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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공룡 둘리 세트 - 전5권
김수정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1년 5월
평점 :
절판
어렸을때 보물섬에서 '아기공룡 둘리'를 보았을때 전 둘리를 너무 좋아했습니다. 그 동글동글하게 생긴 둘리 얼굴과 뚱뚱한 엉덩이와 그 요상한 초록색조차도 무척 좋아했죠. 둘리의 초능력과 둘리의 모험을 정말 부러워하면서 대리만족도 느꼈었죠.그 시절 둘리와 그 친구들을 그렇게나 괴롭히는 고길동 아저씨가 정말 미웠습니다. 아이들의 적이 바로 '고길동 아저씨'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지금 20대가 되서 읽다보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고길동 아저씨가 정말 불쌍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집안에 늘어난 불청객들의 갖가지 소동으로 인해(그릇깨기는 기본이요. 옆집에 마이콜까지 가세하고..) 하루도 맘 편할날 없이 집안의 기물파손부터 이상한 모험까지 겪어야 하는 불쌍한 어른이었습니다. 하나둘씩 늘어나는 골치덩이들을 보살펴야만(?) 하는 그를 보면서 아마 나같으면 저렇게 못하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고길동 아저씨를 위해서 둘리가 장난을 그만 해야하겠지만, 그러면 둘리의 존재이유가 없으므로 고길동 아저씨는 영원히 불쌍할 듯 합니다.
p.s.아기공룡 둘리...지금봐도 정말 재밌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한국 캐릭터이자 한국만화입니다. 너무 짧게 끝난 것(?)같은 느낌입니다. 그 후 베이비 사우르스 돌리라고 둘리의 아들 이야기가 나왔었는데..늙은 둘리를 보면서 마음이 정말 아팠습니다. 그 순수하고 착했던 둘리가 완전히 삶에 찌든 '아저씨 공룡'이 되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