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12월 첫날이라는 데 내게 여유가 있어 그랬던지 그 사실, 그런 말에서 오는 감상들이 좀 있었다. 비발디 사계 생각은 진부한 듯 하면서도 좋아서 클래식 대신 젖과 꿀의 아트락 버전으로 골랐고,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77914 진눈깨비였다가 곧 비로 바뀌었다는 소리에 얼핏 떠올랐던 예전 스노캣 그림 하나를 올려 본다. 기말고사네 기말 페이퍼네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하루였다.

 

 

이번에 올린 내용은 좀 까다로웠다. 대강 옮겨 놓고서도 한 세 번쯤, 한 번 더 해서 네 번쯤 죽 다시 읽어 모든 단어들을 다시 찾아 보고 나서야 이 정도 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좋기도 하고 번역이란 거 어려운 일이로구나물론 언제나 하게 되는 생각이지만 오늘은 유독 더했다. 뜻을 전혀 모르겠다 싶은 문장이 있어서가 아니라 살짝 말 몇개를 바꾸면 미묘한 듯 중요한 의미의 차이가 나오는 것 같았달까, 그러니 느슨해질 틈이 없었달까 했던 것 같다. 이번 작업에서는 저자가 덕의 주제를 다루어가는 논리와 주장을 펴는 방식과 태도의 섬세함을 느껴 볼 수 있었고, 그가 앞에서 한 말하고 세부의 실제 논의가 일관된다는 걸 자연스럽게 느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방금 적은대로 이번 작업은 구체적으로 기록을 남길 것은 그리 많지 않고, 몇 번이고 문장을 고쳤어야 했었다는 그 자체, 문장의 미묘함을 어떻게 다룰 지를 고민했었다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어쨌든 이번에는 크게, 1 or 의 번역을 어떻게 잘 처리할 것인지, 2 dash 의 경우 우리말 문장에서도 꼭 받아야 하는 것인지 등이 골치였다.

 

 

 

 

1.       When we think of the virtues in general, or ‘virtue’ tout court, it seems that we think is the Aristotelian way. 여기서 바로 or 가 막혔다. 처음에는 당연스레 혹은이라고 했다. 그러다 덕 일반과 줄여서 덕, 이 둘의 관계가 배타적이건 포괄적이건 그 또는의 의미의 or 가 맞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지만 머리에 떠오르던 말은 그럼 즉, 다시 말하면 그쪽인가?’ 정도 뿐이었고 그렇게 넣어도 말은 통했으나 만약을 위해 사전을 찾았다. 이젠 선택지가 더 넓어져서, ‘다시말하면’ ‘그렇지 않으면의 뜻까지 갔고, 그 바람에 잠시 혼란에 빠져서 헤맸다. 여러 번 생각끝에 덕 일반 줄여서 덕 의 관계는 A 또는 B 는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아니면이 제일 낫겠다 싶어서 그렇게 옮겼다. 이때, or 앞에 apostrophe 가 찍히는 경우 대체로 또는 혹은 보다는 그렇지 않다면이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자, 이전의 본문에서 죄다 또는 혹은으로 옮긴 것 같다는 생각에 한숨이 좀 났다.  그래서 아무래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서 두 문단만 하려다가 세 문단을 다 옮겼다. 마치고나서 우리 말로만 내가 했던 번역문을 모아서 천천히 한 번 읽어 봤으면 싶어서.

 

2.       위 문장에서 주절의 Aristotelian way 를 처음에는 따르다 류로 옮겼다가 가급적 직역을 지키려고 하되 불가피할 때만 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way 를 다시 찾아 보는 쪽으로 하고, 그 말의 여러 뜻 중 관점을 찾아서 우리가 생각하게 되는 건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점과 같다고 봐도 좋겠다의 의미로 정했다. 

