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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의 사회
N.H 클라인바움 지음, 한은주 옮김 / 서교출판사 / 2004년 3월
평점 :
공부벌레.. 보기만 해도 소름끼치는 곤충의 한 종류가 아니다.
세상의 모든 만물에 행복을 느껴야 할 시기에 자신을 옭아맨 체 훗날의 영광을 위해 자신의 청춘을 과감히 희생시키는 존재들...
학창시절 나의 교실 속엔 항상 이런 아이들이 있었다.
학생으로서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공부를 하는 것인데. 오로지 공부에만 몰두해 있는 아이들에게 왜 하필 ‘벌레’라는 그다지 어감이 좋지 않은 꼬리표를 달아놓았을까?
그것은 아마도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활기찬 에너지가 넘치는 청춘을 “공부”만을 위해 살기에는 그 사람이 살아가는 진정한 의미.. 진정한 소명을 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은 아닐까?
나는 물론 공부벌레가 아니였다. 그렇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명문고도, 명문대에도 합격하지 못했다. 하지만 누군가 그것만으로 나의 삶이 실패라고 단정 짓는다면(설령 그가 나의 부모라 할지라도)나는 며칠이 걸리더라도 나의 삶이 결코 실패가 아님을 그 사람에게 각인시키고 말 것이다. 그리고 그가 나의 삶에 대한 태도를 바꾸었을 때 그에게 반문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말하는 성공의 조건을 갖춘 이들은 모두 행복한가 하고 말이다.
우리는 흔히 착각을 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입학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기업에 취직하고 남들이 부러워 할 정도로 권력과 재력을 갖추면 저절로 행복이 따라올 것이라고 말이다. 여기 그러한 확신에 찬 부모들 밑에서 가장 소중한 자신을 잃어버린 체 살고 있는 7명의 소년들이 있다. 명문대 진학률이 70%이상이나 되는 웰튼스쿨에 다니는 그들은 남들이 보기엔 성공의 문턱에 가장 가까이 위치한 선발대이다. 하지만 그들의 실상은 억압과 강요 속에 오로지 공부만 하는 공부벌레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이 자신의 모습을 되찾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도 많은 사람도 많은 사건도 필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한명의 진정한 스승과 그의 명쾌한 가르침만 있었을 뿐.
카르페디엠! 지금을 즐길 것! 현재는 영원히 되풀이되는 시계가 아니다. 한번 지나간 지금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 그러므로 너는 지금을 즐겨야 한다!
비밀스러운 그들의 모임 ‘죽은 시인의 사회’로부터 점점 지금을 즐기는 법을 알게 된 그 들..이 책은 비극 속에 끝이 났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에서 그들은 진정한 희극 속에 살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