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엄마가 중이염이 심해져서 병원에 입원하셨다. 병원에 자주 가겠노라고 했는데 처음 며칠만 뻔질 드나들었을뿐 나도 내일에 메이고 서울과 용인..멀지도 가깝지도 않은길앞에 귀차니즘이 발동하여 주춤 주춤 망설이던것이 3주가 지나 퇴원을 하셨다. 통원치료를 받으신다는데 또 연말이다. 뭐다해서 바쁜시간 보내다가 어제서야 짬이나 토.일 이틀동안 엄마랑 잘 놀다 와야지..하는 마음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태양님도 요즘 많이 쉬지 못하신 관계로 아침 일찍 서두르지는 않았고 엄마, 아빠 드릴 빵을 구워서 3시쯤 출발하였다. 4시 30분 경.. 신나게 고속도로로 들어서려는 순간 시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지금 어디냐는 것이다. 그래서 엄마한테 내려가는 중이라니까 무슨일이 있어서 내려가는거냐고 묻는다. 그래서 엄마 병원에서 퇴원하시고 한번도 못찾아뵈서 가는거라고 하니까 오늘 밤 늦게나 내일 새벽같이 올라오란다. 무슨 일이냐고 하니까 둘째 아주버님네 이사간단다. 아니 포장이사할텐데 우리가 가서 뭐 할일이 있다고 새벽같이 오라는건가... 지금 용인 가면 저녁 6시나 되야 도착하는데 가자마자 저녁만 먹고 올라오라니.. 짜증이 솟고 화가 났다. 제일먼저 화가 나는건 이런 사태를 막아주지 못할꺼면 미리 전화해서 나 내일 이사한다. 어머니 오신다고하니까 니가 모시고 와라!! 이렇게 연락한번 해주지 않은 아주버님이다. 어쩜 언제 한다고 연락한번 없다가 갑자기.. 늘 이런식이다. 이번뿐 아니라 늘 언제나 그렇다. 무슨 약속 잡아놓으면 시부모님 전화하신다.  전화 띡! 해서 지금 시간좀 내라! 밭에 좀 가자! ,  뭐좀 가지러 와라.. 그럼 착한 태양님 거부 못하고 다 들어주시고.. 난 못된 며느리 되주시고... 울 아주버님.. 이번일은 우리가 책임질께 신경쓰지마!! 해놓고는 정작 날짜가 다 될즈음에는 야 나 못하겠다 됐다. 너희들이 해라.. 나 참.. 짜증짜증 왕짜증~~~~

친정 언니네도 지난 9일 이사를 했다. 작년 12월 중순부터 나 언제 이사하니까 애기좀 부탁해..라고 몇번이나 부탁을 했다. 그리고 애기 보는 일 그리 큰일도 아닐진데 언니 ,형부 나서서 고맙다고 난리 난리였다. 시댁은 당연히 여긴다. 와주면 본전이고 안가면 욕먹을듯이... 뭐 형제 지간에 가보는거야 나쁘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런데 사정이 그렇지 않은가.. 엄마 퇴원하셔서 내려가보는 중인데 올라오라니!! 어쩜 그리 야박한지, 어쩜 그리 자기 자식 생각만 하는지.. 나도 엄마가 되면 또 만일 시어머니가 되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어쨋든 너무너무 속상하고 화가난 하루였다. 태양님께 화내봤자 내 살만 더 아픈거같아서 그냥 마음에 접기로 했다. 여기에라도 이렇게 쏟아나야지..아니면 속병날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잠팅 > 닮아간다
해질녘에 아픈 사람 민음의 시 120
신현림 지음 / 민음사 / 200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희망의 폭동, 행복한 쓸쓸함이라..참 속편하게도 택해 썼군. 책을 덮으려는데 뒷표지에 적힌 발문들이 어째 좀 성의없고 얄팍하다는 생각에 씁쓸하다. 애써도 사랑은 외롭고, 갈구하는 것들은 떠나고, 한끼 때우는 일은 우울한.. 생각해보면 그런 날들의 쓸쓸함은 행복하지도 않았고, 폭동같은 희망에 휩싸이는 일도 없이 다만, 절절한 두려움으로 목메는 일이 더 많았기 때문인데, 아마 그녀도 나와같은 심정이 아니었을까. 참신한 행복으로 전복되는 쓸쓸함, 외로움, 가난, 아픔, 그런 일상이라니. 쳇!

  더이상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지지> 않는 그녀는, 이번 시집에서 징하게 서글프고, 약하지만 강한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다. 싱글과 맘의 결합에서 일어나는 절박한 삶의 씨너지. 행복해도 아프고, 아파도 희망을 가져야하는 운명. 그래서인지 그녀의 시는 때로 홀로 울었을 우리 엄마같기도 하고, 총체적으로 부실한 나같기도 해서 만약 그런 그녀가 홀로 빗속에 있거나 마음이 강바닥처럼 어두워져 있거나 수평선을 물들이며 울고있다면  사막의 눈먼 검객 황약사처럼 복사꽃 핀 어느 날, 취생몽사를 들고 찾아가 천지분간 못할만큼 마셔도보고 싶다. 언젠가 잘못보낸 시간의 보복인 불행, 흐느끼는 키스, 변하여도 사랑인 사랑, 해질녘에 아픈 사람과 평화의 빵나무, 그 모든 시간의 모래 위로 잔을 돌리며.

