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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담 - 푸른 섬 비진도의 작은 스님 이야기
해만 지음 / 시공사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스님하면 보통 회색옷을 입고 머리를 깎고 조용하시고 뭔가 깨달음을 찾는 진지한 분위기에 욕심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 생각나는데요. 이 책은 그런 분위기와는 좀 거리가 먼(?) 인간다운 모습을 살짝살짝 내비치는 한 비구니 스님의 이야기입니다.(역시 스님도 인간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읽으면 얼굴에 빙그레 웃음이 돕니다. 글도 한없이 순수하고 깨끗하구요..(피천득님의 인연을 읽는 느낌이랄까요?) 이 책의 저자이신 스님이 너무 귀엽더군요. 저보다 나이가 많으시고 스님이신데 이런 말이 문제가 있지만요..
특히 화장실에 구더기의 이야기...살생을 금해야 하는 스님의 입장에서 징그럽기는 하지만 살아있는 것을 죽이기 위해 살충제를 뿌리고 그리고 극락왕생을 비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네요. 스님인데 아무리 징그러워도 그렇지 구더기를 죽이다니..하는 생각도 들구..얼마나 징그러웠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 또 스님으로서 그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는 것은 정말 힘들었을텐데..어떻게 이렇게 솔직하게 썼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하여튼 스님도 인간은 인간인가 봅니다. 욕심이 생기고 그 욕심때문에 괴로워하고 욕심을 다스리고....깨끗하고 순수한 '풍경'같은 책을 좋아하신다면 한번쯤 읽어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