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해줘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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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의 일본소설 입문지는 요시다 슈이치의 '동경만경'이었다. 

이후 그의 끊임없이 속삭이는 여타 다른 소설들을 아무런 이견없이, 망설임없이 구매해왔다. 

그가 말해온 수 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나는 그가 속삭이는 사랑의 언어가 가장 좋다. 

조용하고... 치밀하며... 너무나 현실적이면서... 또한 현실적이지 않다. 

왜 이 소설의 제목을 '사랑을 말해줘'라고 정했을까.... 

책을 덮으며... 후기를 읽을때까지만 해도 일본제목인 '조용한 폭탄'이 너무나 가슴을 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사랑을 말해달라는 이 말만큼 그들에게 어울리기도 또한 어울리지 않기도 한 말이지 않은가...

교코와 순페이의 사랑속에 '사랑을 말해'줄수 있는 사람은 과연 순페이 뿐이었을까... 

오히려 끊임없는 소통하기위해 소리치는 '소리'들 중에서 순페이가 가장 원했던 '소리'야 말로 

교코가 그에게 끊임없이 전달하던 조용한 그 '소리'이지 않았을까. 

소설속에서 그가 편안해하면서도 두려워하던 그 소리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 소리야말로 교코가 순페이에게 전하던 그 '사랑을 속삭이는 소리'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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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육에 이르는 병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시공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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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부끄럽지만 나름 추리소설 팬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아가사 크리스티나 코난 도일, 앨러리 퀸 등의 아주 기본적인 추리 도서들부터 차근차근 다양한 추리소설들을 섭렵(?)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책장의 약 30%이상을 차지하는 부분이 추리소설이기도 하고.

그래서 조금 비웃었다.

책 표지에 이런 경고(?)문이 있었다. '책의 마지막을 읽는 순간, 다시 책의 맨 앞으로 돌아갈 거다'라고....

웃기지 마라. 가볍게 밟아주마. 책의 중간쯤이면 당연히 범인의 윤곽은 잡혀 있을거다...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나를 너무 과신했던 것일까? 과연 책의 마지막 순간 다시 책의 앞부분을 뒤적이는 나를 발견하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암시를 소설속에 던져두고 소설속의 탐정과 함께 고민하는 류의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후에 범인을 알게 되었을때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소한 부분들과 암시들을 깨닫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사실 소설 몰입력도 100%이고.

실컷 고민해서 풀어보는데 사실 독자들은 절대 알지 못할 뒷 얘기라던가 과거라든가 이런것들이 섞여 있는것은 정말이지 맥빠진다.

마치... 함께 사랑싸움에 힘들어하는 친구를 열심히 편들어가며 위로해주는데 친구녀석이 애인과 화해하고 떠나가는 황당함이랄까....

살육에 이르는 병은 사실 내가 말한 전자에도 또, 후자에도 솎할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함께 풀어볼만한 그래서 더욱더 반전이 새로운 짜릿함을 느낄수 있다.

'살육~병'은 정말이지 오랜만에 경험해보는 제대로 된 추리소설의 이었다.

올 여름, 반전이 그리운 제대로된 추리소설이 그립다면 '살육에 이르는 병'을 적극 추천한다.

단, 읽는 동안 뒷부분을 뒤적이는 양심(?)에 위배되는 행동은 다들 자제해주길.

정말 단 한줄로 범인은 드러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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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다의 환상 - 상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거기에 숲이 있다.

리에코의 숲은 거창한 정글과도 같이 울창하여 본인조차 다 알지 못하고 두렵기조차 한 숲... 마키오의 언뜻보면 잘 정비되어 있지만 그 한가운데 그 끝을 알수 없는 늪이 숨겨진 숲이.

그렇다면..... 나의 숲은 어떤 모습일까?

다들 잘 알다시피 '흑과 다의 환상'은.... 전작인 <<삼월은 붉은 구렁을>> 속에 나오는 신비의 책의 한 장을 장식한 소설이기도 하며 또한 전혀 다른 이야기이도 하다.