  당신이 잘지내길 빕니다. 다시 힘내는거에요. 작별할 때가 되면 나도 그녀에게 하얀 빨래처럼 웃어주면서. 나도 힘든 내자신을 꿰뚫고 가는 세상의 모든 싱글들이여, 원더풀 유어 라이프! 건배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수 미술과 참여미술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사람이 너무 아름다운 꽃을 발견해서 아 정말 이 꽃을 그리고 싶다.. 라는 순수한 마음에 그

꽃을 그려요. 그런데 만약에 그 꽃을 그리고 있는데 누군가 와서 그 꽃을 콱 짓밟았다 합시다

 그럴때 분노의 감정 그런게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그걸 지키고 싶다. 그래서 그걸 무차별하게 짓밟는

것에 대한 분노를 표현 할수밖에 없는거예요 그래서 순수냐 참여냐를 나눌수가 없는거다.

그 짓밟는것에 대해서 거 뭐 괜찮다 라는것이 순수한게 아니죠 오히려 그걸 피해서 또 딴꽃을  

찾아서 그린다. 그건 오히려 순수하지 못한거 같아요 순수하다면  아름다운걸 그릴수 있고 또 회손됐을때

분노하고 아파하는것이 순수한거죠 그래서 순수냐 참여냐는 탁 나눌수가 없는 거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플라시보 > 10인 10색
언니의 폐경 - 2005 제5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김훈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이상하게도 무슨 문학상 수상 작품집들은 하나같이 수상작을 제외하고는 별 다른 재미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한동안은 매우 열심히 사서 보다가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냥 수상작가의 작품집을 사게 되었었다. 이 책은 뭔가를 읽기는 읽어야겠고 마땅한것은 없길래 그냥 아무생각 없이 구입한 것이었다. 문학상을 받은 작품들이니 영 아닌건 아니겠지, 거기다가 김훈, 성석제, 윤대녕, 은희경, 박민규, 구효서, 임철우 정도의 라인업이라면 적어도 읽다가 도중하차 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단편집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완성도가 뛰어나고 재밌었다. 우선 문학상 수상 작품집이니 작품으로서 검증을 받은 셈이고 또 신인들이 아닌 기성작가이기에 또 한번의 검증을 받은거나 진배없다. 거기다 한 작가의 단편 작품이 아닌 여러 작가의 작품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분위기가 하나로 흐르지 않는다.

우선 황순원 문학상 본선 수상작인 김훈의 언니의 폐경은 솔직히 말해서 작품성 보다는 남자가 여자의 심리를 이토록이나 세밀하게 그려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마 작가는 꽤 여러 여자들을 붙들고 이것저것 물어보며 괴롭혔거나 아니면 끝내주게 자료 수집을 열심히 했을 것이다. 남편이 죽고 폐경기에 들어선 언니를 바라보는 여동생의 시선으로 쓴 작품인데 심리 묘사가 무척 치밀한게 인상적이었다.

구효서의 소금가마니는 어머니에 관한 내용이다. 어머니에 관한 소설은 대부분 그 분들의 크나큰 희생이랄지 아니면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식이 대부분인데 이 작품은 그런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것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어머니의 과거를 추적하는 식인데 그 과거는 어머니의 로맨스이다. 미화시키지도 그렇다고 적의를 드러내지도 않은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냈는데 작품이 짧은게 좀 아쉬웠다.

김연수의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은 소재 면에서는 굉장히 신선했는데 어쩐지 읽는 내내 영화 남극일기를 떠올리게 했다. 물론 소재가 겹쳐서이기도 하지만 도무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빨리 읽어치우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싶었던 작품이다.

박민규의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는 이미 그의 작품집에서 읽은것이라 건너 뛰었고, 박성원의 안타라망은 영화 미져리를 떠올리게 하는 재미는 있었지만 그다지 대단한 작품은 아닌것 같다. 성석제의 잃어버린 시간은 여기 실린 작품중에 제일 무거운 소재였고. 윤대녕의 탱자는 가볍지 않은 재미를 선사했다. 은희경의 유리 가가린의 푸른 별은 그저 그런 평이한 단편이었고 임철우의 나비길도 마찬가지였다. 제일 마지막에 실린 하성란의 웨하스로 만든 집은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너무 질질 늘여서 맥이 빠졌다.

