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잤다. 평소와 달리 잠을 깼을 때 굉장히 푹 잔 기분이 들어 이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알람 3개를 맞춘 것이 무색할 만큼 늦은 시간이었다. 시간을 확인하고, 오늘 갔어야 했던 아침 스터디를 위해 노량진에 도착할 시간을 계산해 본 뒤, 가 봤자 거의 끝날 즈음에 도착하리라는 암울한 현실을 인정하고 불참할 것 같다는 소식을 알렸다. 원래 일요일은 스터디가 끝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데, 오늘은 덕분에 하루 종일 쉰다....


늦은 아침(이 아니라 아점)을 먹고 스타벅스에 들어갔더니 지난 주와 달리 자리가 좀 남아 있었다. 월간 <Chaeg> 7-8월호를 다 읽고 첫 장만 읽었던 제발트의 <현기증. 감정들>을 마저 읽다가, 두 번째 장을 다 읽은 뒤 책을 덮었다. 이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카프카의 '사냥꾼 그라쿠스'를 먼저 읽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 읽었던 열린책들에서 나온 카프카 단편 전집에는 그런 제목의 단편이 없었던 것 같아 찾아 봤더니, 역시 없었다.

















다 찾아보진 않았지만, 웬만한 카프카 단편집에서는 '사냥꾼 그라쿠스'를 찾을 수 없었고, 솔출판사에서 나온 카프카 전집에 실려있는 걸 확인했는데 1997년판이다. 미발표 단편으로 분류가 되어있어서 그랬는가 싶기도 하지만, 다행히 도서관에 찾아보니 아직 있어서 내일 빌리기로 했다. <현기증. 감정들>에 등장하는 카프카와 그라쿠스의 변주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걸 봐야겠기에...


두 번째 장까지 읽은 소감을 말하자면, 첫 장을 읽을 때는 전기를 연상케 하는 방식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고, 두 번째 장에서는 묘사가 참 치밀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역시 읽기가 어려웠다. 의식과 현실을 왔다갔다 하는 서술과 문득 등장하는 카사노바나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들 때문인지도. 번역의 문제를 지적하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나는 독일어의 독자도 알지 못하므로 뭐라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전공이 그래서 그런지 자꾸 맞춤법이 눈에 띄어서 불편했다. 주로 띄어쓰기가. 그리고 이따금 등장하는 번역투의 문장도... 제발디언을 자처하는 배수아 작가가 번역을 했는데, 국내 초역이라는 공과가 있긴 하지만, 번역판이 새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평소에 잠이 많지만 시간을 지키는 것에 개인적으로 엄격한 편이어서 약속이 있는 날은 무슨 일이 있어도(한 끼를 굶더라도) 늦지 않는 편이었는데, 완전 제대로 늦잠을 자버려서 참.... 좀 그렇다. 알람을 다섯 개로 늘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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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듀 2015-08-09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알라딘 알람시계 진짜 짱인데요- 덕분에 매일 6시 반에 일어나서 수영가요ㅋㅋ 강추😅

아무 2015-08-09 20:02   좋아요 0 | URL
처음에 앱이 있는 줄 알았어요 알고 보니 사은품이었네요 ^^;; 저는 아직 못 받았... ㅋㅋㅋ 매일 6시 반에 일어나 수영을 가신다니.. 진짜 부지런하셔요👍 저도 좀더 부지런해져야 할 텐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