 

3.       The concept of a virtue is the concept of something that makes its possessor good; a virtuous person is a(1) morally good, excellent, or admirable person who acts and reacts well, rightly, (2)as she should (3) --she gets things right. 여기서는 우선 morally good 의 의미가 뭔지 잘 알 수 없었다. 도덕적으로 좋다란 말이 어쩐지 동어반복 같았다. 도덕적으로 나쁘다=비도덕적 이런 식으로. Morally good 으로 웹 상에서 확인을 해 봤는데 도덕적으로 선한/좋은 이 대다수였고 몇몇이 도덕적으로 훌륭한이라고 해 놨었다. 그런데 훌륭한이라고 하면 보통은도 있다는 말이 되는가 싶어서, normal abnormal good bad 은 다르지 않느냐는 생각도 들었었다. 어쨌든 내가 morally bad do morally banned 로 쉽게 떠올리는 것에 비하면 morally good 에 대해선 불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4.       두 번째 부분이 좀 까다로웠다. As 에 초점을 두고서 하는 바대로 의 의미를 살려서 했는데 그랬더니 그가 그래야만 하는대로가 되어 버렸고, 그럼 마치 도덕적 규칙에 따라서 했다 식이 되는 것 같아서 결국 한 마디를 더 넣었다. 그가 그런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바대로 식으로. 잘 되었는지 모르겠다. 연결해서, 전부터 기록을 남기고 싶었던 내용인데, 국어공부를 제대로 안한 티가 날 줄로 알지만, 나는 우리말로 된 책에서 대쉬의 의미를 많이 본 적이 없다. 대쉬가 나오는 경우는 대체로 번역된 책, 그런 텍스트였다. 그래서 가급적 영문의 dash 를 우리말 문장에도 고스란히 옮기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내가 한국어 문장을 기본부터 너무 모른다는 생각 (갑자기 우리말 본문에도 이게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에 검색을 좀 해 봤지만 모두 영어 dash 만 나와있어서 아직 참고할 내용을 찾지 못했다.

 

5.       hyphen dash. 창피하게도 나는 여태 본문을 읽거나 속으로 번역하곤 할 때, 모조리 다 하이픈 길이로만 인지했었고 그 뜻도 대쉬의 여러 의미에 대해서는 관심없이 그저 긴 말을 줄여서 강조하려고 정도로만 생각해왔다. 그러니까 나는 대쉬로 서로 다른 것을 의미하는 문장을 표현할 수 있는 줄은 몰랐다. 이번에 대쉬 뒤의 저 말을 어떻게 옮길까를 고민하다가 우선은 내가 대쉬를 모두 하이픈 길이로 해 둔 것도 확인하게 되었고, 겉으로야 번역된 문장에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겠지만, 대쉬의 의미가 비단 강조 뿐 아니라는 것도 염두에 두자고 해 볼 수 있었다.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도움이 되었던 참고 내용 중에서 일부.

 

6.       흔히 하이픈을 길이를 기준으로 말하는데  하이픈 하나보다 약간 것을 ‘en dash’(short dash), 길이를 ‘em dash’(=long dash), 길이를 ‘2-em dash’( 대시) 그리고 길이를 ‘3-em dash’(쓰리 대시)라고 한다. 길이로 따지면 hyphen 개가 하나의 dash 되지만, 길이 외에 뜻과 용례는 서로 다르다. Dash 문장의 중, 변경, 삽입, 보충, 주저, 강조, 생략 등에 쓰인다. Dash(풀이표) 간단한 용례는 다음과 같다. 가령 ex-father-in-law( 시아버지, 장인)에서는 구성이 (en dash + hyphen + hyphen)처럼 이어진 것이다. 당히 중요한 내용이 있을 경우 기타 다른 방법을 이용하여 문장에 그 내용을 포함시킬 수 있다-그 문장이 또 다른 문장을 쓰는 것을 의미한다 하더라도 말이다. 괄호는 글의 내용을 비교적 덜 강조할 때 쓰는 반면 대쉬는 글의 내용을 강조할 때 쓴다는 것에 유념하기 바란다.

 

 

7.       These seem obvious truisms. But when we think of particular examples of virtues, we sometimes give these truisms up. 여기서의 particular 는 특수 특정 특유 말고 위에서의 in general 의 대구로 봐서 하나하나로 받았다.

