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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몸값 1 오늘의 일본문학 8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나에게 오쿠다 히데오의 최고 작품이었던 <남쪽으로 튀어 1,2>보다 조금 더 날카롭고 냉정해 졌다. 웃음기란 없다. 아니, 웃길래야 웃을 수가 없다. 그들의 최후는 눈에 보이는 듯 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그들이 부디 무사하기를, 구니오의 꿈이 아닌 이상이 아주 조금만이라도 이뤄지기를. 만약 그렇다면 우리 역시 다른 현실을 살고 있다는, 혹은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꿈을 갖게 될테니까.  

1권의 처음은 책에 몰입하기엔 다소 산만하다. 다수의 시점으로 사건을 정리하려다 보니 인물을 파악하고 그들의 시선에 하나하나 적응하는 것은 책의 몰입에 확실히 방해가 된다. 그렇다고 한 인물이라도 빼 놓으면 안 될 듯 하다. 그들은 모두 중심사건과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각자 대표하는 인물들이자 사건과 아주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이들이다. 하나라도 놓치는 순간, 책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가 없다. 그래서 모두 적응해 나가야 되고 한 호흡으로 끝까지 읽기란 상당한 집중력을 요하는 책이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난 그렇게 집중력이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해서 스토리의 매력에도 이 책에 혹하게 넘어가 책장을 넘길 수는 없었다. 

하지만 구니오가 왜 지금 그렇게 일을 하고 있는지, 왜 그렇게 자신을 망가트리려고 하는지는 알 것 같다. 그는 형의 죽음이 애통한 게 아니라 형이 죽은 사회, 그리고 그 사회를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공부 좀 한답시고 마르크스를 배우고 있었던 것이 화가나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화가나자 사회의 발전을 위해 죽어가는 형과 같은 사람들의 편이 되어 정의를 실현하고 싶지만 아직 자신에게 그런 힘이 없는 것도 안타까운 것이다. 개인이 사회의 고뇌를 짊어지는 것은 아주 큰 고통이 되기에 구니오는 천천히 망가지고 있는 듯 하다.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다. 

 동경올림픽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의 80년대 모습과도 많이 닮아있다. 난 그 때 태어나 그 시기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책과 영화 속에서 본 어두운 그 시대의 모습과 자꾸 오버랩이 된다. 책과 영화 속에서 본 사람들은 구니오가 본 사람들처럼 스러져 갔다. 난 내가 그 때 지금의 나이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궁금했고, 들리지 않는 내 목소리라도 크게 외치는 사람이었길 바랐다. 그래서 지금 난 구니오의 성공을 무엇보다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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