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읽었던 바리데기랑 다르네요.

바리공주 ㅣ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35
김승희 지음, 최정인 그림 / 비룡소 / 2006년 7월

지금도 좋아하지만 옛날에도 동화책을 무척 좋아했다. 그래서 일단 친구네집에 가면 동화책부터 기웃기웃거렸었는데 그때 본 책은 바리데기였다. 이름도 독특한 것이 일단 공주이야기라고 했다. 백설공주, 신데렐라등의 수많은 공주를 보아왔지만 한국공주는 평강공주와 선화공주밖에 몰랐던 나는 흥미를 갖고 책을 보게 되었다. 동화책이라 그다지 많은 분량이 아니어서 그자리에서 금방 읽을 수 있었는데 읽고나서 상당히 마음이 무거웠다. 뭐랄까..그녀의 효심이 지극한 것이 중심 주제이므로 나름대로 괜찮을 것 같긴한데 그래도 그 과정이 너무 끔찍하달까? 동화책맞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공양미 삼백석에 아버지 눈뜨게 하려고 죽은 심청이도 있다하지만 바리공주의 이야기는 너무 처참했다. 어째서 이런 내용이? 했는데 알고보니 바리데기는 무가라고 한다. 무당들이 부르는 그 무가...무당들은 아무래도 카리스마가 생명이므로 이런 충격적인 내용을 지어낸 것이 아닌가 해본다.(이번에 다시 읽고 생각해보았는데 그 오랜세월 바리데기가 약을 구해올 동안 살아있는 바리데기 아버지를 보면서 생각보다 위중한 병은 아니었나보다 싶다. 뭐랄까..토끼와 거북이이야기처럼 나름대로 시간흐름이 빠르지 않달까나?)

하여튼 이번에 새로 읽게된 바리공주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바리데기의 행복이라든가같은 책에 나와있지 않은 외적인 내용들을...바리데기의 내용은 좀 무서워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하여튼 이 바리공주는 상당히 멋진 책이었다. 그저 곱고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동양적인 느낌을 살리면서도 화려한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그냥 서술형으로 쓰여있는 동화책같은 서술방식이 아닌점이 좋다. 무가다운 운율감같은 것이 살아있달까? 다시본 바리데기의 동화책은 상당히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