온다리쿠라는 작가는 이러한 책의 구성을 통해 자신만의 단단한 '성'을 구축해가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모든 책은 단 한권으로 설명이 될 수도 있지만 또한 그의 다른 작품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이 가능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실 '흑과 다의 환상'이 끌렸던 개인적인 이유는 앞서 읽은 <<삼월은~>>에서 전달받은 강렬한 이미지에 낚였기 때문일 것이다. 활자 중독자라면.... 이력서 취미란에 한번쯤은 '독서'를 적어넣었을 사람들을 낚아올릴 그 책. 그 책의 한 부분을 읽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

'흑과 다의 환상'은.... 확실히 강렬하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고통스러웠던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 소설석의 네 명의 모습은 그들 각자의 모습이기도 하며 또한 나의 한 부분이기도 했다.

그들이 가진 숲이 전혀 낯설지가 않았던 것이다.

사람은 분명코 단면적이지 않다. 내가 만나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늘 한결되게 좋은 모습만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이며 살 수는 없다.

그럼으로 내 숲은 소설속 그들보다 분명 복합적이고 더 음침하고 어쩌면 더 늪과 같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모습을 누군가에게 그렇다고 인정하기도 알리기도 원치 않았기에 온다리쿠가 슬며시 '너 사실은 이런 숲을 가지고 있지 않아?'라고 건네는 말이 무섭기조차 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인정해야겠다. 나는 어쩌면 내내 누군가 내 숲의 정체를, 내 숲의 입구를 찾아내 주기를 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 그 누군가가 온다리쿠여서 다행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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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만경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누군가가 그러더군... 쿨한 사랑을 하려면 일본소설을 한 세 권쯤 읽고 시작하라....고...

같이 사는 친구 녀석 하나가 일본소설의 무미건조한 맛에 푸욱 빠져 있고...항상 뭔가 읽는 것에 미쳐있는 나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일본소설을 자주 접하는 편이다.(신문이든 책이든 어떤 것으로든 활자로 된 것이라면 닥치지 않고 읽는 편이다.)...

 고백하건데 대개의 일본소설은 그야말로 무미건조하고 밋밋하고 너무 쿨(?)하며 가끔은 너무 비이성적이라 내 취향에는 맞지 않는다.

 그러다가....<동경만경 - 지은이: 요시다 슈이치> 을 추석이후 만나서 푸욱 빠졌다.요즈음 내가 이만큼 무미건조해졌다거나 혹은 이 일본소설이 좀 촉촉(?)한 것이든 어찌됐든...빠.져.버.렸.다. 

 '빠지는 것' 과 '탐닉하는 것'은 다르다. 탐닉하는 것은 감각의 문제이지만 빠지는 것은 영혼을 내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본문 중에서> 

이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사랑에 빠지고 싶다고 늘 생각한다.... 평범한 우리들이 그러하듯이...하지만 실제로는 탐닉하는 정도에만 머물러 있다. 

마음이 육체보다 상처받기 쉽다는 것을, 사랑에는 반드시 고통이 수반된다는 것을, 사람의 마음은 언제 변할지 모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쉽다.  그렇지만 그 사랑이 변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정말이지 고통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모두들 사랑에 빠지는 것에 방어막을 치고 사는 것 아닐까? 

책 속에서... '일식'이라는 영화 얘기가 나온다. 남/녀는 그야말로 사랑의 최정점을 이룬 듯한 하루를 보낸다. 끊임없이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그 다음날도 이렇게 보내자'고 하면서 다시 없을 사랑의 하루를 말이다...

 그리고는 서로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든다. '우리 언제나 거기서 내일 만나자....' 하면서...

그리고 둘 다... 그 자리에 나가지 않는다.

 왜 나가지 않았을까? 아마도 그 최고의 하루가 사랑이 고통스럽게 변해감에 점점 퇴색되어지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었을까? 최고의 사랑이 변하는 것이 두려운 그 마음이 이해가 갔다.

 사랑이 언제난 행복만 가득한 것은 아니지만 고통이 두려운 건 사실이다. 어린아이마냥 난 상처받지 않을꺼야...를 되뇌이며 그 고통이 두려워 막상 눈 앞의 사랑을 놓쳐버리고 만다.

 영원한 사랑, 언제까지나 친절한 사랑은 없다. 사랑은 노력과 고통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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