장을 만들기도 했다. 결국엔 좀 더 부드럽게 읽히던(예를 들면-정직하게 행동해라) 문장들을 골라도 된다는 판단이 안 서서 완전 직역처럼 해 올렸다.

 

10.    Chapter 2. Resolvable Dilemmas. Such rules may seem to fall foul of the ‘conflict problem’, failing to give us action guidance when the requirements of different virtues conflict. But deontology, notoriously, is subject to the same problem when its rules conflict, and many regard the way act utilitarianism resolves hard cases by applying its single maximizing rule as a disadvantage rather than an advantage of its approach. 언젠가의 후기에서 적었는지 모르겠다. 가급적 번역어를 고를 때 호전적이거나 전쟁용어 같은 말은 비켜가려고 한다. 그래서 notoriously 도 악명높다 대신 그냥 쪽으로 유명하다 정도로 했다. 사전에도 있는 말이므로 괜찮다는 단서붙여서.

 

 

11.    Where hard cases or dilemmas are, ex hypothesi, resolvable, virtue ethics in fact employs a strategy similar to that of some forms of deontology; it argues that the putative conflicts are merely apparent. 오늘 옮긴 부분에서는 이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강 어떤 뜻이라는 건 잡혔다 싶었는데 분명하지가 않았다.

 

12.    That recognizing a conflict as merely apparent may call for moral wisdom or discernment is explicitly acknowledged in virtue ethics, which takes seriously Aristotle’s point that moral knowledge, unlike mathematical knowledge, cannot be acquired merely by attending lectures and is not characteristically to be found in people too young to have much experience of life. 어쩌다 한번씩은 사전에 잘 나와 있는 어구의 설명이 오히려 어색한 것 같아서 내가 느낀 바대로 옮겨보고 싶은 기분일 때가 있다. 이 말이 그랬는데, 사전을 보면 을 진지하게 여기다의 뜻이 있고, 그런 줄도 알고 있었고, 웹문서로도 그렇다고 확인했는데 그렇게하면 전체적으로 사람주어화 되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여기서의 ,seriously 의 의미는 진지함이나 엄숙함이라기 보다는 존중했다거나 따랐다거나 맞다는 숙고 끝에 받아들였다 쪽이 나은 듯해서 그 중간쯤에서 말을 골라서 올렸다. 여기서의 characteristically 는 전형적으로로 받았다.

 

13.    A normative ethics should not aim to provide a decision procedure which any reasonably clever adolescent could apply. (This is one aspect of the rejection of the claim that ethics is a codifiable.) 딴에는 잘되었다 싶어 좋아했던 부분이 밑줄친 부분인데, 처음엔 꽤 똑똑한 /영리한 청소년으로 했다가 그게 문장과 어울려 들어가지 않는 것 같아서 각각의 말을 사전에서 찾다가 결국 clever 의 의미에 답이 있다고 생각했다. Clever intelligent smart 와 달리 조롱이나 비아냥의 부정적인 의미가 있고 reasonably 는 아주 그렇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꽤 의 의미가 있으니 두 말을 각기 직역하지 말고, clever 의 부정적인 느낌을 순화한 것으로 치고 옮길 때는 부정적인 의미가 없는 총명한/영리한정도로 하자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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