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열린책들은, 흠.. 내가 책읽기에 본격적으로 입문하도록 해준 <개미>를 출간해준 출판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멀리 가면 나는 지금은 이름도 기억 못하는, 90권짜리 동화책 세트를 내준 출판사에 고마워해야겠지만, 본격적으로 읽고 모으기 시작한 것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덕분이었으니... (덧붙여 <개미제국의 발견>을 쓰신 최재천 교수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이후에 베르베르의 책들을 미친듯이 모으면서, 나는 열린책들을 통해 쥐스킨트를 알았고, 에코를 알게 되었고, 아멜리 노통브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여러 외국 작가들의 책을 접하면서, '열린책들'이라는 출판사의 이름에 신뢰감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열린책들이 고집하는 전작주의에 대한 믿음인 것 같기도 하고... 어찌됐든 열린책들의 책들이 내 청소년 시절의 독서 체험에서 매우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을 하루종일, 야자 시간까지 투자한 끝에 다 읽어버린 일이라든가... 그 시간에 공부를 했으면...).
페이스북에는 30주년 이벤트가 올라온 지 꽤 되었는데(끝난지도 꽤 되었다), 그 때는 한 번도 응모를 안하다가 알라딘에서 보고 책장을 정리한다. 돌아보면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굳이 양장본을 할 정도의 분량이 아닌데 양장본으로 책을 낸다든가, 줄 간격이라든가, 하는 것들), 정리를 하고 나니 여전히 나에게는 출판사에 대한 믿음이 남아 있나보다. 물론 저 중에 여전히 다 읽지 않은 것들도 많지만...
저의 일천한 책읽기의 시작을 열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30주년 축하드려요^^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