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원성 스님 지음 / 이레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원성 스님의 <풍경>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방그레 웃고 있는 동자승도 좋았구요. 일기쓰듯이 편하게 쓰신 무언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가진 원성스님의 맑은 글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거울>도 샀습니다.

(개인적으로 겉표지는 <풍경>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거울>의 경우는 하얀 바탕에 원성스림의 정면모습만 달랑 있거든요. 물론 책에 1/3의 정도위치에 있는 종이 띠가 있긴 하지만요.)

전체적으로 <풍경>때보다 그림이 참 많이 밝아졌습니다. <풍경>이 좀 차분한 듯한 웃는 동자승을 많이 그렸다면, 이 책은 역시 동자승을 그렸지만 좀 화려해졌다고 할까요? 연두색, 빨강색등의 원색도 참 많구요.

꽃이 흐트러지게 핀 달밤의 그림도 참 많습니다.179p나 186p등의 달밤 그림이 특히 눈에 띄네요. 까만 달밤 배경에 흰색, 또는 붉은 색의 꽃이 한 가득하고 그 가운데에 웃고 있는 동자승들 그림요..음..그리고 짧은 글 중간중간에 조그만 동자승 그림도 있습니다.(개인적으로 저는 원성스님의 그림의 색감을 참 좋아합니다. 특히 푸른 나뭇잎에 둘러쌓인 동자승의 그림요..)

하여튼 글같은 경우는 좀 더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수 있는 글이 늘어났다고나 할까요? 어렵지 않으면서도 삶의 철학을 느낄 수 있고 글이라고 할까요? 음...글도 간단간단 하고 그림도 참 맑고 이뻐서요. 잔잔한 수필집을 많이 읽는 저희 엄마랑 동생이 무척 좋아합니다. 물론 저도 좋아하구요. 참고로 저는 32p의 거울을 가장 좋아합니다.

너는 뭐니?
나는 너.
너는 뭐하니?
놀 보고 있지.
왜 날 보고 있지?
난 널 보고 있어야만 해.
내가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진정 너의 모습을 볼 수 있을때까지
내 시야에서 너를 놓칠 수 없어.
때로는 너를 버리고 싶어
너를 지워 버리고 싶어
너를 묻어버리고 싶어.
하지만
하지만
나의 존재가 진정한 너의 모습을 보고 싶어해.
단지 그 이유만으로
그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하여
오늘도 거울 앞에 섰어.
한 생을 다한다 할지라도
다음 생을 기약한다 할지라도
너를 바라보는 마음은 내 삶의 의미일 거라 생각해.

p.s. 그림이 있는 책이라 그런지...종이질은 정말 좋아요..
맨들맨들 광택나는 약간 두꺼운 종이입니다...
음...애들 백과사전에 쓰는 그런 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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