 

 

8.       We may say of someone that he is too generous or honest ‘to a fault’. It is commonly asserted that someone’s benevolence might lead them to act wrongly, to break a promise they should have kept, for example, in their desire to prevent someone else’s hurt feelings. 이때 it is commonly asserted 를 어떻게 옮길까 하다 이 경우는 that 절을 살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앞은 짧게 인 바, 로 받았다. 그랬다고 적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일 같고 다만, --인 바, 식의 문장이 좋은 문장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다는 정도는 남겨 두고 싶다. 위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떤 문장이 좋은 문장인가에 대해 내가 그려둔 상이 거의 없다는 것이 어려움이고, 점점 더 느껴가는 중이지 싶다. Prevent 이하에서는 실수를 할 뻔했다. 남의 상처입은 감정을 보호해주려고- 식으로 했다가, 그게 아니라 prevent 하지 않게 막다의 의미(from 이 없더라도) 가 아닌가 해서 고쳤고, hurt feeling 도 문맥상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 보다는 두루뭉수리하게 기분 상하다 쪽인 듯해서 그렇게 했다.  

 

 

9.       So, it would appear, being generous, honest, benevolent, or courageous, despite their being virtues, can also be faults; or they are not always virtues, but sometimes faults. Someone who is generous, honest, benevolent, or courageous might not be morally good, admirable person(1)-or, if it is still a truism that they are, then morally good people may be led or enabled by what makes them morally good to act wrongly! (2) Which all sounds very odd.  일단 헛갈리고 나니까 보니는 or 마다 다 어쩐지 이게 아닌 듯해 보여서 골치였다. 결국 너덧 번을 고치다가 한 한시간 밖에 다녔다 와서 자리에 앉아 읽을 때 입에서 제일 잘 굴러가던 대로 옮겼다. (2) 는 이번 번역에서 제일 자신없는 부분인 듯한데, 처음의 직관적인 이해대로 저 문장의 which 는 다른 뜻이 아니라 만일 그 앞 문장이 감탄문으로 바꾸지 않았다면, 그 앞 문장 전체를 받는 관계대명사 절로 되었잖겠느냐..는 생각에서 그렇게 했다. 하지만 중간에 양보절로, 어떤 식의 해석이건 모두 이상하게 들린다로 하기도 했었다. 문제는, 그렇게 하면 어떤 식의 그 어떤이 될만한 복수의 해석이 앞에서 나온 바 없어서 그걸 근거삼아서 설마 하고 지웠다. 내 생각 속에서는 당연히 all 은 모두가 아니라 완전히, 말 전체가 의 의미였다. 쓰면서 좀 자신이 없다. 밑줄 친 부분이 잘 옮겨졌는지 

 

 

10.    Odd as it is, it would be futile to insist that it was wrong. As far as my own linguistic intuitions go, the only virtue term we have which is guaranteed to operate as a virtue term-that is, to pick out something that always makes its possessor good-is ‘wisdom’. (Perhaps also ‘just’-I am not certain.) 이때의 virtue term law term, 즉 법률 용어와 같은 뜻인지 좀 불분명했다. 그렇다고 덕목이라는 말로 받을 수도 없어서 좀 애매하게, 한번은 이름으로 받고 한 번은 안 받고 식으로 어물쩡 넘어갔다. 괄호 안의 just justice 정의로 받았는데 왜 저자가 앞에선 wise 가 아닌 wisdom 으로 받고 괄호에선 형용사로 받았나 모르겠다. 대쉬 이하는 갑자기 목소리를 높여서 근데 난 확신을 못하겠네요 쪽으로 했다. 여기서의 의문은 (1) 저 대쉬를 지우고 하지만등의 말을 넣어도 되는지 (2) 아니면 그냥 대쉬를 살리고 그 의미대로 해석되게끔 하는 것이 정확한 번역일런지를 잘 모르겠다는 거였다.

