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이 깊어지는 큐티
송원준 지음 / 두란노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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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숭교회 청소년부에 9월부터 새로운 제자훈련이 시작되었다. 예수님을 닮자라는 의미를 가진 "예닮학교" 가 바로 그것이다. 예닮학교의 3과 과제물이 바로 "영성이 깊어지는 큐티"를 읽고 독후감을 써오는 것이다. 예닮학교의 스텝으로 참여하게 된 나는 아이들과 똑같이 무엇이든 해보려고 한다.

   1999년 처음 예수님을 만났던 그때부터 나의 큐티 생활은 시작되었다. 대학생 성경읽기 선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나는 "일용한 양식"이라는 교재로 큐티를 하였다. 당시 장막이라는 공간에서 생활했던 모든 대학생들은 하루 중 어느 때든지 이교재의 말씀을 묵상하고 적용한 뒤 그것을 작성하여 매일 밤 잠자기 전에 그것을 나누었다. 우리는 그것을 양식을 ‘먹었다’라는 표현을 썼다. 양식을 먹지 않은 날 밤의 나눔은 정말 곤욕스러웠다. 의무감으로 큐티를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훈련이 나의 신앙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대학생 성경읽기 선교회를 나온 후 방황하다 일반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내게 큐티 할 것을 강요하지 않았다. 아니 큐티를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없었다. 나는 주일 예배만 왔다 갔다 하는 선데이 크리스천이 되었다. 목사님의 은퇴와 맞물려 그 교회를 나왔고 지금의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이 교회에서는 "생명의 말씀"으로 전교인이 의무적으로 큐티를 하고 있다. 사실 담임 목사님께서 전교인이 다함께 하자고 선포하셨지만 안한다고 해서 눈치를 주거나 곤욕스럽게 하지는 않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교인들과 만나면 큐티 나눔을 하게 되고 "어제 말씀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는데 참 찔렸어" 등 큐티를 통해 대화를 깊이 있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1년에 4회 있는 영성수련회를 통해 "렉시오 디비나"와 같은 좀 더 깊은 묵상의 세계를 경험하기도 했고 복음서를 통한 관상기도로 예수님과 친밀하게 만나는 경험을 하였다.

 

  영성이 깊어지는 큐티는 큐티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책이 아닌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처음에는 말씀 한절을 가지고 묵상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것을 구절 큐티라 명한다. 구절 큐티는 선정된 구절을 몇 차례 읽은 후 마음속에 갖게 되는 느낌을 잘 살피고 그 느낌을 적고 적용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우리 예닮학교 아이들이 하기에 참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우리 교회 청소년부는 매일 묵상할 수 있는 묵상지가 한 달에 두 번 배부된다. 그 묵상지는 본문, 요절 구절, 간단한 설명, 느낌을 쓰는 칸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문을 찾아 읽은 후 요절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고 묵상하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요절 구절만 가지고 묵상한다. 이제 막 신앙생활을 시작한 아이들이 예닮학교에 지원한 만큼(중1-3년) 이 방법으로 아이들이 하나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 방법은 본문 큐티이다. 생명의 삶이나 일용한 양식과 같은 교재를 통해 묵상하는 것이 이에 속한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선정된 본문을 두세 번 읽는다. 2. 본문의 내용과 가장 어울릴 것 같은 안경을 쓰고서 본문을 다시 읽는다. 3. 묵상의 내용을 기록한다. 4. 말씀에 따른 적용을 기록한다. 5. 기도함으로 마친다.

여기에는 특이하게 안경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묵상을 위한 안경으로 말씀을 묵상할 때 중심을 잡기위한 질문들을 말한다. 이 책에서는 일곱 가지 안경이 소개되고 있다. 1.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2. 내가 버려야 할 죄는 무엇인가? 3. 내가 주장해야할 약속은 무엇인가? 4. 내가 순종해야할 명령은 무엇인가? 5. 내가 피해야 할 오류는 무엇인가? 6. 내가 따라야 할 모범은 무엇인가? 7. 내가 새롭게 발견한 진리는 무엇인가? 책은 이 안경들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실례를 들어 설명해주고 있다.

   나는 한 때 묵상을 하고 적용을 반드시 하려고 노력했었다. 어릴 때 일용할 양식을 먹을 때 적용이 없는 큐티는 안한 것과 같다고 할 정도로 매일의 다짐과 실천사항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묵상이 깊어질수록 내가 어떻게 해야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작년 가을 홍익교회 담임목사님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분이 큐티를 다시 가르쳐 주셨고 나의 결론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확정지어주셨다. 지금의 나의 큐티는 본문 큐티를 표방하지만 꼭 말씀에 따른 적용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럴 때도 있지만 적용이 없으면 잘못한 것처럼 여기지는 않는다.

   세 번째 방법은 원리 중심 큐티이다. 보이는 말씀을 뛰어넘어 그 뒤를 보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직관적이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원리 중심 큐티를 하기 위해서는 1. 선정된 본문을 읽되 다른 번역본을 함께 읽는다. 2. 본문을 관찰 한 후 간략하게 정리한다. 3. 관찰된 내용을 침묵 속에서 음미한다. 그리고 그 묵상의 내용을 써본다. 4. 하나님이 주시는 삶의 원리, 하나님 나라의 원리, 일반적인 질리를 써본다. 5. 그 원리들을 나의 삶속으로 가져온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태도와 철학을 교정하는 작업을 한다. 의 방법으로 진행한다.

  

  이 책은 철저하게 방법론적인 책이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큐티 초보자에게는 어렵게 쓰인 감이 있고 실례가 더 풍성하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2000년도에 쓰인 책인 만큼 아마 이 목사님의 현재 큐티 방법론은 좀 더 발전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큐티의 방법을 몰라서 안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꾸준히 한다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우리 가정은 현재 매일 밤 9시30분에 생명의 삶으로 저녁 예배를 드린다. 하루 동안 묵상한 내용을 나누고 함께 기도제목을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렇게 매일 밤 예배를 드리니 어쩔 수 없이 말씀을 보게 된다. 그런데 사실 묵상이라기보다 읽기에 그치는 날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좀 더 조용한 시간과 장소를 택해 깊이 있게 말씀을 보고 그 말씀 안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겠다.

오늘 아침에는 이 책을 다 읽은 기념으로 좀 더 깊이 있는 말씀 묵상의 세계로 들어갔다. 명상처럼 나를 비우고 내 생각을 지우고 대신 하나님의 생각으로 나를 채우는 시간을 가져봤다. 세포 구석구석까지 차오르는 느낌이 참 좋았다. 이 느낌이 너무 좋아 이제부터 시간을 떼어 매일 아침 깊은 묵상의 세계로 들어가려한다.

 

자! 우리 예닮학교 친구들!

이제 방법을 알았으니 실천할 차례다. 구절 큐티부터 천천히 시작해봅시다. 매일 매일 하다보면 영적인 근육이 단단하게 생겨나리라 믿습니다. 기도로 옆에서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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