요즘 책들은 내 기준에서 볼때는 좀 비싼 가격들을 달고 나온다. 페이지 수는 엄청 작은데 양장본 내지는 하드커버라는 이름으로 보통 8천원은 쉽게 넘어선다. 이 책을 받고나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은 두께에 비해 값이 무척 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읽고 나니 또 내용에 비해 참 싼 가격이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한번 들었다. 책의 가격은 사실 정해진게 없다. 페이지 수에 따르는 것도 아니고 책을 유명 작가가 썼다고 더 비싼것도 아니다. 오로지 출판사의 결정에 따르는데 내가 보기에는 요즘 책의 가격은 양심없는 경우가 너무 많은것 같다. 책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긴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한달에 책을 달랑 한권만 읽지 않는 한. 돈은 무시하지 못할 문제이다. 간만에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좀 싸다싶은 가격이 아닌가 생각을 했고.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무척 권할만하다. 물론 싸서가 아니라 내용이 충실하고 재미도 있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플라시보 > 나도 고양이를 기르고 싶다.
파리에 간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인간이 언제부터 동물을 애완용으로 길렀는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그러나 한 자료에 따르면 인간과 애완동물의 역사는 구석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스라엘 북부에서 발견된 1만 2천년된 유물 중 개를 껴안고 있는 유골이 발견되었다.) 동물을 길들이고 그 과정에서 사랑과 신뢰가 쌓여서 마침내 동물을 단순한 먹잇감이나 식량이 아닌 삶의 동반자로 생각하게 된 것.

그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애완동물은 개와 고양이 일 것이다. 물론 특이한 종류의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통계적으로 볼 때 개와 고양이는 압도적인 수치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인에게 있어서 애완동물은 단지 집에서 기르는 동물이 아닌 그들의 가족이자 친구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애완동물을 대하는데 있어서도 과거 집 밖에 묶어두고 식은 밥덩이나 던져주던 것에서 이제는 애완용 호텔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한번도 애완동물을 길러보지 않은 사람들은 애완동물 애호가들이 그들의 애완동물에 쏟는 정성을 오바 내지는 미친 짓으로 치부하겠지만 한번이라도 동물을 길러본 사람들은 그 심정을 잘 안다. 실리에 따라 변하는 사람에 비해 그들이 얼마나 충직하며 또 위로와 즐거움을 안겨주는지 말이다.


방송 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며 소설가인 주인공 피터 게더스는 어느 날 자신의 여자 친구로부터 새끼 고양이 노턴을 선물 받게 된다. 허나 그는 고양이만 보면 소리를 질러 쫒아내는 타입의 인간이었다. (오죽하면 자신이 정말 가슴속 깊이 느끼고 믿고 있는 것 10가지를 적은 것 중 10번은 나는 고양이를 싫어한다였다.) 하지만 노튼의 얼굴을 보는 순간 피터의 이런 생각은 단숨에 무너진다.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노튼을 처음 보자마자 피터는 시쳇말로 홀라당 빠져버린 것이다.


이 책은 실제 인물인 피터가 자신의 고양이와 함께 한 삶에 대해 적어놓은 글이다. 애완동물인 고양이에 대해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아서 책까지 냈나 싶지만 막상 읽어보면 배를 잡고 뒹굴게 된다. 원래 작가여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의 글 솜씨는 정말로 탁월해서, 만약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고나면 당장 애완센타에 가서 고양이 한 마리를 분양받게 만들만큼 매력적이다. 파리와 뉴욕 그리고 캘리포니아와 로스앤젤레스를 일 때문에 돌아다니는 동안 피터는 잠시도 노턴과 떨어져 있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피터의 행동은 주변 사람들까지 변화시켜서 노턴은 유명인사로부터 귀여움을 받는가 하면 특급 호텔에서 VIP고객의 대접을 받기도 한다.


흔히 애완동물하면 그저 주인이 먹이를 주면 좋아라하고 남는 시간에는 낮잠이나 퍼 자다가 고무공 따위를 던지면 멍청하게 뛰어가서 물어오는 정도의 재주를 부리는 미물일 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피터가 이 책에 그려낸 고양이 노턴은 어떤 사람 못지않은 감수성과 인간미 (동물에게 적합하지 않겠지만 동물미라 할 수도 없으므로) 매력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그래서 마침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나도 노턴같은 고양이가 있다면 더 이상 외롭지 않을텐데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피터 게더스의 뛰어난 글솜씨와 그만큼이나 뛰어난 그의 고양이 노턴이 만들어낸 이 한권의 책은 참으로 사랑스럽다. 그저 ‘내 고양이 정말 깜찍하지 않나요?’ 같은 말만 줄줄줄 나열해 놓은 것이 아니라 피터는 노턴과 함께 한 일상과 삶을 그려내고 있다. 오늘은 고양이가 뭘 했고 어제는 고양이가 뭘 하지 않았네 따위의 글로 지루하게 만드는 일은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단 한번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이건 한 인간과 동물이 함께하는 일상이며 거기에 조연은 없다. 인간과 동물이 공동 주연인 것이다.


개나 고양이를 그저 식용 이외에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이 무슨 정신나간 짓꺼리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책이 무지하게 재밌다는 것에는 동의 할 것이다. 끝으로 애완동물에 대한 사랑을 쏟는 사람들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은 진부한 짓이다. 마찬가지로 그 동물들을 식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해 또 뭐라고 하는 것 역시 어리석은 짓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권리가 있고 그런 문화를 가지고 잣대를 들이대어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우기는 것이야 말로 야만적인 짓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동물을 소재로 한 책 중에서 발군이라 할 만큼 재밌는 이 책을 만난 건 분명 축복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