 

11.    People can be ‘too clever by half’ but not too wise. But all the other candidates seem to accept ‘too’ or ‘what a pity he is so…’. However, we do not have to talk this way, and we have various circumlocutions that enable us to hang on to the truisms that a virtue is a good way to be; that it makes its possessor good and enables her to act well. 밑줄 친 부분을 여러 번 바꾸었다. 결론적으로는 and 에서 (and or but may seem 은 할 때마다 몇 번씩 사전을 보고 또 보게 되는 것 같다)

 

12.    [대립적 내용]-이면서도, 그러면서도 he is so rich, and lives like a beggar. 의 용례를 보고서 그것으로 했다. 그 전에는 문장을 둘로 나누어,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리고 많은 완곡표현이 있다.’ 이런 식이었으니, 무척 어색했었다. 한 가지 사족이지만, 본문에 자주 나오는 good 이라던가 excellent 라던가 하는 말들이 얼핏 그 본성인 덕을 지닌다는 것하고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 좀 의문스러웠다. 쉽게 말하면, ‘아낌없이 칭찬받아도 좋을어느 성품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게 만일 나라고 가정하면, 나는 누군가에 의해 그렇게 칭송받게 되는 것 자체가 대단히 부담스러울 것 같고, 그래서 그런 나를 설명하는 수식어들이 좀 지나치게 화려해 보인달까 하는 감상이 들었었다. 덕의 은둔성이나 익명성, 소박함 혹은 내재적인 덕 이런 쪽으로는 어떤 말이 없을까 하는 잡념과 함께. 그런 점에서는 나는 탁월/칭송받을만한 쪽 보다는 본이 되는/따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하는/울림이 있는, 예를 들자면 그런 말들에 더 끌리는 것 같다.   

 

 

13.    We can make sense of the claim that it is impossible to be too generous or too honest. Someone initially described that way can be redescribed as not (1) quite having the virtue of generosity but a misguided form of it, as not so much honest as candid or outspoken. Instead of saying, without qualification, that someone’s benevolence led them to act wrongly on a particular occasion, we might say, again, that they had, not the virtue, but a misguided form of it, or (depending on the nature of the case) a perverted form of it, or that they were on the right path but did not possess the virtue yet, or possessed it to a very imperfect degree. And we may say that the desperado is daring but does not possess the virtue of courage. (1) 긴 문장이기도 했거니와 대구가 잘 잡히지 않고 표현되지 않아서, (2) 여기서의 and 를 어떻게 받나 다시 좀 불확실해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대강의 번역은 되었다 생각하고 다만 나는 이번에서야 quite 란 말에 사실은의 의미가 있는 줄 알게 됐다. 지금까지는 저 말은 무조건 , 상당한, 아주로 알고 있었다. 사전에서 사실은을 확인한 뒤에야 아, 하고 문장의 대구가 잡혔다. 사실 덕 // 알고보니 덕 아님 으로.  

 

 

 

14.    The third thing I import from Aristotle is a pair of interrelated distinctions. Import  때문에 정말 머리를 많이 굴려봤는데 내 수준에서는 옮겨 온 것말고는 도입해 온 것이 다였다. 하지만 도입해 온 것 이라니. 참 어색하다.

 

 

 

(I)                  There is a distinction between acting from reason, which we, typically, do, and what the other animals and small children do when they ‘act’.

(II)                There is a distinction between rational wanting or desire, which we, typically, have and the mere passion or desire that impels the other animals and small children.   

 

는 원래는

 

 

(1)이성에 따라 행동하는 것, 우리가 전형적으로 하는, 과 다른 동물들과 어린아이들이 행동할 때 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2) 합리적인 욕구나 욕망, 우리가 전형적으로 갖게 되는, 과 다른 동물들과 어린 아이들을 휩싸이게 하는 단순한 열정이나 욕구에는 차이가 있다. 로 완전 직역을 했다. 게다가 이는 일종의 명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손대지 말고 넘어가자고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너무 어색해서 마지막에 고쳤다. Distinction 도 풀어서 차이가 맞다고 생각되지만 구분으로 일단 쓰고 본문에만 차이로 했다. 나는 왔다갔다 하고 좀 결단력있게 말을 잘 못 옮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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