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2주마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2주마다면 어떻고 1주마다면 어떠라만 아무튼 나는 그 시절 장영희 선생님의 토요일마다의 이 칼럼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선생님께서 해 주시는 문학 얘기도 좋았고,선생님의 개인적인 얘기도 좋았다. 특히나 부친되시는 장왕록 박사께서 장애를 가진 당신 딸 제발 대입시험만이라도 보게 해 달라고 사정했다는 얘기와 칼럼을 마치며 선생님의 암 발병과 투병 얘기는 살아가면서 불쑥불쑥 얘기치 않게 떠오르기도 할 정도로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2005년 봄

나는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다 목에서 무언가 잡히는 것을 발견했고,이상한 생각이 들어 스스로 외과 병원에 찾아가 검사를 해 보았다.결과는 임파선 양성 종양.

그 후로 지금까지 22번의 끝이 보일 듯하다가도 무릎이 꺽이도록 지루한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했고,앞으로 3개월 뒤 또 그 치료를 해야 할 지도 모른다.

22번의 치료 중 16번째의 치료를 받을 때였을 것이다.1차 치료의 마지막이던 그 날 저녁에 예전에 신문 스크랩해 놓은 것을 정리하며 하나씩 읽다 '신은 인간의 계획을 싫어하시는 모양이다.'로 시작하는 그 칼럼의 마지막 회이자 이 책의 마지막 장이 된 글을 발견하였다.

 

뒤돌아보면 내 인생에 이렇게 넘어지기가 수십 번,남보다 조금 더 무거운 짐을 지고 가기에 좀더 자주 넘어졌고,그래서 어쩌면 넘어지기 전에 이미 넘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그러나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고 믿는다.넘어질 때마다 나는 번번히 죽을 힘을 다해 다시 일어났고,넘어지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모으고 있었다.그리고 그렇게 많이 넘어져 봤기에 내가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난 확신한다.

 

라는 부분엔 형광색으로 줄도 그어 놓았더랬다.

 

그 칼럼을 스크랩할 땐 그 귀절이 그냥 맘에 들는 귀절에 지나지 않아 줄을 그어 놓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시의적절하게 다시 찾아 읽은 그 글의 줄 그어진 귀절을 읽으며 가슴으로 울었고,너무나도 깊은 위안을 얻었다. 그리고 가끔 이 귀절을 떠올리며,치료며 일이며 다 포기하고 싶을 때 마음을 다잡아 보곤 했다.

 

나는 장영희 선생님만큼 인생을 많이 살지도,인생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다.그러나 돌이켜보면 선생님처럼 내 삶에 있어 문학은 너무나도 큰 힘과 등불이 되어 주었고,지금은 이렇게 얼치기 독후감이나 쓰고 있지만 앞으로도 나는 문학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고 세상을 배울 것이다.

 

그냥 마냥 책이 좋고,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좋았던 내게 '나에게 있어 문학이란 무엇인가?' 생각케 해 주고,내게 깊은 위안을 다시금 주었던 책읽기..

윌리엄 포크너 말처럼 정말 '문학은 인간이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가는가를 가르친다.'는 말이 맞다.

이 독후감을 마치고 나는 또 부지런히 문학의 숲을 거니리라!

그리고 문학의 숲에서 세상을 더 배우리라!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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