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스 캐롤 오츠의 그들을 읽던 중 연도의 오류가 눈에 띄어 짤막하게 적는다. 이 작품은 거칠게 정리하자면 1950~60년대 디트로이트를 배경으로 줄스와 모린이 겪는 이야기인데, 210장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19667. 줄스는 북쪽으로 돌아온 것이 아직 몹시 기뻤기 때문에 삼촌이 있는 병원으로 매주 어머니를 차로 데려다주는 일이 전혀 싫지 않았다.”(470) 13장까지 줄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말미에 어떤 극적인 사건을 줄스가 겪는 것으로 2부가 끝난다. 그리고 31장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19664. 사랑에 빠진 소녀가 거울 앞에 서 있다. 꼼짝도 않고. 그녀의 시선은 자신의 모습에 고정돼 있다. ‘모린 웬들이라는 이름이 그 모습에 붙어 있다.”(563) 그런데 이어지는 내용을 보면 ‘19664의 모린은 ‘19667이후의 줄스가 겪은 사건을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뒤에 이어지는 줄스의 이야기를 보았을 때 ‘19664‘19674인 것으로 짐작된다. 이것이 작가의 오류인지 아니면 출판사의 오류인지는 원서를 갖고 있지 않으므로 확인하기 어렵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은 14(2016).

 

일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읽었는데,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전개와 문체, 구성은 대가의 솜씨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가족의 구성원들이 겪는 이야기라는 점은 최근 번역된 카시지와 유사하나, 69년에 출간된 그들 더 높은 성취를 이룬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비참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토록 참혹했던(혹은 여전히 참혹한) 무형태의 현실에 문학은 형태를 부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말이다. 챕터의 말미에 총잡이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전형적이었지만.¹ 카시지를 읽은 후에도 정리를 하고 싶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하지 못했는데, 그들에 대해서도 전체를(그러니까 717페이지를) 아우를 수 있는 글로 정리했으면 싶다. 하지만 미루지 않고 할 수 있을지?















¹ When in doubt how to end a chapter, bring in a man with a gun. (This is Raymond Chandler's advice, not mine. I would not try this.) 조이스 캐롤 오츠가 트위터에 공개한 글쓰기를 위한 10가지 조언(tip) 중 다섯 번째. 해석은 이렇다. "어떻게 한 챕터를 끝내야 할지 망설여질 땐, 총을 든 남자를 등장시켜라(이건 내가 아니라 레이먼드 챈들러의 조언이다. 나는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10개의 조언 전체는 다음 링크에서 찾을 수 있다.

원문: https://www.huffpost.com/entry/joyce-carol-oates-writing_n_3617152

번역(은행나무 출판사): http://ehbook.co.kr/24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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